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로 잠자리가 편해야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
배낭여행을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어쨌든 내 지론은 숙소는 편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래 뵈도 여자고 어엿한 낭자이기 때문에 몸뚱이를 험한 곳에 뉘일수가 없다.
남자였다면 경험이라는 명목 아래 텐트치고도 자보고 노숙도 해볼텐데 말이다.
경험의 강도에 제한이 있을때마다 여자로 태어난 것을 후회할 때도 있다.
세상이 험해지고 있고 있으니 아무리 경험도 좋다지만
안전한 숙소를 추천해주는 바이다.
베트남을 갈 때 처음에 한 2일은 가서 헤맬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한국에서 2박정도만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갔다.
처음에 호치민으로 인했을때 간 호텔은 가격은 하루에 4만원정도 했던 것 같다.
싱글로 예약해도 모든 호텔이 다 기본이 2인실이니..
친구랑 간다면 숙소값은 반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은 당연지사.
처음 갔던 호텔은 호치민의 여행자 거리로 유명한 “데땀거리” 의 근처에 있는 호텔이였다.
가보니 새삼 나혼자만 호텔에서 잔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 여행자 거리엔 값싼 '미니호텔'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별이라도 붙어있는 호텔이 더 안전하기도하고 깨끗하고 화장실도 좋으니까 라고... 위안삼았다.
물론 실제로도 그렇다.
여행다니면서 캐고생하는게 사실 이제 나이들어서 그런지 점점 힘겨워 진다.
아마 모든 직딩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부자가 아니더라도 어짜피 일년에 한번 많아봐야 두 번 꼴랑하는 여행에서
몇만원 더주고서라도 잠자리라도 편히 뉘일 수 있는 편을 선택할 것이다.
그래서 싼값에 좋은 숙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동남아를 찾는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만약 유럽여행을 하면서 별세개 네개정도 되는 호텔에서 자는 직딩이라면 그것도 남자라면
나에게 연락을...ㅎㅎ
어쨌든 보통사람들이 유럽여행에서 그런곳에서 자게 된다면
여행 후 경제적 쪼들림, 가난 등이 뒤따를 것이다.
호치민에 있는 공항에 도착해서 운전기사랑 대충 10달라정도되는 가격으로 쇼부를 본 뒤 호텔에 도착했다.
대략 20분정도 소요된 듯 싶었다.
지친몸을 이끌고 푹신한 침대로 이끌고 들어가니 이게 뭥미 !!
호텔방에 창문이 없는거 아닌가!(열받아서 사진도 안찍은듯)
물론 도착한 시간이 깜깜한 방이라하지만... ... 우라질
내가 그렇다고 밀월여행을 온것도 아니고 숨길거 하나 없는 나에게
이런 어두컴컴하고 콱막힌 방은 뭐란 말인가...
답답한 마음에 티비를 켜니 한국채널이 나오고 있었다.
그때가 한창 광우병, 촛불시위, 명박산성등이 난리를 칠 때였는데
난 베트남에 와서도 한국의 사회적 문제를 직시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여하튼 베트남을 오게 될 분들이라면
나처럼 이런엉뚱한 호텔을 잡지말고 바로 앞서 말한
“데땀거리”에 도착해 싼 호텔을 찾길 바란다.
2인실이 단돈 2만원이면 충분히 안락한 곳에서 잘 수가 있단 이 말씀.
맨 위에있는 사진들처럼 색색깔로 칠해진 세로로 긴 건물들이 쭉 늘어서 있는데
이곳은 마치 태국의 카오산거리처럼 온갖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바글바글 대고 있다.
다른 술집이나 카페가 일찍 문을 닫아도 이 여행자 거리에 있는 가게들은
늦게까지 운영을 하고 있다. 이런 싼 호텔들은 ‘미니호텔’ 이라고 한다.
(게다가 이 여행자 거리근처에 기념품 샵들이 많다
제법 1~2달라고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생색내기 충분한 것들을 팔기도 한다.)
그러나 꼭 명심해야할 것은 방을 실제로 보고 선택 하라는 것이다.
티비는 있는지 에어컨은 있는지 뜨뜻한 물은 나오는지 말이다.
싸다고 얼싸좋네 들어갔다간 나처럼 아래와 같은 슬픈 방을 얻게 된다.
이방은 호치민에서 아웃 하는 나의 마지막 밤을 보낸 방이다.
물론 보기에 이정도면 솔직히 괜찮다.
그러나 그 쪄죽는 더움속에서 에어컨이 있는줄 알았는데
있긴 있다. 고장이 나서 안나오지 먼지가 잔뜩낀 선풍기는 털털털털 돌아가고 있지
화장실을 들어갔더니 아우 쏠리는 알 수 없는 검정 꼬불 털 하나가
변기위에 가지런히 날 치켜보고 있질 않나
바닥은 개미들이 줄지어 트레킹을 하질 않나
게다가 어설픈 베란다 비스무레한게 90년대 지어진 건물들의 화장실 문처럼 되어있질 않나...
게다가 저기 보이는 침대의 시트는
그 호텔에서느낄 수 있는 특유의 뽀송뽀송 서걱서걱한 그
감촉 좋은 시트가 아니라
수분은 잔뜩 함유하고 있는 후더업더업한 물먹은 시트 그 자체였다.
후우 속이 터졌지만 맥주에
내 맨 정신을 억지로 달래버렸다.
내가 이렇게 후진 숙소에 대한 썰을 푼 것은
다음에 얘기할 숙소가 참으로 지금에도 인상깊고 좋았던 숙소를
소개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앙증맞고 귀여우면서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미니호텔따위에선 느낄 수 없는
호텔을 소개하고자 하니 기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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