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런던,미국의 뉴욕, 그리고 홍콩에 있다는 마담 투소 밀랍인형 박물관~ 하지만! 캐나다 BC주 빅토리아에도 마담투소의 밀랍인형 박물관이 있습니다!

가운데에 있는 게 로얄 런던 왁스 뮤지엄의 브로슈어예요. 빅토리아에서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며 광고하고 있습니다.
사실... 로얄 런던 왁스 뮤지엄은 갈까 말까 계속 고민을 했던 곳인데요 '아무래도 가야겠다'고 맘을 먹게 된 건 저 브로슈어 때문이 큽니다.

로얄 런던 왁스 뮤지엄 브로슈어의 내부. 뭐...죠? 이 묘한 촌스러움과 키치함과.... 위화감과 어색함과... 그런데 또 묘하게 끌리는?ㅋㅋㅋㅋㅋ
촌스러운데 '로얄'이라는게 왠지 더 웃기고, 재밌고 해서 안 갈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또 밀랍인형 박물관은 나라별로 테마라든가 등장하는 인물이 다르잖아요.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사가 다르니까... 그래서 나름 재밌는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하고 달려가봤습니다!

아침 9시 30분 경의 로얄런던왁스뮤지엄. 이 날 아침 빅토리아 날씨가 정말 런던같았어요. 디킨스나 도일의 소설 속 런던이요. 회색 안개가 자욱한...이름도 빅토리아인데 날씨까지 영국같고! 야하~

요기가 왁스뮤지엄의 입구입니다. 왼쪽의 유니언잭, 그 옆의 캐나다 국기, 그리고 저~ 옆에 유니언잭에 뭐 그려진 거 처럼 생긴 깃발은 BC주 기예요. 이름이 '브리티쉬 콜롬비아'인만큼, 브리티쉬 냄새가 폴폴~ 입장료는 5달러였어요.
개관하자마자! 들어가서 제가 첫 손님이었어요~ 왁스뮤지엄 안에 가득히 들어찬 인형 사이, 숨쉬는 존재는 오로지 저 뿐이었습니다. 이거 은근히 무섭더라구요.
사람같이 생긴 인형들이 0_0 이러고 있는데 저 혼자 +_+하며 돌아다니고 있다는 게 꼭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건 영국왕실의 역사와 현재!

royal london- 이라는 이름답게 영국 왕실 인물 관련 밀랍인형이 전시되어있습니다. 언젠가 떠들러봤던 복식사 책을 떠올리며 오호 이 옷이 이런 패턴이군? 실제로보니 생각과는 좀 다르네...하며 인형이 아닌 의상을 주의 깊게 봤지요.
재밌는게, 이름을 보지 않아도 대충 누가 누군지 알겠더라구요. 입고있는 의상을 대표급 초상화에서 따온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초상화 속 얼굴과 옷이랑 밀랍인형이랑 대조해가며 보는 재미가 있어요.

멀리서 봐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엘리자베스 1세~ 영국 로얄 패밀리들 외에도 노벨상 수상자들이나 철학자, 과학자, 기타등등이 전시되어 있어요. 그 중에 제가 몇 개 기억에 남는 걸 추려보자면...
1. 미국 대통령들

초대 대통령인 워싱턴은 사진 속에서 문짝만 나온 저 옆의 마차에 타고 있습니다. 오바마는 아직 없어요. 업데이트가 쪼오끔 늦네요. 언제쯤 되려나... 모두 백인인데 그 사이에 오바마가 우뚝 서 있으면 새로운 기분이 들 거 같아요.
2. 인포아가씨

가장 그럴듯했던 밀랍인형은 이거예요. 인포언니인 줄 알고 말을 걸었는데... 헉 인형이어써 ㅇ<-< ...전 대체 어디다 말 한걸까요 ㅋㅋㅋ 맨 첨엔 좀 무서웠어요. 왜냐면 전 혼자였으니까! 진짜 공포영화 찍는 기분...
3. 나폴레옹

악감정(?)이 팍팍 드러나는 나폴레옹. 로얄 '런던' 왁스 뮤지엄이라서 그런지 프랑스의 국민 영웅을 무슨 험프티 덤프티마냥 만들어놨더라구요 ㅋㅋ
4. 캐나다 - 하키 = 0

캐나다의 하키영웅 Golden Howe의 밀랍인형. 캐네디언을 소재로 개그할 때 꼭 나오는게 하키예요~ 만화나 인형극 같은 걸 보믄 하키 채 들고 꽥꽥대는 모습이 꼬옥 나오더라그여... 유럽에 축구, 미쿡에 럭비가 있다면 캐나다엔 하키가 있다고 하지요. ㅎㅎ
5. 전쟁의 한 장면

이 부분에 대해 역사적 사실이나... 뭐 이런 건 전혀 모르지만 연출이 좋길래 찍어봤어요. 전우의 시체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과 널부러진 병사들의 등짝 등...애잔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캐나다에서 벌어진 전쟁이 소재인 거 같습니다.
6. 이런 밀랍인형도 있어요.

꼭 사람만 있는 건 아닙니다. 이런 밀랍인형도 있어요~디즈니 만화나 소설 속 주인공들을 소재로 만든 밀랍인형도 있습니다. 조명이 어딘지 공포스러운 앨리스. 특히나 저 뒤에 체셔고양이의 표정이 의미심장 합니다. 빨강머리 앤은 캐나다를 배경으로 쓰인 소설이라는데... 예쁜 아가씨가 된 앤도 있습니다!

키치함의 절정을 달리는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 ㅋㅋ HAPPY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표정이 무서워요!
7. 위대한 이들

위대한 작가들의 모임. 셰익스피어, 루디야드 키플링 등 미국과 영국의 대표 작가들 위주로 짜여져 있습니다.

철학의 리더들. 사진의 가운데가 공자라고 하네요.

미국의 16대 대통령인 링컨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모임 대신 요기에 있습니다. 테마는 '희망의 이름들' 미쿡대통령으로서의 링컨보다는 사상가이자 평화를 위해 몸바친 링컨이 더 가치가 있다고 여긴 걸까요? 희망, 평화, 인류의 안녕을 위해 몸 바친 이들이 모여있어요.
8. 캐네디언

BC주에 원래 살던 원주민들의 모습입니다. 지금도 BC주 곳곳에 이누잇족들의 각종 공예품 등으로 그들의 문화를 마주할 수 있어요.
9. 공포의 관

맨 첨에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개관하자마자 가서 여기에 오직 저 혼자 뿐이었어요. 그런데 이런 어두침침-한 분위기의 '호러' 스팟... 아마 다른 사람들과 같이 구경할 때 보다 50배 쯤 더 무섭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들어갔습니다.
조명까지 어두침침-한 것이 공포분위기가 엄청납니다! 거기다 여기선 소리까지 나요. 으악! 하는 비명소리나 웃음소리 같은게... 어두운 곳에 사람같이 생긴 밀랍인형들 사이에서 혼자 있으려니 좀 으스스하구 무서웠어요.
공포관의 전시물 중엔 잔인한게 대부분이라 요기엔 다는 못 올리겠고(전 심의규정을 준수합니다!) 따악 한 장만 올릴게요. 노민한테 이런거 올려도 괜찮냐...고 물었더니 징그러운 거 못보는 노민이 저얼-대 안된다고 엄포 놨어요. 흑흑..

공포관에서 가장 무난(?)했던 인형입니다. 테이블에 앉아있는 분 보이시죠? 이 분이 마담투소라고 합니다~

마담투소의 옆 쪽엔 요런 부스가 마련되어있습니다. 왁스헤드들이 선반에 주르륵 전시 되어 있어요.

창살 밖에는 이런 안내문구가! 버튼 누르고 나 사진 찍을래요~라고 말하면 잠시 후 스태프가 내려옵니다.그 안에 준비되어있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난 후, 관람을 마친 후에 입구 쪽 매표소로 가면 사진을 줍니다. 가격은 5달러~

저도 한 장 찍었지요~ 어떤게 제 머리인지 찾아보세요! 이런 사진 한 장 찍어보는 것도 은근히 기념도 되고 좋더라구요.
이른 아침에 혼자서'간 덕인지 어딘지 살짝 기묘하게 가라앉은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재밌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곳은 와글와글 할 때 보다 살짝 한산할 때 가보는게 더 재밌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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