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여행 2] 발리에서 일 생겼으면 2

일상 속 여행/아시아 / 오세아니아 2009. 2. 3. 18:22
발리의 몽마르트 우붓



발리를 찾는 사람들이나 발리에 사는 사람들이나,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우붓을 뽑는다는데 그 이유는 바로 우붓이 발리의 몽마르트이기 때문. 우붓에는 갤러리도 많고 예술가도 많은데 이곳은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이곳이 주목 받게 된 건 바로 월터 슈피즈와 루돌프 보네라는 서양화가 덕이라지. 1920년대에 이곳을 찾은 두 서양화가가 발리에 유럽식 회화 기법을 알려준 것. 그 전에 발리의 회화는 주로 딱딱하고 엄숙한 스타일이었는데 그 일을 계기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우붓에는 뿌리 루끼산 박물관과 느까 박물관을 비롯해 느까 갤러리, 뱀부 갤러리, 아궁라이 갤러리 등 수많은 갤러리가 있다. 이곳에 가면 우붓 시장의 가격 비싼 모조화가 아닌 제대로 된 작품을 적당한 가격으로 살 수 있으니 체크!!! 참, 발리에서 물건을 살 때는 무조건 반으로 깎아야 한다는 사실. ‘무조건’이라기 보다 관광객 대상으로 물건 값을 배로 올려 받으니 깎고 보는 게 이득이라는 말이다.




곡선미가 돋보이는 화려한 발리 댄스




우붓이 인기 있는 이유는 바로 이곳에서 발리의 전통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물론 울루와뚜 절벽 사원에서도 전통춤을 볼 수 있지만, 우붓에 있는 왕궁의 야외 정원에서 열리는 전통 춤 행사는 그 어떤 춤보다 화려하고 이국적이라는 사실.



우붓은
100년 동안 발리 왕실의 대표 마을이었다.
지금도 여러 개의 왕궁이 남아있는데, 우붓 중심부에 있는 뿌리 사렌 아궁은 16세기에 지어진 곳으로 우붓의 마지막 왕이 살던 곳이다. 무료로 개방되는 이곳은 아름다운 정원과 테라스, 금장식으로 꾸며진 화려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왕족의 부와 명성을 자랑한다.





바로 이곳 왕궁의 바깥 정원에서 발리 전통 춤을 볼 수 있다.
그 중 눈 여겨 볼 것이 레공 댄스인데, 이 춤은 왕만 보던 귀한 춤이다. 약 100년 전부터 일반인들에게도 공개가 됐는데, 이제 레공 댄스는 우붓의 가장 대표적인 관광 상품이 된 셈이다. 발리 댄스 중 가장 화려하고 우아하니까. 발리 여자들이 가장 많이 배우는 춤이라는데, 라케스미 왕에게 잡힌 랑케사리 공주에 대한 이야기를 춤으로 꾸몄다지.

여러 명의 무희들이 가믈란에 맞춰 춤을 추는데, 가믈란은 자바 섬의 전통적인 악기들로 구성된 일종의 관현악단이다. 레공 댄스뿐만 아니라 바롱 댄스와 케착 댄스도 발리의 유명한 전통 춤. 이 춤들 모두 고대 인도의 서사시인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 이야기를 기조로 하고 있다. 라마야나는 코살라국 왕자인 라마의 파란만장한 무용담이고 마하바라타는 바라타의 자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소재로 한 이야기.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화려한 의상과 이국적인 음악이 무척 인상 깊다고.




바다와 강에서 즐기는 발리

발리의 바다는 푸껫이나 몰디브처럼 산호빛깔도 아니고 물 속에 아름다운 열대어가 사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파도가 세서 윈드서핑이나 바나나보트 같은 해양레포츠를 즐기기엔 안성맞춤이다. 그 중에서도 딴중베노아 비치는 스노클링부터 파라세일링, 바나나보트 등 발리에서 수상 레포츠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
  

 



바다에서 스노클링과 바나나보트를 즐긴다면 강에서는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
.
발리에서 래프팅은 주로 아융강에서 하지만 뜰라가와자강의 래프팅 구간은 다른 지역의 래프팅 구간보다 그 길이가 2배. 무려 15km로 2시간이나 래프팅을 할 수 있다. 뜰라가와자강 래프팅의 또 하나의 매력은 바로 열대우림의 빼어난 경관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리는 폭포와 무성한 야자수 나무, 타잔이 타고 다닐 것 같은 나무 줄기, 이름 모를 새 등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자연의 신비로움에 넋을 잃게 된다. 가끔 머리 위로 벌레나 뱀이 떨어지기도 한다니까 몸보신 하려거든 주머니 하나 챙겨보자~




심신을 달래는 스파의 천국

사람들이 발리를 신혼 여행지로 선택하는 건 아무래도 스파 때문이겠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마사지를 받으며 노곤해진 몸을 달래는 그 맛. 한 번 열면 멈출 수 없는 ‘치00’ 과자처럼 한 번 스파에 중독되면 도저히 잊을 수가 없지.




한국 연예인들도 발리에 마사지를 받으러 간다는데, 특이하게도 중국 황실 마사지가 발리에서 제일 인기란다. 다름 아닌 경락 마사지인데, 사실 발리에는 경락 마사지가 아예 없다. 발부터 얼굴, 두피까지 경락을 하는데 가장 특징적인 것이 장 마사지다. 복부를 부드럽게 마사지해서 장의 촉진을 돕는다나. 그러나 남에게 내 복부를 맡기는 일 따위, 있을 수 없지. 이 거대한, 이 장대한 지방을...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의 마지막은 주인공 셋이 모두 죽는 비극적인 결말이지만, 직접 가 본 발리는 그저 눈이 부신 곳일 뿐. 눈 부신 것들은 나와 다른 세계지만 그래도 뭐 발리니까 상관 없잖아~

 

(그런데… 왜 나는 발리에서 아무 일도 안 생겼던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