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도쿄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이 자주 질문하는 것 중에 하나가 하라주쿠와 오모테산도가 먼가요? 라고
하는 것이다. 잡부터 말하자면 완전 코앞이고 거의 같은 곳이라도 봐도 무리없을 정도이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하라주쿠를 중심으로 한 메이지진구와 오모테산도 라인이 도쿄여행 중 반나절 코스로 상당히 좋은 일정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적인 여행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코스는 ‘걷기를 좋아하고 아이쇼핑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반나절 코스.

하라주쿠역에서 내리면 바로 메이지진구로 들어 갈 수 있는 길이 있다. 메이지 진구는 일본의 근대화의 주역인 메이지 왕과 그의 부인을 모신 신사이다. 일본인들에게는 신성한 곳으로 평가되겠지만 우리들에게는 그다지 즐거운 곳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여행을 할 때 너무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즐기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본의 왕을 모시는 곳이야! 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일본인들이 마음을 열고 산책을 하거나 결혼식을 올리는 곳이야. 라고 받아들인다면 좀 더 폭 넓은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메이지 진구의 입구와 출구는 여러 곳일 정도로 엄청 넓다. 나무만 12만 그루가 심어져 있다니 대단하다.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나무의 크기는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도심 안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주말에는 일본 전통 혼례복을 입고 결혼식 사진을 찍는 모습들도 볼 수 있다. 놓칠 수 없는 빅 재미!! 나 역시 찾아간 날 볼 수 있었는데 일본드라마 롱베케이션의
여주인공이 떠오르던 순간
여행가기 전에 일본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은 여행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좀 더 분위기를 익힐 수도 있고 운이 좋다면 영화, 드라마에서 만난 장소를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로케이지를 찾는 여행 일정을 만들 수도 있고 득 되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는 것!
나 역시 감동적으로 봤던 영화 ‘태양의 노래’의 배경이 되었던 가마쿠라, 에노시마를 찾는 일정을 만들었었다. 재미있는 여행을 만드는 방법은 참 무궁무진하다 ^^ 일본인들의 일상과 함께 하는 메이지 진구. 하라주쿠를 찾는다면 꼭 한번 찾길 바란다!

하라주쿠역과 하라주쿠 메인 길인 다케시타도리를 가득메운 사람들. 정말 헉 소리가 절로 나온다. 하라주쿠 역은 사람들이 약속 장소로 잘 잡는 곳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사람들이 많았다.
주말이어서 하라주쿠 길은 인산인해. 난 엄두가 나지 않아 평일에 다시 한 번 찾았지만 일본에 왔다면 한번쯤 찾아보는 것이 좋은 곳이 하라주쿠 아닐까.

오모테산도는 하라주쿠 길이 끝나는 곳에서 오른편 큰 길로 나와도 되고 메이지진구 입구에서 바로 직진해도 나온다. 오코테산도 힐스는 2006년 2월 오픈한 최첨단 복합공간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를 맡아서 유명세를 탄 곳이다. 안도 타다오의 작품은 나오시마에서도 볼 수가 있는데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 일본인들이 죽기 전에 가야할 곳으로 꼽은 곳이기도 하니 일본 여행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나오시마를 가보시길! ^^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오모테산도 힐스는 지상, 지하로 6씩 되어있는 대형 쇼핑몰로 생각하면 된다. 혹시 우리나라 영등포의 타임스퀘어를 가보신 적이 있는지, 이곳의 내부와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는데 굉장히 독특하다.

난 쇼핑에는 별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산책할 목적으로 걸었다. 정말 세련된 곳인데 큰 대로변으로 이어진 매장들과 카페들은 걷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해줬다. 육교도 건너면서 이리저리 걸어보는데 이곳 역시 나무의 사이즈가 장난이 아니다.
메이지 진구 1시간, 하라주쿠 1시간, 오모테산도 힐스와 길 1시간-1시간 30분, 식사 1시간 4-5시간 정도 머물기 좋은 코스이다. 만약 좀 더 길게 잡고 싶다면 이어서 시부야와 다이칸야마까지 포함시켜 생각하면 되겠다. 오모테산도 힐스를 지나면 일본의 부촌이라는 아오야마가 나오는데 여기 역시 볼만한 것이 많다고 한다. 아, 그리고 이곳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 중 하나는 육교에서 내려다보는 것! 지상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쇼핑이야기가 나와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여행을 떠나서 이 쇼핑이라는 부분을 뺄 수는 없다고 본다. 작은 기념품 하나를 사도 쇼핑이니까. 난 대부분 주머니 가벼운 여행을 떠났었기 때문에 금액이 큰 물건을 사본 적이 없지만 자그마한 무엇인가라도 사면서 느낀 것은 사고 싶은 것이 생기면 여행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아주 큰 지출이 아닌 이상 사야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머릿속을 맴돌 경우가 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는데 정말 사고 싶었던 독특한 가방이 있었다. 영향을 줄 큰 지출은 안 되었겠지만 가난한 여행자에게 6000엔은 거금이었다. 600엔짜리 밥을 열 번 먹을 수 있다고! 라고 머리가 외치는 바람에 마음을 접어야했었다. 하지만 돌아와서 아무 때나 그 가방을 떠올리는 후유증으로 고생했다. ^^
재미로 넘길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여행을 떠났다면 물질적인 면에서나 시간적인 면 등에서 좀 더 나에게 관대해지라는 것이다. 사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냥 사고, 여행 계획에 이끌리지 말고 좀 더 머물고 싶다면 머물자는 것.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여행을 하게 되는 것 같아 첫 여행을 떠나는 분들에게 좀 더 여유로워지라고 항상 이야기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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