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기 03 - 최악의 상황

일상 속 여행/미국 / 캐나다 2009. 7. 1. 01:48







안녕하세요
지구를 돌려라의 인콘입니다!!








오늘은 이 여행을 하는 동안 뿐만아니라
제 인생에서도 가장 힘든 날을 소개해줄까 합니다



뉴저지의 어느 외딴 공원에서 자고 일어난 저는 얼른 텐트를
걷고 다시 나아갈 준비를 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몰래 텐트를 치고 잘때 가장 무서운건
총을 든 무서운 사람도 아니고 곰도 아닙니다

바로 경찰이죠




왜냐하면 총을 든사람이나
곰은 저에게 와서 여기는 텐트치면 안 되는 지역이니까
텐트를 걷고 다른 캠핑장을 찾으라고 말하지는 않으니까요

하루죙일 자전거를 타고 힘들게 텐트를 치고
이제 쉴라고 누웠는데
다른데로 가라고 하는건
죽는거 보다 싫더군요 ㅋㅋ










지도를 펼쳐 계속해서 서쪽으로 무작정 달렸습니다
근데 이때 제가 가지고 다니던 캠코더를 떨어뜨렸습니다


다행히 캠코더는 크게 문제가 있지는 않았지만
안에 들어가 있던 메모리카드가 빠져나오면서 지나가는 자동차가
그것을 밟아 버렸습니다

결국 미국 여행 첫날부터 찍은 영상이 다 날라가버렸답니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다행히 얼마 안가
미국 최대 할인 매장 중 하나인 TARGET에 들려서
메모리 카드를 사서 캠코더를 확인해 보니
작동은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계속해서 서쪽으로 서쪽으로 향했답니다













그러다 두 번째 만난 최고의 난관에 봉착했는데

그것은...
뉴저지에서 뉴악 공항 쪽으로 향하는 다리인
Pulaski Skyway 라는 다리였습니다
저~~~~멀리 까지 이어진 다리가 보이시나요?



이곳은 사실 자전거가 절대로 지나갈 수 없는 그런 곳이였습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자니 너무 많이 진입해 온 상태였습니다

위 사진은 그나마 갓길이 넓은 편이라 사진을 찍을수 있었는데요
조금 더 진입하니...




(구글 스트릿뷰)

그렇게 결국 갓길이 좁아져 버렸습니다
게다가 공업단지 옆이라 그런지..

어마어마어마어마하게 큰 트럭들이 제옆을
무지막지안 속도로 달려갔습니다 ㅠㅠ;;;;;;;



결국 저는 자전거를 탈 수 없어 저는 갓길 옆에 
한사람이 겨우 지나갈수 있는 임시도로로 올라가
자전거를 끌고 가기 시작했답니다

한번은 자전거가 너무 무거워 자전거를 놓쳤는데요
정말 아슬 아슬한 순간이였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나 갔는지도 모르게
가고 있는데 제 옆에 또 그 어마어마하게
큰 트럭이 한 대 서는게 아닙니까!!!!

그러더니 트럭 아저씨가 창문을 내리더니 저에게
'여기가 얼마나 위험한 줄 알아!!!!'
하면서 소리치시는게 아니겠습니까


"나도 아는데 돌아갈수가 없잖아"라고 소리치고
저는 무작정 태워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차에 얻어탄 저는
아저씨에게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아저씨는 어디를 그렇게 무식하게 가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저는 LA까지 갈꺼에요!
라고 자신있게 외쳤더니

껄껄껄 웃으시고는 그곳은
차를 타고 쉬지 않고 달려도
3일은 걸리는 곳이라고 했습니다

트럭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고
다리 끝 자락에서 저를 내려주시고는
어디를 가나 신의 가호가 있기를 빈다면서
건강히 멋진 여행을 하고 말해 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완전 겁도 없이 트럭에 탄거죠 ㅋㅋ









그렇게 무사히 저는 지옥의 다리를 건널수 있었답니다 ;;;


















그렇게 천천히 서쪽으로 계속해서 달렸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포루투칼 사람들이 밀집해있는 동네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서쪽으로 서쪽으로 달려갔더니
뉴저지에서 가장 큰 역인 펜 스테이션근처에 도착하였습니다

이곳에 오니 비가 와서 스산한 분위기가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희한하게도 백인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흑인들과 히스페닉 계열의 사람들만 있으니까
뭔가 위험한 동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절대 인종 차별 주의자는 아닙니다)



'위험한 아이들'이라는 영화 속 주인공들이 살 것 같은 동네였습니다








뭐 어째튼 목숨걸고 여기까지 왔는데 밥은 먹어야 겠죠?







햄버거와 감자 후라이..
참말로 미국스러운 음식이죠 ㅋㅋ







허기를 채운 저는
보다 정확한 길을 찾기 위해서
노트북만 챙기고 가까운 도서관으로 갔답니다
어찌된게 이 도서관에도 거의 흑인만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참 있다가 다시 나왔더니
흑인들이 제 자전거 주위를 어슬렁 어슬렁 대고 있었습니다

저는 살찍 미소를 지어주면서 제 자전거라고 말해줬더니
뭐가 그렇게 궁금한게 많은지
 
어디까지 가냐, 어디에서 왔냐, 어느나라 사람이냐
쉴새없이 물어보더군요 ㅋㅋ





대충 설명해 주고 자전거에 다시 타서
길을 가는데 백인 경찰아저씨가 보이더군요

그래서 도서관에서 찾은 자료를 바탕으로
아저씨에게 길을 물어보니
벽에 등을 대고 붙으라고 하더군요




왜그러냐고 물어 봤더니
길 한복판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으면
뒤에서 총을 훔쳐 간다고 하더군요

그러더니 이 동네가 어떤 동네인 줄 알고는 왔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내가 어찌 아냐고 했더니

"Here is a Ghetto . you know what i mean?"


저는 흑인 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무슨 뜻인줄 알아 들었죠
한 마디로 갱들이 많이 살고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는 동네라는거죠

그러더니 저에게 오늘 안에 살아서 이 동네를 벗어나고 싶다면
여기서 별로 멀지 않은 펜 스테이션에가서
기차든 버스를 타고 여기서 꺼지라고 하더군요 ㅋㅋ












그래서 저는 목숨을 부지하고자
펜 스테이션으로 갔습니다
오늘 아침부터 완전히 일진이 꼬이고
목숨도 위태 위태 했는데

더 이상 나쁜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저는 그 경찰 아저씨가 충고해준 대로 뉴악 펜스테이션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기차와 버스 사이에서
가격이 조금싼 버스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자전거와 짐들을 분리해서 정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생길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드디어 제가 탈 그래이 하운드가 들어오네요
저는 기왕 갈거 시카고까지 가버리자는 생각에
시카고행 버스표를 끊었답니다






근데 이놈의 버스가 18시간이나 걸릴 줄은 상상도 못했죠
그것도 자전거용 쫄바지를 입고 말이죠!!






피츠버그를 지나







클래브랜드를 지나...







밤새 달린 버스는 다음날 점심 시간이 되어서야 시카고에 도착했습니다

근데 이제 최악의 상황이 벌어집니다

기대해주세요
























바로 짐칸에 넣어둔 자전거를
누가 '훔쳐' 가버렸습니다

















자전거 여행을 하려고 미국에 왔는데
이런 젠장 가장 중요한 자전거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자전거를 사려고 뉴욕에서도
1주일 동안 뉴욕 시내 구경을 포기하고
자전거포만 그렇게 돌아다녔는데

자전거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저는 시카고에 도착해서 너무 너무 억울해서
그래이하운드 사무실에서 도대체 이걸 어떻게 해야되냐고
거의 울부짖으면서 소리쳤습니다












이 정도면 최악의 날 맞죠?
















완전히 허무한 저는 택시를 타고 제일 가까운
유스호스텔로 데려가 달라고 했습니다









제 마음은 모른채 시카고의 명물 시어스 타워는
우뚝 서있네요




그리고 미국에 있는 유스 호스텔 중 제일 좋다는
시카고 유스 호스텔에서 하룻밤 묵게 됩니다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저는 이날 편의점에서 맥주로만 저녁을 때우고
완전히 취해서 잠들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