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여행] 폴란드의 옛 수도 크라쿠프(Kraków)와 중앙광장에서 열린 부활절 시장

1978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12대 문화유산이자, 2007년 관광객 통계에서 파리를 제치고 유럽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은 도시로 선정된 곳! 어디일까요? 바로 약 500년 동안 폴란드의 수도였던 '크라쿠프(Kraków)'입니다. ^^ 규젤포포님은 4월 8일이었던 부활절을 앞두고, 크라쿠프에 가서 부활절 시장도 구경했다고 합니다 : )  폴란드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크라쿠프! 여러분께도 소개해 드릴게요~

글/사진: 규젤포포

폴란드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저는 2002년 월드컵 때, 조별 예선 첫 경기였던 한국 vs 폴란드 전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이외에도 안네의 일기, 아우슈비츠, 세계 제2차 대전의 비극들이 떠오릅니다. 그래서인지 폴란드의 첫인상은 좀 무겁고, 어두운 느낌이었어요.

크라쿠프는 11세기부터 16세기까지 약 500년간 폴란드의 수도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독일군이 주둔하여 역사 유적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는데, 이 때문인지 1978년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 12대 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답니다.

밤에 보면 더욱 아름다운 바벨 성

비내리던 밤, 바벨 성의 모습

해가 진 다음 크라쿠프에 도착해서, 야경이 아름답다는 바벨 성으로 향했습니다. 바벨 성에는 성당이 하나 있는데, 누가 봐도 관광객인 우리 일행은 입장을 거부당했어요. 아마도 경건히 미사를 드리는 중이었나 봅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시 숙소로 향했지요.

크라쿠프 중앙광장 지도

아침 일찍 호텔에서 제공하는 폴란드식 조식(햄, 치즈, 빵이 주된 식사)을 먹고, 크라쿠프에서 꼭 봐야 하는 관광 명소인 크라쿠프 중앙광장(Rynek Growny, 리네크 광장)으로 출발했습니다.

크라쿠프 시내 모습

중앙 광장으로 가는 길!

크라쿠프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 부활절 휴일이라 상점 다수가 휴점 상태

천 년의 세월을 지켜 온 성 아달베르트 성당

중앙광장으로 향하는 관광객을 가장 처음 맞이하는 이 작은 건물은 성 아달베르트 성당(St. Adalbert Church)입니다. 1,000년이나 되었으며, 크라쿠프에서 가장 오래되고 작은 성당으로 스무 명만이 미사를 드릴 수 있습니다. 안이 정말 아담하답니다.

종탑의 높이가 다른 성 마리아 성당

성 아달베르트 성당를 지나, 광장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을 사로잡는 건, 좌우 탑의 높이가 다른 성 마리아 성당입니다. 대부분 건물은 양쪽을 똑같이 짓는데요. 종탑의 높이가 다른 데는 이야기가 하나 숨어있습니다.

가까이 서 본 성 마리아 성당

이 성당의 전설에 의하면, 주교가 형제 건축가에게 두 종탑의 건설을 맡겼는데, 기초를 튼튼히 지은 형에 비해 동생은 빨리, 높이 지으려고만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생의 탑이 형보다 높이 올라가기는 했지만, 자주 문제가 발생하자 동생이 형을 질투해 형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했다는 이야기에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종탑의 높이가 다른 채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더 높은 탑에서 매시 정각에 나팔수가 부는 나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옛날에 한 나팔수가 탑에서 적이 침략해오는 걸 발견하고 나팔을 불었는데요, 평소에 불던 '헤이나우'라는 짧은 성가를 다 불기 전에, 적이 쏜 화살에 맞아 죽었다고 합니다. 그 후, 그를 기리기 위해 매시간 그가 불던 부분까지만 나팔을 부는 전통이 생겼고요. 실제로 연주가 진행되다가 갑자기 딱 끊기는데요. 아마 이 이야기를 몰랐다면 정말 의아했을 겁니다.

폴란드의 민족시인 아담 미츠키에비츠(Adam Mickiewicz)의 동상이 있는 중앙광장

크라쿠프는 한 나라의 옛 수도답게 큰 광장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 광장은 유럽에서 두 번째로 넓은 광장이라고 합니다. 가장 넓은 광장은 이탈리아 베니스의 산마르코 광장이라고 하네요.

중앙광장에 있는 14세기 직물회관. 당시 직물을 교역하던 곳, 현재는 박물관 및 기념품 상점으로 사용

진한 베이지색 건물은 직물회관으로 1층은 상점, 2층은 국립박물관 일부입니다. 제가 갔을 때는 부활절 휴가 기간이라 직물회관은 영업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광장에 부활절을 맞아 시장이 열렸는데요. 다양한 소품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직물회관 뒤로 보이는 시청사가 있던 자리에 남아있는 탑. 국립박물관 분관으로 사용 중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건물들. 현재 1층은 상점, 그 위로는 거주용으로 사용

광장에 펼쳐진 부활절 시장

다양한 기념품과 소품을 파는 가게

아기자기한 소품 덕에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던 부활절 시장

부활절을 맞아 계란이 바구니 가득 담겨있는 모습!!

식탁보, 쿠션 커버, 리넨 등을 판매하는 가게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컵

시장을 구경하다 출출해지면, 맛있는 간식도!

남자들의 시선을 끌었던 대장간

전날 비를 뿌린 하늘이 잔뜩 찌푸린 상태였지만, 어릴 적 책으로만 읽던 안네의 일기 속 폴란드를 이렇게라도 만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참, 폴란드는 아직 유로화를 쓰지 않아서 조금 불편하지만, 그 덕분에 물가가 오르지 않아 10,000원이면 꽤 괜찮은 레스토랑에서 코스요리를 먹을 수 있답니다.

잠깐 느낀 크라쿠프는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나라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7년 관광객 통계에서 크라쿠프는 파리를 제치고 유럽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은 도시로 선정되었답니다! 여러분도 유럽인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크라쿠프의 매력을 직접 방문해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