쵸키의 베트남 여행기 9 - 민떰가든 1

일상 속 여행/아시아 / 오세아니아 2009. 2. 22. 20:57




지금부터 내가 말할 숙소는 베트남의 고산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다랏’이라는 도시에 위치한 민떰가든이라는 곳이다.

베트남에서 호치민-나짱-다랏 세도시를 순방(?)했는데 그 중에서도
다랏이 만족도가 제일 높았다. 
싸고 신나게 놀 수 있는 곳이 동남아이기에 바다를 당연히 가야하는게 순리이겠지만

의외로 이 고산 도시의 다랏은 나에게 색다른 낭만과 운치를 줬던 도시였기에
지금도 다시 한번 찾아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이다.










다랏도 관광객들이 꾸준히 있는 편이라서 그런지 
이 숙소를 잡은 후에야 알았지만
도심쪽에 싼 미니호텔들이 상당히 많았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익숙한 한국간판도 한두개쯤 보였고 미니호텔들도 많았지만
어짜피 한번하는 여행 그런 쉬운 숙소에선 자고싶지 않았다.
그래서 여행오기 전 여행책자에서 살짝  봤던
이 민떰가든이라는 곳에서 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뭐 그래봐야 가격도 하룻밤에 2만 5천원쯤? 정도이다.
그래도 명색이 호텔인데 이정도면 선방 아닌가.











나짱에서 다랏까지 대략 버스로 7시간정도가 걸렸다. 버스비는 오천원 정도 후후
뭐 버스에서 7시간을 어떻게 앉아있냐 하는데 사실 생각하면 그냥 멍때리다가
휴게실에서 커피나 맥주마시고 또 자고 누워있으면 뭐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였다.

다랏 정류장에 도착해  민떰가든에 가려면 어떻게 하냐고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놀라며 그 먼데서 잘꺼냐며 그냥 근처에서 묵으라고 권유했으나
나는 꿋꿋이 내고집을 꺾지 않았다.

민떰가든은 베트남 여행을 가기전 책자에서 봤을때
이쁜정원이 있어서 신혼부부들이 야외사진을 찍으러 많이 오는 곳
(참고로 다랏은 베트남 신혼부부들이 신혼여행으로 가장 많이 오는 곳이다.)
이라고 써있었기에 몹시 궁금하여 꼭 가봐야만 하겠다고 생각했던 곳이다.










그들의 말을 간단히 무시하고
택시를 타고 민떰 가든에 도착하니 민떰가든은 기 버스정류장에서 고작 7분 정도 거리였고
뭐 택시비도 대충 2~3000원밖에 하지 않아 부담이 없이 머물 수 있는 곳이었다.

그 사람들이 오바를 한건지.
아님 도시가 생각보다 작으니 이정도 거리도 멀게 생각한 것일까.

그러나 사실 문제는 이게 아니였다.
호텔 주변이 유흥가가 아니기 때문에 숙소를 거점으로 잠깐 잠깐 밖에 나가서
물건을 산다거나 뭐 여흥을 즐긴다거나 할 수가 없다.
호텔 안을 들어오면서 아차 싶긴했다.
밤에 술먹어야하는데 어디서 먹지...
들어올 때 사와야 하나... 하는 .. 참.. ..미혼녀 다운... 걱정을 해보기도 했다.

민떰가든 입구 옆에 어설픈 바 같은게 보이긴 했는데...








내가 머무를 땐 여행객이 그렇게 많지 않은 시즌 이였다.
예약을 하지도 않았지만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은 분위기라
자리는 있을 거라 예상했고 그 예상은 맞았다.

호텔에 들어섰을때 베트남 남자치고는 덩치카 큰 곰보 아저씨는 날 반가이 맞아주었고
꽃이 비록 만개하지는 않았지만 푸르르고 멋진 꽃과 나무 그리고 금상첨화로 멋진 하늘까지
날 반겨주고 있었다.(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구나 같은 생각...ㅋㅋ)

민떰가든. 그곳은 그리 화려하지 않아도
소박함 속에 낭만과 무으드가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무슨 빨강머리앤이 살았던 것 같은 아기자기한 방이다.
뭐 보는 시각에 따라  또 사진의 질이 그리 좋지 않아 그렇게 안보일 수 도 있지만
단순한고 모던한 호텔에서만 자다가 여기에 오니
침대가 넓은 것도 억울하고 창문에서 햇살이 엄청 많이 들어오는 것도 억울할 정도 였다.

내가 왜 이런 곳에 혼자 왔는지 통탄의 한을 금치 못하며
정말 신혼부부의 기분을 나혼자 만끽하려다 서러움에 짐을 팽개쳐 버렸다.

문도 자동카드키도 아니고 그냥 열쇠키에다가
창문도 말로 설명하기 쉽진 않지만 아래 사진과 같은 옛날 구조이다.












호텔의 위치는 높은 지대에 있었기 때문에
호텔에서 다랏의 도시가 꽤 제법 한눈에 다 보이는 경치를 갖고 있었다.

이 호텔에서 사실 내가 제일 감동 했던건
도시를 다 둘러보고 숙소에 들어와
잠깐 산책이라도 할까해서 나왔을 때였다.

이 호텔은 도심에서 뚝 떨어져 나와있기 때문에
산속에 있는 호텔에다가 가로수나 건물의 불빛도 없어
밖은 유난히 어두컴컴했다.

그럼 어두컴컴함 속으로 나가니
하늘엔 유난히 많은 별과 달이 반짝이고 있었고
향긋하고 진한 꽃,풀냄새가 내 콧속을 찌르는데
살짝 감동해서 눈물이 찔끔 날뻔했다.

아 자연속에 내가 있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나짱에서 즐겼던 유흥과는 사뭇 비교가 된다.

물론 물놀이 만큼 재밌는 놀이도 없지만.
바로 이 이유 때문에 다시한번 베트남엘 온다면
다랏은 다시 한번 꼭 오고 싶다는 것이었다.













꽃냄새 풀냄새 눈썹 속에 알알이 박힐것 같은 그 별빛들도
또 유난히 더 밝아보이는 달도 사실 따지고 보면
양평 가평쪽만 나가도 느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니

느꼈던 감동이 약간은 사그러드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밤에 나와 나는 들어올때 입구에서 본
바를 가게 되는데...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