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보러 갈래?
어떤 거?
<오당신>.
응? 그게 뭔데?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몰라?
영화랑 같은 스토리야? 당신이 잠든 사이 사랑에 빠져?
아니거등……. 암튼 재밌는 거야. 볼래?
응!
이렇게 해서 보러 가게 된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 것처럼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와 같은 스토리냐며 헛소리를 해댄 노민을 친히 끌고 가준 친구에게 이 자리를 빌어 무한 감사를 전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마디로…… 너무너무너무 재밌어요!! ㅜ_ㅜ정말 오랜만에 마음껏 웃고, 두 발을 굴러가며 즐거워했던 두 시간이었답니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가톨릭 재단에서 운영하는 무료 병원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날, 반신불수 환자 ‘최병호’가 감쪽같이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그리고 있답니다. 기부금을 받기 위해 연말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병원 환자들을 출연시키기로 했던 병원장 베드로 신부는 최병호가 사라지자 매우 당혹해하며 같은 병실을 쓰는 환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을 추궁하기 시작하죠. 그 과정에서 알코올 중독인 정숙자, 치매에 걸린 할머니 이길례, 갓 봉사를 시작한 병실 키퍼 김정연 등 그와 같은 병실을 쓰는 사람들의 숨겨진 사연이 드러나게 됩니다. 과연 당신이 잠든 사이, 이곳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추리극처럼 흥미롭고 탄탄한 스토리에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와 출중한 노래실력, 그리고 무엇보다 3분마다 빵빵 터뜨려주는 가공할 웃음폭탄까지! >_< 재치 넘치는 대사와 상황을 극 내내 끌고 가는 것도 놀라운데, 웃음 적중률까지 높아요. 오죽 했으면 같이 갔던 친구는 ‘아, 이 대사 다 외워서 술자리 같은 데서 써 먹고 싶다…’는 감탄을. ㅎㅎ
무엇보다 노민이 반한 것은 재간둥이 베드로 신부! 어쩜 캐릭터에 그런 반전이 숨어있을 수가. ㅋㅋㅋ 집에 돌아와 공연 후기를 읽어봤더니 저 말고도 격하게 베드로 신부를 편애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여러분도 직접 보신다면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거예요. (참고로 <남자의 자격> 합창단에서 와우맨으로 유명해진 ‘최성원’님이 베드로 신부로 분하고 있습니다. )
<오당신>은 2005년 자그마한 소극장에서 시작해 2006년 쟁쟁한 대형뮤지컬들을 제치고 제12회 한국뮤지컬대상 최우수 작품상, 작사, 극본 상을 수상했답니다. 소극장 창작 뮤지컬로는 보기 드문 깊이 있는 구성과 탄탄한 음악은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고 평단으로부터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찬사를 받았다고 해요.
뮤지컬을 보고 나오며, 연말에 <오당신>을 데이트 뮤지컬로 예매해두면 커플이 안 될 수가 없겠다고, 친구와 수다를 떨었더랬어요. 2시간 동안 엔돌핀이 마구마구 샘솟아 극장 문을 나서는 기분은 더 없이 좋고, 가까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극 중의 대사나 상황을 복원하다보면, 서로 어깨를 치며 웃지 않을 수 없을 거예요.. *U_U* 좋은 ㅣ억과 연관된 사람은 좋은 이미지로 남기 마련!
연말 데이트를 고민하는 커플, 애인 없이도 얼마든지 즐거울 수 있는 우리 솔로들, 엄마아빠와 오랜만의 뮤지컬 나들이를 하고 싶은 착한 아들딸,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두 시간 뒤에 두 배로 행복해져서 나올 거라고 확신합니다!^-^
+ 12월 31일까지 대학로 예술마당 2관에서 공연합니다~

'일상 속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래만큼 커다란 소망우체통, 1박 2일에 나온 간절곶 (0) | 2010.12.06 |
---|---|
Tweetake, 내 트위터 내용을 저장하자! (0) | 2010.12.01 |
성신여대 앞 "콩 카페", 또 가고 싶어지는 그곳 (2) | 2010.11.26 |
볕좋은 오후, 낙산공원+이화벽화마을로 떠난 나들이 (0) | 2010.11.24 |
늦가을의 길상사, 고요하고 애틋한 풍경 (0) | 2010.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