쵸키의 베트남 여행기 11 - 데이투어 1

일상 속 여행/아시아 / 오세아니아 2009. 3. 2. 22:16




다랏은 참으로 공기좋고 풍경이 좋은 곳이다. 유럽과 동남아의 분위기가 적절히 섞여 있어
저렴한 가격에 꽤 괜찮은 분위기와 낭만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조금 더 그것을 즐기기 위해선 도시 외곽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
이럴 때 이용하면 좋은게 바로 '데이투어'
자동차를 빌릴 사정이 안된 다거나
택시나 일반버스같은 걸로 이동하기 어렵다면 데이투어를 추천한다.

처음에 여행가기전에 각종 여행기들을 볼 때 저걸 어떻게 했을까
어떤 절차를 통해서 저걸 예약할 수 있을까 가격은 얼마나 될까 등등이 무지 궁금했다.
그러나 베트남도 사람 사는 곳이기 때문에
일단! 아 일단 가기만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는
그냥 가만히 있어도 다 저절로 알게 되기 마련이다.










특히나 해외여행을 몇 번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며
혹 해외여행을 가본적이 드문 사람들일지라도  나의 과거처럼
겁먹고 쫄아서 여행가기 전에 무슨 고시공부하듯 준비하고 갈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베트남 여행을 가서 ‘씬카페’라는 것을 무지 많이 들을 것이다.
씬카페는 베트남 대표의 여행사이다. 각종 데이투어 등등을 알선하며
도시간에 이동하는 버스도 제공하고 있다.

물론 다른 여행사도 많지만 이 씬카페라는 곳이 제법 규모도 있고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듯 싶었다.
그래서 각종 해외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여행자 숙소거리에는 하나씩 꼭 있고, 혹 없다하더라도
데이투어 예약을 어떻게해야할지 모를 땐
택시를 타서 무조건 ‘씬카페’를 가자고 하면 대부분 알아듣고 가준다.










나도 역시 다랏에서 데이투어를 신청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나름대로 좀 비싼 축에 속하면서 트레킹을 많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신청하려 했다.

그러나 아저씨는 다랏에서 처음 데이투어를 할꺼면 그냥 기본상품을 하라고 꼬득이는 것이였다.
보아하니 비싼 상품은 사람이 차야만 출발하고 가는 인원이 그리 많지 않은 데에 비해
기본상품은 사람도 채워야하고 뭔가 옵션이 많은 듯 싶었다.

분명 뭐 우리나라 하루관광처럼 뭐 이상한 가게들을 들르라고 하겠지
이상한 가게 들러서 이것저것 싸다고 사라고 그러겠지 
나 가방 무겁게해서 어깨 부러지게 하려고 
베트남에서 골로가게 하려고!!(할매가 뿔났다 패러디...죄송)

그러나 알면서도 속아주는거
그게 인생 아닌가...에혀...









아저씨가 그 트레킹은 사람이 안차면 출발을 안할 수도 있다고 하도 겁을 주길래
알았다고 하고 기본 상품을 선택했다.
아침에 버스가 호텔 앞까지 와준다고 한다.

담날도 일찍 일어나 버스가 제 시간에 오지 않아 왔다리 갔다리하다가
프론트 곰보 아저씨한테 부탁해서 전화한통 넣어달라고 했다가
호들갑을 떨었고 드디어 아침 8시 반쯤 나는 그렇게 버스를 타게 되었다.










혼자 여행을 해서일까.
내가 여행을 혼자도 많이 다녀봤지만 이번만큼 심심했던 적은 없엇다.
구경할 유적이라도 많거나 뭔가 공부하는 분위기의 여행이라면야 예외겟지만
이번 여행은 마사지받고 물놀이하고 술먹고 그러는데
혼자 이짓을 하려니 참으로 허무하기도하고 쓸쓸하기도 했다.
같이 수다 떨며 여행할 친구라도 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랬다.










이 곳이 바로 프렌폭포이다. 나는 책자에서 읽었을때 유명하듯 써있길래 
살짝 아주살짝 기대를 했었다. 아우 그런데 기대는커녕 이게 뭥미
폭포는 거의 용추계곡? 송추계곡? 가평 지나서 있는 그 계곡 규모보다 못했다.

인콘의 지구를 돌려라에서보는 그런 비경같은걸 살짝 기대했지만
그 여행기의 비경에 비하면 정말 너무 초라하기 그지 없는 폭포 
어쩜 이럴수가 어쩐지 싼게 비지떡이였어...라며 
터덜 터덜 버켄스탁 쓰레빠를 찍찍 끌고 있을때 쯤 

내 레이더망에 버스에 같이 탔던 한국 남자애 두명이 걸려들었다.
그들도 이 약소한 폭포에 다소 실망한 듯한 표정이었다.

사실 베트남여행하면 하노이 호치민 등을 많이가고 
다랏은 많이 오지 않기 때문에 다랏에서 이 둘을 제외하고
한국인을 보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나도 사실 생긴거와 촐싹대는거와 다르게 낯을 상당히 가리는 편이다.
낯을 가린다기보다는 상대가 날 좋아하지 않을수도 있단 생각에 
말거는걸 두려워 하는 편이다. 

이제 나이도 먹을만큼 먹어 이제는 택시아저씨와 시사 경제에 대해 농담을 주고 받기도 하지만...
여튼 나는 원래 수줍음이 많은 그런 여자인 것이다.

그러나 이 둘을 보니 왠지 말을 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이 기나긴 입술의 거미줄을 거둬줄 그들을 
나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 

소심한 나로서 어떻게 말을 걸어야할까 고민만 계속 하고 있었다.









그렇게 고민을 하던 찰나 저 코끼리를 보게 되었다.
가이드는 은근 코끼리를 타보라고 꼬시기 시작했고 
일단 여행을가서 체험에 관한 놀거리가 있으면 일단은 해보고 보는 나로써는
흔쾌히 코끼리를 탄다고 해버렸다.

아 그런데 코끼리를 타면 이게무슨 종점 버스도 아니고 
3명이 차야 간다는 것이 아닌가?
그때 그 한국 남자애들 둘을 째려보니 코끼리를 탈까말까 막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고
나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그둘에게 손짓하며 어서타라고
어서 같이타자고 그러면 출발할 수 있다며 아줌마 처럼 주책을 떨고 있었다.











ㅋㅋ 그렇게 나의 꼬득임에 양옆에 남자둘을 앉히고 
코끼리는 출발하였다.
남자애들은 둘다 공익요원으로 나보다 한참... 동생들이었다 (어라 내 나이?ㅜ_ㅜ)
여튼 그들은 나보고 뭐 립서비스겠지만 또래인줄 알았다
일본사람인줄 알았다(머리염색 때문)등 
뭐 뻥인줄 알면서도 듣기 좋은 말을 해줘서 흐뭇해했다.

동생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는 그때 당시 너무 심심해서
옳다쿠나 싶었다.

얘들아 미안하구나...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