이번에 설명할 곳은 듀브로브닉에서 배를 타고 약 40분정도 가야하는
카브타트라는 곳이다.
여기거 워낙 다 바다 도시이다 보니까
대부분이 비슷비슷한 한적하고 조용한 바다의 연속인 것 같다.
그래도 나름 배낭여행이라 생각하고 간 곳들인데
이렇게 사진만보면 뭔가 풍요로운 여행을 한 느낌
머 느낌은 실제로 풍요로웠지만 말이다.

늦은 오후여서 그럴까
햇살이 유난히도 바다 위에서 반짝 거렸다.
사람도 없고, 조용하고 그야말로 해수욕을 하기에는 베리굿.
크지도 않고 한 시간이면 대충 다 둘러볼 동네
시간도 많고 여유가 있다면 이런곳에서 조용히 휴양하는 것도
꽤 운치있다고 생각했다.
동네를 둘러보기 전에 그래도 뭔가
이곳에 영역표시를 해야할 것 같은 의무감에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물속으로 뛰어들었지만...
혼자서...혼자서...
수영도 못하고...혼자있고...물놀이 기구도 없으니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빈둥대다 나와버렸다.

처음에 크로아티아를 오고 싶다고 말했던 것이
이런 위에서 보이는 이런 평화로운 사진 한장 때문에 시작했다고 말한 바 있다.
사실 모든 것이 생각보다 대단한 것도 없고
생각보다 별로인것도 없다.
막상 와보니 너무 너무 좋았지만
너무 이쁜 애기를 눈앞에 봤을때 깨물고 싶도록 귀엽지만
깨물수도 없고 어찌할바를 모르는것과 같이
뭔가 그 어떻게 뭘 해야할 거 같은데 할 수 없음이 답답하기도 했다.

수영에 흥미를 잃은 나는 벌떡 일어나 몸을 닦고
동네를 둘러보기로한다.
동네는 한물간 항구도시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그래도 그 이쁘고 소박한 그리고 적어도 나에겐 새로운 이 모습은
당연히 좋게만 느껴졌다. 이 글을 적는 지금도
뭔가 재밌는 에피소드를 써야할 것만 같은 개그맨 본능이 끓어 오르고 있지만
불행이도 그런 일은 없었다.
이곳엔 나의 불타는 열정과 낭만을 더 불살라줄
젊음의 남자도 화끈함도 있질 않았으니까...ㅋㅋ

지금 위에 보이는 사진은 삼각대와 타이머를 이용한 셀카이다.
이곳에서는 사람이 정말 너무 없어서
챵피함을 무릅 쓸 필요도 없이 셀카를 열심히 찍고 있었다.
내 카메라는 펜탁스 K10D 인데
사진을 많이 찍어 본 사람들이라면 알테지만
사실 날씨가 정말 좋고 빛만 좋으면 아무리 안좋은 카메라라도
너무도 근사한 사진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때 렌즈를 3개 가져갔는데 어안렌즈, 단렌즈, 그리고
중고시장에서 6만원주고산 오토만 되는 렌즈였다.
이 육만원짜리 렌즈가 의외로 잘나와서
신나게 저렇게 셀카라고 상상이 안될만큼 열심히 혼자 모델이 되어 찍고 있었다.

동네가 사진찍기 딱 좋았다.
내가 세련되게 생기지 않아서 그런지
사진 찍을 때 뭔가 좀...낡고...그러면서 색깔은 분명히 있는 곳에서
찍으면 잘 나오는 편이다.
뭔가 좀..간지가 살면서...분위기가 있다고나 할까
한국에서도 시골갈때 지나가다가 쌩뚱맞게 있는 구멍가게라던지
아니면 옛날 이발소 이런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뭔가 있어보이기도하고..
참고로 그런 사진들을 몇개 보여주고자 한다
이건 한국에서 찍은 것들

으하하 무슨 얼굴 모자이크 하고 나니
쑥쓰럽구만...
여튼 이런 뭔가...원색이 하나 확실히 들어가면서 좀...구질구질한곳에서
찍으면 뭔가 괜찮아 보인다고나 할까...아 내눈에만 그런가...
여튼 여행지에서 저렇게 열심히 찍고 있을 때쯤이었다.
중고로 산 6만원짜리 렌즈로 너무 흡족한 결과를 만끽하고 있을때 쯤
툭...떼구르르르...
렌즈가 떨어져서 저만치 계단 아래로 데굴 데굴 굴러가고 있었다..
아아...!
삼각대와 렌즈를 이리저리 바꿔끼며 호들갑을 떨다가
렌즈가 잘못껴지게 되었고 삼각대가 후들거리다
비틀..그리고 풀썩..그리고 렌즈는 떼굴 뗴굴뗴굴 ...ㅜㅜ
제발 제발 카메라만이라도 고장나지 말아라...빌고 빌었다.

다행이도 카메라는 괜찮았다.
후우..그러나 렌즈 접합부분이 부러져 버려
그 렌즈는 계속 쓸 수가 없게 되었다...그나마 싸니까 다행이자 ㅜㅜ
그렇게 펜탁스 렌즈 일병이 다행이도 여행 끝 무렵에 전사해 주는 바람에
이렇게 괜찮은 사진들이 많이 남게되어 참으로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여행의 마무리가 올 때가 다 되었다.
비록 계속 바다이야기이지만...
마지막까지 이 시원한 여름
나의 사진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음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아줌마의 수영복 사진 한 컷...
아래 사진은 프리즌브레이크에서 탈출하면 기다리고 있는 보트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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