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그 영화 속에 등장하는 나라, 혹은 도시를 찾아 나서곤 한다.
김대리님은 나처럼 영화 <러브레터>를 보고 일본의 오타루를 꿈꿨다고 하고,
쟈니 매니저님은 <비포 선라이즈>를 보고 유럽 횡단열차를 꿈꿨다고 하고,
그리고... 그리고...
나는 <옹박>을 보고 태국을 꿈꿨다. -_-/
<옹박>이 상영되고 있는 스크린 위에서, 난 껑충거리는 토니 쟈 오빠에게서 시선을 돌려
그의 뒤로 펼쳐지는 태국의 거리며, 사람들의 모습만 보고 있었다.
“꺄~ 나도 저기 저기 가고 싶어!”
나는 분명... 뭔가 다른 취향을 지닌 것인가...
<옹박>이 태국행의 도화선이었다면, 그 도화선에 불을 지핀 건 다름아닌 구렁이였다.
초여름의 주말, 늦잠을 자다 깨 게슴츠레한 눈으로 TV를 보고 있는데,한 프로그램에서 방콕 시내에 출몰하는 비단구렁이를 잡으러 다니는 ‘도심의 땅꾼’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한 나라의 수도에서 저런 흥미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니! 눈이 번쩍 뜨였다!
“꺄~ 나 저기 저기 갈래!”
그래서 그 해 여름 태국을 향해 떠나고 말았다.
돈무앙 공항에 도착해 카오산의 숙소에 짐을 풀어놓자마자
방람푸 선착장에서 출발해 수상버스, 운하버스, 완행버스의 3종 교통수단으로 완주하는
‘현지인의 생활을 좀 더 가까이서!’(그냥 내가 붙인 이름이니 검색해볼 필요는 없다...)코스에 올랐다.
이 세 가지 교통수단은 방콕의 서민들이 생계형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 전체 코스가 1인당 85바트(당시에는 1바트가 27원)니 참으로 저렴하다.
완행버스 타기 전 정류장 근처 노점에서 한 아줌마의 권유에 못 이겨 소금에 절인 망고를 먹었다.
그리고 밤새 배를 잡고 끙끙... 조심하자 현지음식. 흑흑...
그렇게 방콕에서의 첫날밤은 허무하게 꾸르륵 바이바이~
자~ 이제 방콕에서의 이튿날 아침이 밝았다.
밤새 배를 부여잡고 뒹굴거렸더니... 기분이 참 상쾌도 하여라...(?)
아침 일곱 시, 전날 미리 예약해 놨던 깐짜나부리 투어를 위해 카오산 거리로 나섰다.
조용한 거리...라 싶었는데,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 뭔가 잘못을 했는지 한 꺽다리 백인이
태국인 아줌마에게 빗자루로 맞으며 거리로 쫓겨나오는, 범상치 않은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렇게 상쾌한 아침이었다.
오늘 투어의 일행은 잘생긴 독일 청년, 중년의 프랑스인 부부, 활기 넘치는 한국인 부부,
그리고 인도를 혼자 여행하다 귀국 전 잠깐 태국에 들렀다는 당찬 한국인 여학생이었다.
이렇게 현지 여행사를 통해 여행상품을 예약하면 다국적팀이 구성되어, 더욱 흥미로운 여행이 가능하다.
방콕에서 서쪽으로 두 시간 정도 차를 달려 깐짜나부리에 도착했다.
오늘 투어의 코스는
연합군 묘지 -> 2차 세계대전 박물관 -> 기차 타고 ‘죽음의 철도’ 횡단 -> 코끼리 트레킹 ->
싸이욕 너이 폭포 구경 -> 콰이강 뗏목 타고 유랑하기 -> 다시 방콕 (와... 벅차다!)
이렇게 현란한 하루를 마치고 편안히 잠자리에 들...고는 싶었으나,
늦은 밤, 시트란 사의 버스와 배가 조인트된 상품을 이용해 꼬사무이로 출발해야 한다.
2층 버스를 타고 떠나는 버스 여행(돈이 충분하다면 비행기를 이용했겠으나... -_-),
피로함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설레도록 하자!
(노민의 태국 여행,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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