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사랑의 계절! 인 동시에 공채 시즌...인 요즘. 우리집은 때아닌 혹한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유는 다름아닌 시골에서 올라온 포도밭 사나이 사촌동생의 취업난 때문 @_@
서울에 있는 대학에 붙으면서 언제가 부터 우리집에서 하숙을 시작한 내 사촌동생.
어릴 때부터 너무 귀여워서 유난히 아꼈던 동생인데, 그런 동생이 고등학교 때 사춘기를 겪으면서 부터 왠지 껄끄러워 지다가
같이 살게 되면서 좀 살가워 지는가 싶더니...
마치 고3 시절이 돌아오기라도 한 듯 동생의 예민함 때문에 말 건네기도 조심스럽다.
요즘 같은 때에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 흑흑.
내가 집에 가면 하도 회사 자랑을 해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동생이 가고 싶은 기업 리스트에 SKT는 당연히 올라와있다.
동생이 가고 싶은 기업 리스트에 SKT는 당연히 올라와있다.
최근에는 구성원이 뽑은 ‘아시아 최고의 직장’으로 뽑히기도 했으니
어깨가 으쓱해지지 않을 수 없다. 하하.
어깨가 으쓱해지지 않을 수 없다. 하하.
동생아, 누나가 이런 사람이야앗! (철이 2% 정도 모자란 누나를 너그럽게 이해해다오; )
혼자 뿌듯한 마음에 새삼 사무실을 휘 둘러보며 흐뭇한 미소(얼핏 보면 좀 음흉할 수 있는)를 짓고 있다가
버니(토끼를 상상하시면 안 됩니다...) 매니저님과 눈이 딱 마주쳤다.

버니 : 노민 뭐 하는 거야?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나?
노민 : 아하핫, 아뇨. 새삼 사무실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넋을 놓고 있었...
버니 : 봄 타나보네. 별게 다 @_@ 아아 날씨 진짜 좋다! 어디 훌쩍 떠나면 좋겠다!
노민 : 그러게요. 그래도 예전에는 품질 테스트 하러 이곳 저곳 많이 다니셨잖아요. 그 때 진짜 좋으셨겠어요.
버니 : 에이 뭐 꼭 그렇지도 않지. 문제 생기면 바로 바로 해결해야 되니까. 정신 없지 뭘.
노민 : 근데 매니저님은 우리 회사가 왜 좋으세요?
버니 : 엥, 뭐야? 노민? 너 설마... 그만두는 거야?
노민 : 악, 아뇨. 제가 무슨 배짱으로 이런 불황기에 직장을 버리겠어요...
(동생 생각이 난 나는 은근슬쩍 매니저님에게 질문을 던졌다) 근데 만약에요, 만약에예요.
매니저님은 우리 SKT에 입사 하려는 동생이 있다면 어떤 말 해주고 싶으세요?
버니 : 뜬금없이 그런 질문이야? 너 오늘 좀 이상하다아~ 수상해. 아아, 같이 살고 있다는
네 사촌동생 얘기구나!
노민 : 아...그게...아니...그게...네 맞아요. =_= 얘가 우리 회사 무지 오고 싶어하거든요.
버니 : 음, 글쎄... 입사 6년 차로서 몇 마디 하자면! 우리 회사 하면 ‘이동통신’이 제일 먼저 떠오르지만,
입사할 때 그것만 할 생각을 하면 안 되는 것 같아. 이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식은 필수지만, 워낙
사업영역이 넓으니까, 다양한 방면으로 사고가 열려있어야 하지. 또 단지 업계 점유율이 1위라는
타이틀에 혹해서 지원하는 것도 썩 좋은 것 같진 않아. 여전히 변화하고 도전해야 할 게 더
많으니까 말이지. 또 우리 회사가 글로벌을 강조하다 보니 외국어를 잘 하면 좋겠지만 더 중요한
건 단지 유창한 외국어 실력을 떠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있어야 할 것 같아.
특히 외국 사업자와 일할 때는 그 나라의 문화나 방식을 이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니까.
노민 : (이미 입이 벌어져 있다) 우와... 이거 적어야 할 것 같은데요.
노민 : (이미 입이 벌어져 있다) 우와... 이거 적어야 할 것 같은데요.
버니 : 흣,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어쨌거나 계속 하자면, 특히 우리 로밍팀 같은 경우엔 여러 영역을
팀 안에서 다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고, 전문성도 있잖아. 또 아직 성장해나갈 여지가 많은
사업이라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것도 많고. 어때? 노민은 그렇게 생각 안 하나?
노민 : 오우 오우, 안 하긴요. 동감입니다! 동감 200%!
버니 : 내가 2004년에 입사했으니까... (잠시 생각에 잠기신 듯) 아 그 때도 물론 엄청 열심히 준비 하긴
했지만, 요즘은 진짜 취업이 어려운가 봐. 나보다 노민이 더 최근에 입사했으니 요즘 현황을 더
잘 알지 않겠니?
노민 : 그러게요. 제 동생은 요즘 얼굴에 핏기가 싸악- 가신 게… 불쌍해요. 마치 예전에 이등병 때 모습 같다니까요.
버니 : ...? 응? 이등병? 남동생이었어?
노민 : 에? 네... 남동생인데요.
버니 : 아, 난 또... 에이 이거 괜히 친절하게 얘기해줬네. 크크.
노민 : 앗 =_= 그...그그런 내막이... 흐흐.
버니 : 어쨌거나 동생 취업 잘 되면 좋겠네!
노민 : 고맙습니다. 흑흑. 아, 어디 가세요?
버니 : 응, 나 인천공항에 가봐야 할 것 같아.
(버니 매니저님은 공항 로밍 센터를 담당하고 계신다)
노민 : 아이코, 그러시군요. 시간도 좀 늦었는데, 잘 다녀오세요! 내일 뵙겠습니다! ^^
잊지 말고 동생에게 이 주옥 같은 이야기를 전해줘야지!
나는 만날 그 녀석 늦게 들어온다고 구박만 하고 누나답게 굴었던 건...음... 가뭄에 콩나듯 밥 해줄 때...?
뿐이었군. 킁킁.
내 귀여운 동생을 비롯한 모든 청년구직자들에게 파이팅을 외치며! 아즈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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