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여행 17 _ 완전 소녀취향! 정원의 도시 빅토리아

일상 속 여행/미국 / 캐나다 2010. 8. 12. 16:46


빅토리아는 '정원의 도시'란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별명에 대해 별 부연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도시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거대한 규모와 아름다운 조경을 자랑하는 부차트 가든이 있고, 또 도시 곳곳에 크리스탈 가든, 비컨힐파크 등 잘 가꿔진 정원과 공원이 많아요. 또 도시 곳곳에 꽃이며 나무가 많이 심어져있어 돗 전체가 하나의 정원같은 느낌도 듭니다.




향기롭고 한가로운 이너하버의 오후. 밝은 햇살과 색색의 꽃들이 어우러진 도시 풍경이 정말 사랑스러웠어요. 빅토리아가 소녀취향의 도시임은 분명합니다. 하하.




주의사당 앞 잔디밭에선 일광욕하며 요가를 하거나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입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과 쾌청한 기온, 선선한 바람이 어우러진, 정말 최고의 하루였어요. 저도 풀밭에 벌렁 누워 일광욕하는 거 참 좋아하는지라 계속 갈등했습니다. 풀밭에 누워 쉴 것이냐, 아니면 쪼오-끔 더 돌아볼 것이냐... 잠시 고민하다가 좀 더 돌아보기로 결정! 여기보다 좀 더 맘에 드는 장소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구요.




빅토리아의 길 곳곳엔 향기가 가득합니다. 신경써서 가꾼 듯한 집 안 정원에 핀 오묘한 색깔의 갖가지 꽃들도 예쁘고, 길가에 아무렇게나 핀 색색깔의 꽃들도 예쁘고... 빅토리아는 봄부터 가을까지 도시 곳곳에 꽃이 가득가득하다고 해요. 과연 정원의 도시, 꽃의 도시란 별칭을 가질만 합니다. 꽃은 참 신기한게... 그저 피어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장소가 화사하게 빛나보이도록 만들어줘요. 그래서인지 제 기억 속 빅토리아는 화사하고 아름다운, 향기로운 도시로 이미지가 확 박혔어요.




둘러둘러 가다보니 비컨힐 파크가 보입니다. 비컨힐 파크는 에밀리카 생가에서 걸어서 7~1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있어요. 이너하버에서도 10~15분 내 거리입니다.
 
공원이 워낙 커서 돌아보는데 한참 걸리니까 전체를 다 둘러보는건 어려울 거예요. 저는 산책한단 기분으로 천천히 둘러봤습니다. 공원이라고 하기엔 워낙 규모가 커서, 꼭 숲에 온 기분이었어요.




공원에는 키 큰 나무들이 늘어져있고- 온갖가지 꽃이며 풀들이 수풀을 이루고 있어서 평소 제가 가던 공원들과는 색다른 분위기가 났습니다. 정말 숲이 '우거져'있어요. 인력거로 공원을 돌며 관광 안내 해주는 코스도 있나봐요. 저는 저런 프로그램보단 제가 직접 자전거 타고 다니고 싶어서 자전거 대여소를 찾았는데 못찾았습니다. 밴쿠버에서 스탠리파크를 가보지 못했기에 빅토리아의 비컨힐은 꼭 자전거로 한바퀴 돌아보고 싶었던지라 쪼오끔 많이 아쉬웠어요.




나무들이 워낙 거대하고 수풀이 우거져있어 동물들도 많이 살겠구나-했는데 청설모 발견! 청설모들은 꽤 흔히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이름모를 새들이 많이 보였어요. 키 큰 나무들이 쭉쭉 뻗어있는 숲을 보고 있자니 어딘가에서 사슴이 톡, 튀어나올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꼭 어렸을 적 읽었던 서양 전래 그림동화책 속 숲 같았어요.




적당한 자리찾아 산책을 가장한 방황하던 제가 털퍽, 자리 잡은 곳은 비컨힐 파크 한 가운데의 잔디밭~
 
몇몇 분이 명당에서 일광욕하고 있는 걸 보며 아흐 나도 쉬고싶다아-하던 차에 적당한 곳을 발견하고 털퍽, 엎어졌습니다. 기념으로 셀카도 찍고 놀고 있는데 저-만치에 있던 언덕에서(정말 꽤 멀었어요. 150~200미터 정도?) 일광욕하던 분이 가까이 와서 한 컷 찰칵! 

제가 셀카 찍고있는 걸 멀리서 보고 있었는데, 이럴 땐 남이 찍어주는 사진을 남기는게 좋다면서 자기도 잔디밭에 엎드려 흔쾌히 찰칵! 셔터를 누르더라구요. 자기 몸 아끼지 않는 훌륭한 찍사 덕분에 좋은 기념 사진 한 장 건졌네요 ㅎㅎ
 
캐나다 여행하는 내내 친절한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났어요. 이따금 혼자 여행하면 무섭지 않냐는 질문을 받는데, 캐나다에선 내내 친절한 분들만 만나서 그런지 무섭거나 불편한 점 없이 정말 즐겁게 잘 다녀왔습니다. 특히나 빅토리아에선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기억 뿐이에요. 예쁜 꽃, 좋은 날씨, 친절한 사람들...
 
참. 여기서 셀카 찍다가 왠지 혼자만 보기 아까워서 꽃 사진이며 풍경사진을 부모님께 멀티메일로 보냈는데 무지 좋아하시더라구요? ㅎㅎ 꼭 여행지에서 그림엽서 받은 기분이었다면서 소녀처럼 좋아하셨어요. 나중에 여행 가서 좋은 풍경 만날 때 사진 찍어서 바로 전송해보세요. 
 
다만 사람에 따라 '야 너 지금 염장 지르냐?'란 반응이 돌아올 수도 있다는 거~ (가끔 복수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몇시간 전 런던에서 날아온 멀티메일에 지금 여행병 도졌어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