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 알았다.
불치병이라는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끙끙.

비 오는 날을 좋아하는데다가, 오랜만에 봄비라 반가운 마음...도 잠깐...
뭐, 우산이 뒤집어지는 것까지 괜찮았다.
그 날 점심으로 남들 다 뜨끈한 우동 먹는데,
혼자 냉모밀을 먹을 때 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그런데 어제는 겨울이 다시 돌아온 것 마냥 바람이 무지하게 내 뺨을 때렸다. 흑흑.
집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나오는 순간
아 들어가서 좀 더 따뜻하게 입고 나올까 말까 나올까 말까 고민했지만
실내에 들어가있으면 괜찮겠지, 다시 집에 올라갔다 오면 분명 지각할 것 같다...는 생각에
옷깃을 여미고 회사로 향했다.
지난주엔 마치 여름이 온 것 같이 따뜻해져서 큰 맘 먹고 봄맞이 뉴 아이템을 마련했다.
그 때만 해도 이 코트 너무 가볍다고 좋아했는데
어제는 옷장 속에 깊숙하게 넣어둔 머플러가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후 으슬으슬한 불안한 증세를 보이더니 결국 ‘에에에엣취!’
눈은 풀리고, 코는 계속 훌쩍거리고, 목은 완전 부어서 침 삼킬 때 마다 괴롭고,
몸은 누가 밤새 때린 것 마냥 욱신거렸다. 흑.
동시에 책상 옆에 마치 흰 눈이 내린 것처럼 휴지가 쌓여만 갔다.
엄마 말이 딱 맞았다. “멋 부리다가 얼어 죽는다.” @_@
그래도 어제 집에 갔더니 엄마가 감기 걸린 나에게 좋은 것들을 한 상 마련해주셨다.
역시 엄마 밖에 없어. 흑흑.

나는 자연치유주의자(!)라 약은 되도록 피하려고 한다. 그래서 자연식품 위주로 섭취한다.
일단, 목감기 회복에 좋다고 소문난 배즙!
어제 오늘 계속 마셨더니, 찢어질 듯 아팠던 목도 이제 좀 부드러워졌다.
수시로 먹으려고 회사에도 가져왔다.
몸에 좋은 거라면 뱀도 드실 것 같은 K매니저님께서는
아까부터 은근 드시고 싶어하시는 눈치…
아참, 소금물로 가글을 해도 염증 부위가 살균되고 막힌 코도 뻥 뚫어진다.
단 짠 맛은 조금 견뎌야 한다는...
또 어제는 비타민C가 가득한 딸기랑 오렌지를 거의 주식인 것 마냥 먹었다.
거의 한달 치 과일 섭취량을 어제 다 해치운 듯... 허허.
그리고 엄마가 끓여주신 시원하고 칼칼한 콩나물국!
다행히 입맛이 없지는 않아서; (웬만하면 식욕은 사라지지 않는 나) 콩나물국에 밥을 말아서
두 그릇이나 먹었다. (감기 걸렸으니까 이 정도는 먹어줘야 한다는 합리화... 후후)
이렇게 먹고 푹 자고 일어나 한결 가벼운 몸이 되었다. 후훗.
갑작스런 추위에 감기 걸리신 분들 많을 것 같은데
감기 따위 하이킥으로 날려버리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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