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회사 근처인 을지로에는 일본인들이 말 그대로 ‘넘쳐난다’.
엔고 현상으로 인해 일본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더니 정말이었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그렇지 않아도 대학 때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만났던 치아키상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노다메 칸타빌레>에 나오는 치아키 센빠이를 상상하면 오산...
치아키는 매우 다소곳하고 귀여운, 내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일본인이다. ^^
일본 관광객이 정말 많이 온다고는 하더니, 치아키도 휴가를 내고
며칠 동안 한국에 온다는 소식을 전한 것이다.
으왓 이게 얼마 만이람!
치아키 역시 욘사마 배용준의 거리(명동;) 구경을 하고 싶다고 해서 점심 시간을 틈타 그녀를 만나러 갔다.
만났을 땐 이미 손에 각종 봉지를 바리바리 들고 있었다.
뭘 그렇게 샀나 봤더니 가족, 친척, 친구들의 일년 치 화장품은 산 것 같았다.
또 일본 유명 연예인인 잇코상이 방송에 나와 추천한 한국 화장품은 인기 초절정이란다.
치아키와 함께 오랜만에 명동을 돌아다니면서 계속해서 나는 "우와 우와..."
물 반 고기 반...이 아니고, 한국인 반 일본인 반. 여기가 명동인지, 시부야인지. @_@
일본 관광객이 많다 보니 일본어로 된 설명서는 기본이고
종업원들도 모두 일본어 능력자! 스고오오오이!
화장품뿐만 아니라, 일본에는 잘 없는 유자차며, 김을 한 가득 사갔다.
그리고 일본에서 활동 중인 윤손하가 방송에 나와 맛있는 과자라며 무척 좋아한다고 했던
‘버터 와플’을 박스 채로...
우아, 굉장한 영향력.
치아키는 내내 핸드폰을 들고 다녔으나 절약 정신(!)이 철저히 몸에 배어있는 그녀에게
핸드폰 용도는 사진을 찍거나 가끔 급한 용무에 문자를 보내거나 하는 정도였다.
일본인의 절제된 로밍 생활을 아주 살짝 들여다 볼 수 있었다는 흐흣 ^^;
신나게 쇼핑을 하고 난 후 치아키상이 한국에 오면 꼭 먹고 싶었다는 삼계탕을 먹으러 갔다.
그 곳 역시 일본 관광객들의 ‘머스트 고 플레이스’ 였나 보다.
“혼또우니 오이시이이이!” 를 외치며 어찌나 맛있게 먹던지.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러 스타벅스로 갔는데 역시나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일본어.
아예 일어로 된 메뉴와 일본인 담당 종업원이 따로 있었다.
우와...진짜...무서울 정도@_@
아, 치아키를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너무 반갑긴 했지만
나도 일본에 가고 싶은데... 그렇게 되려면 엔화가 한참... 떨어져야... 쿨럭.
그래도 3월이니까 힘내보자고 스스로 위로해보는 노민.
간밧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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