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여행 3] 나 다시 돌아갈래, 호주로 3 ~~~~~~

일상 속 여행/아시아 / 오세아니아 2009. 3. 6. 15:31



베르사체 호텔을 구경하고 배가 좀 아팠다.

어쨌든 그림의 떡인 거잖아. 나도 그렇게 럭셔리한 곳에서 자고 싶다고.

코란코브 리조트? 뭐야 이 코브라 같은 느낌은...
처음 들어본다는 듯 불만 가득한 내 눈빛을 보자마자 우리 가이드님께서는 조금쯤 가소롭다는 눈빛을, 후후.


“여기가 말이죠~ 퀸즐랜드에서 최고로 꼽히는 리조트란 말이죠.
호주 사람들도 평생 올까말까한, 죽기 전에 한 번 가보고 싶어하는 그런 곳이라는 거죠오~”




오... 뭐야, 내가 그런 곳에 묵는다고?

뭔가 좀 남다르긴 했다. 리조트를 들어가는데 배를 타야 했으니까.

육지에 있는 리조트 전용 선착장에서 짐을 먼저 부치고 배가 올 때까지 무료로 음료를 제공하는 카페에서 쉬었다.

배를 타고 20분 정도 이동하자 드디어 그 유명하다는 코란코브에 도착했다. 




브리즈번 남동쪽의 스트랏브룩 섬에 있는 코란코브 리조트는 부지가 무 료 46만평.
이 대규모 부지에 열대우림과 유칼립투스, 벤자민 등 울창한 나무숲으로 가득했다.

룸 형태는 숲 속에 있는 에코 딜럭스와 밀물과 썰물의 드나듦을 볼 수 있는 수상 가옥 마린 딜럭스로 구성됐다.
룸이 무려 350여개! 섬 전체에 흩어져있는 레스토랑도 4개나 되고 각종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부대시설과 편의점 등 시설도 다양했다. 






게다가 섬을 돌아보는 코끼리 열차와 자전거 대여점, 스파 센터까지. 아주 천국이 따로 없다.
한국 사람들이 자주 오는지 한글 간판도 있었고.








다음 날 일찍 일어나 리조트에서 조성한 밀림으로 산책을 갔다.
크크크 금방이라도 타잔이 튀어나올 것 같구만.






한적한 바다 위를 2시간 정도 둥둥 떠다니니 얘기는 잘 안 통해도 금세 친구가 될 수 있다.

간단한 핑거푸드와 샴페인이 무한 제공이라서 살랑살랑 부는 바닷바람에 더 흥이 겨워서 알딸딸하게 취하는 건 일도 아니다.






  
우리를 파티에 초대하고 싶어하던 안소니ㅋㅋ
그와의 유쾌했던 시간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크루즈도 좋았지만, 코란코브 리조트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은 바로 수상경비행기!

5인 정원의 작은 경비행기에 몸을 싣고 스트랏브룩 섬과 서퍼스파라다이스 비치 위를 나는 기분은 말 할 수 없이 짜릿했다.

짓궂은 조종사가 순간적으로 기체를 왼쪽으로 트는 바람에 겁이나 눈물을 쏙 빼긴 했지만 말이다. 그 파란 하늘을 나는 기분이랑 어쩐지 아직도 믿기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너무 무서워서 사진도 못 찍었다고 ㅜㅜ



 



참, 코란코브에는 나탈리라는 한국인 스태프가 있다. 지금도 있으려나?

그녀와 함께 서퍼스파라다이스비치를 찾았는데, 때마침....
꽃미남 오빠 부대가 출현해서 한 가득 즐거움을 선사~

+_+




실크처럼 부드러운 백사장. 바다는 말없이 출렁였고 태양은 부시게 빛났다.
한 여인이 백사장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그대로 그림 같았다
.









코란코브에서 이틀을 머물고 떠나는 날,
리조트 내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서 코알라 인형을 사는 것으로 이 곳과는 안녕~





코란코브를 나와 우리는 브리즈번으로 향했다.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역시 섬 전체를 리조트로 사용하고 있는 탕갈루마 리조트.

역시 퀸즐랜드의 내로라 하는 리조트라는데, 우리가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야생 돌고래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 있기 때문!!!
탕갈루마 리조트를 가기 위해서는 브리즈번에서 배를 타고 무려 1시간 20분 정도를 가야한다.


그래서 중간에 잠시 차에서 내려 브리즈번 시내를 멀리서 구경했다.






우리가 사진 찍는 곳 바로 아래는 가파른 낭떠러지였는데 사람들이 그곳에서 암벽등반을 하고 있었다.


브리즈번에서 야경이 가장 좋은 곳이라 밤만 되면 연인들이 단골로 이곳에 출몰한단다.
커플들이 오기 전에 우리는 얼른 자리를 떠야 했다.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탕갈루마 리조트가 있는 모튼 섬으로 향했다.
어느덧 석양이 더욱 깊어졌다.
우리는 말 없이 하늘을 바라보며 세상에서 처음 보는 호주의 짙은 석양에 넋을 잃었다.



잠시 석양 감상




아... 내 나라에서 보던 석양만 아름다운 줄 알았더니 지구 반대편에서 보는 석양이 그토록 가슴 뭉클할 줄이야...

그 날 석양 사진만 한 100장 찍은 듯......



1시간 20분 여가 흐르고 드디어 도착한 모튼 섬.

호주에는 야생 돌고래가 해변 가까이 출몰하는 리조트가 딱 두 곳인데 이 탕갈루마 리조트가 그곳 중 하나이다.
그러니까 우린 정말 운이 좋았던 거다!


열대우림에 둘러싸인 탕갈루마 리조트는 코란코브와 마찬가지로 섬에 위치한 리조트지만  좀 더 발랄하고 캐주얼한 곳이다.

숙소는 빌라와 콘도미니엄 등 다양한 스타일의 건물이 한꺼번에 조성돼있다.

3개의 레스토랑과 바, 카페, 편의점과 각종 운동을 위한 부대시설이 마련돼 있고 리조트 곳곳에 야자수 나무가 자란다.



섬 전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어서 각종 야생동물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우리가 묵은 곳은 리조트 건물 내에서 유일하게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이었는데,
아시아 여행객들이 제일 좋아하는 곳이란다.

건물 뒤가 바로 숲이었는데 아침에 쿠카부라가 시끄럽게 울어대서 알람도 필요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리조트 곳곳을 산책하며 둘러봤더니,
코란코브도 좋았지만 이 캐주얼하고 역동적인 섬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바다에 풍덩 뛰어들고 싶었지만 즐길거리가 너무 많아서 물놀이에는 미련도 안 생기더라는.

백사장에서 사막까지 달리는 쿼드바이크로 유쾌한 레저타임을 시작했다.





저 사륜구동 오토바이를 타고 사막까지 1시간 여를 도는데, 포토그래퍼가 한 명 한 명 사진을 찍어주기도 한다.

물론 기념품 숍에 전시해놓고 1장에 10달러를 주고 사야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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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보면 언제 또 이런 추억을 남기겠나 싶어 다들 정신 없이 지갑을 열었다.  
 

모래 위에서 즐기는 건 쿼드바이크 뿐만이 아니었다.
탕갈루마에서 즐기는 모래 놀이의 백미는 바로 샌드보딩! 



 


리조트에서 버스를 타고 엄청나게 험한 비포장 길을 20분 정도 달려 일단 드넓은 사막으로 간다.
 
그곳엔 어마어마한 사막 언덕이 있는데,
언덕에서 나무판자를 타고 미끄럼을 타며 내려오는 게 바로 샌드보딩이다.






높은 언덕을 걸어 걸어 올라 저 위에서 보드를 타고 내려오는 거다.
물론 그 사진도 포토그래퍼가 찍어준다.


언덕 길이가 약 50미터 정도인데, 보드에 완전히 엎드리기 때문에 내려올 때의 마찰로 얼굴에 모래 무지하게 튄다. ㅋㅋ





온 몸에 달라붙는 모래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
.
언덕에서 쏜살같이 내려오는 보드의 재미는 그 높은 언덕을 다시 오르고 또 오르게 했다.
보드에 지친 사람들은 리조트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음료수와 얼음으로 더위를 식히며 기다린다.






샌드보딩을 끝내고 돌아오니 쿠카부라에세 스태프가 먹이 주는 광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펭귄 같기도 하고 부엉이 같기도 한 너무너무 귀여운 쿠카부라가
스태프에게 찰싹 달라붙어 고기를 뜯어 먹고 있었다!

물총새 과의 쿠카부라는 사람 웃음소리와 닮은 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가 하도 커서 어디서든 금방 알아볼 수 있다고 한다.
호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새여서 인지, 사람들에 둘러싸여 먹이를 먹으면서도 겁내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쿠카부라가 먹이를 먹는 광경에 넋을 잃고~ 



그런 가운데도 연인들은 해변을 꿰차고 있더라.






벤치에 앉아 석양을 바라보는 노년의 부부를 바라보고 있으니 불현듯 <섹스 앤 시티>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역시 석양을 바라보는 노부부가 있고, 부부가 서로에게 말한다.


“저길 좀 봐, 석양이 물들고 있어.”
“당신도 함께 물드네요.”


그리곤 서로 어깨를 기대며 해피모드... 갑자기 서글퍼지는구나......


해가 완전히 저문 저녁 6시.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우리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야생 돌고래와의 조우!!!


선착장에는 이미 환하게 불이 켜있고 스태프들은 곧 찾아올 돌고래들을 위해 분주하게 먹이를 준비했다. 선착장에 모인 200여 명의 사람들 중 미리 신청한 약 100여 명만이 돌고래들에게 먹이를 줄 수 있다.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선착장에 모은 사람들이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꺅! 돌고래다!!!!”


아아 귀여워 귀여워~~~~
 
둥글둥글 귀여운 돌고래들이 하나, 둘 꼬리를 흔들며 리조트 근처 얕은 해안가로 헤엄쳐왔다.
순간 의자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난간으로 몰려들었다.




 

선착장으로 찾아오는 돌고래들은 총 열 한 마리인데, 에코, 탱글즈, 나리, 쉐도우, 팅커벨 등 다들 이름을 갖고 있다. 돌고래에게 주는 먹이는 다랑어.

먹이를 줄 때는 반드시 손을 소독해야 하고 먹이 줄 때는 절대로 돌고래를 만져선 안 된다.
만지면 그 자리에서 스태프들이 퇴출시킨다. ㅡㅡ  
 


돌고래들이 약속이나 한 듯 열을 맞춰 선 사람들 앞으로 한 마리씩 헤엄쳐 가는 광경에 우리는 환호성을 질렀다.



그런데… 얼마 전
이 돌고래들 중 나리가 상어에게 물렸다는 기사가 나와
충격…


아아 저 처참한 모습...
다행히 죽지 않고 리조트까지 헤엄쳐 와서 스태프들의 구조로 목숨을 건졌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가...

나리야 죽지마ㅠㅠ
나리가 다치자 에코가 이 아이의 곁에 계속 머물며 보호해줬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죽어가는 동료 돌고래를 따라 해안가로 온 수많은 돌고래들이 바닷물이 빠지는 바람에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고 한꺼번에 죽음을 맞았다는 뉴스도 봤다.

이 돌고래들의 우정이란 인간보다 더 진하구나...


그 날 밤, 돌고래들은 먹이 주는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선착장을 떠나지 않았다.

저녁을 먹고 밤 산책을 나온 우리만이 선착장 밑 얕은 바다에서 점프하며 장난치는 돌고래들을 볼 수 있었다.
마치 영화 <프리윌리>처럼 우린 오래도록 돌고래와 함께 그곳에 머물렀다.
 
 




이렇게… 탕갈루마에서의 꿈 같은 시간도 다 흘러가고.

모튼 섬을 떠나오는 날 하늘은 참 흐렸다.
아침 일찍 배를 타기 위해 선착장에 모인 사람들은 섬을 떠나는 마지막까지도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담느라 분주했다.





다양한 레저프로그램으로 여행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탕갈루마 리조트.

아, 떠나기가 죽기보다 싫었다. 천국이 따로 없던 모튼 섬. 죽기 전에 다시 한 번 갈 수 있으려나.
결혼 같은 걸 하면 신혼여행은 꼭 이곳으로 와야지, 라며 혼자 열심히 삽질이란 걸 했던 지난 날의 추억...

아, 다시 돌아가고 싶다 호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