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행 19 - BC페리 타고 휘슬러로!

일상 속 여행/미국 / 캐나다 2010. 8. 18. 11:03
빅토리아에서 휘슬러로 가는 방법은 조-금 까다롭습니다. 빅토리아에서 BC페리를 타고 밴쿠버 호슈베이에 내린 후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거든요.

그니까 보통은 빅토리아에서 밴쿠버를 갔다가 밴쿠버에서 휘슬러를 가는 식으로 루트를 짜는게 좋아요. 저는 요새들어 차멀미가 심해졌는데 이 날 거의 지옥을 맛보고 왔...그러나 가는 길 내내 경치만은 정말 끝-내줍니다!




BC페리를 타기 위해 차를 타고 밴쿠버아일랜드를 가로질러 나나이모까지 가야 합니다. 
가는 길에 시간이나 기타 여건이 된다면 벽화마을로 유명한 슈메이너스, 토템폴로 유명한 던컨 등을 들를 수도 있겠죵. 밴쿠버아일랜드가 지도상에선 되게 작았는데 생각보다 큰 섬이더라구요. 빅토리아에서 나나이모까지 가는 길 동안 끝내주는; 멀미에 전 거의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고...


선착장 앞, 주욱 늘어서있는 캠핑차들~ 페리 출발시간에 맞춰 대기하는 동안 멀미를 진정시키기 위해 산책을 잠깐 했습니다. 선착장엔 그닥 볼 건 없어요 ㅎㅎ




주차되어있는 차들을 보니까 번호판이 참 예쁘더라구요. 주별로 다른 색이라든가 그림이 들어간 것도 신선했고... 위는 앨버타주, 아래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번호판이에요.



드디어 페리탑승~ 페리는 생각보다 무지 컸어요. 날씨가 꽤 추운 편이었는데 바람까지 엄청나서 실외에 있으면 바람 때문에 얼굴이 아플 지경...근데도 공기도 좋고 경치도 좋아서 안에 들어가있기 아까워서 저도 꿋꿋하게 실외에!




전 바람을 피해 이러고 있었습니다. 저 말고도 어떤 사람이 오렌지색 점퍼입고 이렇게 하고 있는데 꼭 사우스파크 속 케니같은 거예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우왕 케니같다...고 중얼거렸는데 그걸 어찌어찌 들었는지 '너도 케니 같아'하면서 낄낄대며 지나가더라구요. 음. 셀카를 찍어보니 정말 케니같군요. ㅋㅋ 




그렇게 케니처럼 빨빨대며 갑판을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데! 갑자기 탄성+함성이 들리면서 한 쪽으로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가는 거예요.

어 뭐지뭐지 하면서 저도 달려갔는데 고래가! 고래 떼가 보였어요! 우와~ 신기하다. 웨일와칭투어 안 해도 이렇게 고래를 보네-하며 감탄하느라 사진 찍는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ㅠㅠ 사진은 멀어지는 고래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보내며 찍은 것. 집중해서 마음의 눈으로 보면 고래가 보입니다! 

요즘은 동해에서도 이런 고래 떼를 볼 수 있다는데... 전 태평양에서 미리(!) 보고 왔습니다. 사진을 보니 제가 만났던 고래 떼만큼이나 엄청난 수의 고래들이던데... 언젠가 한국에서도 '동해 삼척 고래 관찰 투어'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쪼오끔 듭니다.




BC페리는 실내도 꽤 큽니다. 실내에 앉아 창문을 통해 바깥 구경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이따금 낮잠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저는 괜히 빨빨빨빨대며 요리조리 돌아다녔어요. 페리 안에는 기념품 샵, 카페 등이 있습니다.




기념품 샵에서 팔고 있던 BC 페리 모형! 어린이들에게 기념이 될만한 장난감이었어요. 이 외에도 작은 서점도 있고 슈퍼도 있습니다. 은근히 있을 건 다 있어요.




이 날 날씨가 진짜 좋았어요. 하늘도 높고 구름도 적당하고- 사방이 산이고 바다라 풍광도, 공기도 너무너무 좋고!

몇 시간 동안 차 타느라 꾸질-했던 몸과 마음이 바람에 맑게 씻겨가는 기분꺼정 들었어요. 저만 이런 건 아닌지 다들 추운 바람에도 불구하고 일광욕을 위해 갑판에 나와있었습니다. 

아예 옷까지 훌렁 벗고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구요. 한참을 따뜻한 햇살과 상쾌한 바람에 취해 일광욕을 하고 있자니 어느새 밴쿠버 호슈베이에 다 왔습니다. 휘슬러까지는 여기서 또 차를 타고 한참을 가야 해요.




밴쿠버에서 휘슬러로 가는 길인 99번 고속국도에는 '씨투스카이(Sea to Sky)하이웨이' 란 별명이 있습니다. 밴쿠버 북쪽인 호슈베이의 사운드(호수처럼 잔잔한 바다를 사운드라 부른다 합니다)를 끼고 달릴 때 마주할 수 있는 멋진 풍경 때문인데요. 그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차의 왼쪽에 타야 한다 해요~ 밴쿠버로 휘슬러를 갈 때 기준이니까, 휘슬러에서 밴쿠버로 갈 땐 차의 오른쪽에 앉아야 합니다. (이러나 저러나 여기서 시작된 멀미는 절 또다시 힘들게 만들어서; 제대로 경치 구경을 못해 아쉽습니다.. ㅠㅠ)

밴쿠버와 휘슬러는 약 115km 떨어져있습니다. 서울에서 대전 가는 것보다 쪼오끔 가까운 정도예요. 캐나다가 크긴 크죠? 같은 주 내의 도시를 이동하는데도 이렇게나 오래 걸릴 줄이야... 




렌트카를 이용해 가는 것 외에도 버스나 기차를 이용해서 갈 수도 있습니다. 버스는 밴쿠버 다운타운의 퍼시픽센트럴 역에서 그레이하운드 버스가 하루 8회 운행하고 있습니다.

요금은 편도로 CAD 19~30달러 정도. (학생요금이 19부터인걸로 알고 있어요.)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휘슬러에 바로 가는 편도 있습니다. 프리미터 휘슬러 익스프레스가 운행하고 있어요. 요금은 왕복 CAD 107달러 정도입니다.

www.greyhound.ca 
www.perimeterbus.com 
자세한 내용은 이 사이트를 참고!

기차는 휘슬러 마운티니어의 '휘슬러 시투스카이 클라임' 패키지를 이용할 수 있어요. 하루 1회 출발하는데 소요시간은 약 3시간 정도입니다. 요금은 일반형과 고급형에 따라 달라 지구요 120달러부터 시작된다고 해요. 참. 운행은 5월부터 10월까지밖에 하지 않으니 출발 전 기간체크를 꼭! 하셔야 합니다.

www.whistlermountaineer.com 
역시 자세한 내용, 예약방법 등은 여길 참고해주세요~




멀미에 쓰러지기 전, 드디어 휘슬러 도착!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세워진 휘슬러는 꼭 에버랜드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무대기도 했던 휘슬러는 겨울 스포츠의 메카기도 하지만 4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가 많습니다.
뭐뭐가 있는지는 요 담에 알려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