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꺅, 이제 드디어 아르헨티나 전이에요! 아아.. 저녁 8시 반을 기다리며 흥분되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라도..... 너무나 즐거웠던 지난 그리스전 이야기를 해야겠어요. ㅎㅎ
여러분은 그리스전 경기를 어디서 보셨나요? 거리에서 마구 부둥켜 안으며? 집에서 가족들과? 축구하면 맥주~!라고 생각하는 노민은 친구들과 함께 호프집에서 축구를 즐겼답니다.

이맘때면 웬만한 술집 앞에는 '대형 스크린 완비!'라고 써 있으니 거리응원을 하기에는 힘이 부치고, 집에서 보기에는 기분이 나지 않는 사람들에게 (네, 접니다) 호프집 만큼 좋은 응원장소도 없죠. 하지만 역시 호프집에 응원 나서기도 만만치 않더라구요.
원래 가려고 마음 먹었던 치킨호프집에 7시쯤 도착했더니 자리가 없어서 사람들이 발걸음을 돌리고 있었어요. 이미 두 시간 전부터 손님이 꽉 차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세상에, 8시 반에 시작하는 경기를 5시부터 기다리다니! 치킨을 세 마리 먹고 2000cc는 마실 시간이로군요... 그래서 결국은 스크린도 있고, 자리도 있는 호프집을 찾아 비 오는 거리를 약 20분간 헤매야 했답니다. - _- 물론 결국 착석에 성공했죠.
자리를 잡고 앉으니 우리가 문앞에서 보고 들어간 ' 대형 스크린'은 사장님이 어디선가 급히 조달해온 듯한 TV를 테이블 위에 억지로 올려놓은 모양새였지만요. ㅋㅋ 덕분에 맨 뒤에 앉은 손님들은 보일리가 만무했습니다. 하긴 전반 7분만에 모두 일어나게 됐으니 그것도 그리 문제없었는지도. 아무튼 호프집에서는 재미난 이벤트를 하고 있었어요!
1. 승리팀 맞추기 - 서비스 안주
2. 스코어 맞추기 - 뭔가 기념품
3. 득점 선수 맞추기 - 잭다니엘 or 와인
세 문제 중에 하나를 골라서 답을 적으면 경기가 끝나고 답을 맞춘 테이블에 한해서 상품을 주는 이벤트! 처음엔 모르고 1, 2, 3번을 다 적었죠.
1. 대한민국 (당연히 이긴다에 배팅!)
2. 1:0 (현실적인 스코어)
3. 이청용 (음, 이런데다 캡틴 박을 적는 건 너무 쉽게 가는 것 같아서...)
그랬다가 세 개 중에 하나만 고르라기에 고민고민을 하다가 서비스 안주따위(?)에 집착할 순 없다, 와인 정도는 마셔주자! 하면서 3번을 골랐어요. 그렇게 경기가 시작되었죠. 전반 7분 이정수 선수의 골, 후반 7분 우리의 캡틴 지성팍의 골! 이로써 대한민국의 승리가 확실해져갈 때.. 어쩐지 우리 테이블은 이청용만을 목이 터져라 외치고 있었다는 ㅋㅋㅋㅋㅋㅋ
"아아악~~ 블루 드래곤 너의 파워를 보여줘 꺄아아아악~~ 3:0!! 3:0!!! "
하지만 이청용 선수는 잔디 구장을 열심히 뛰어 다니며 해맑게 웃을 뿐, 급기야 잠깐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허 감독님 블루드래곤을 교체하시고......
경기가 끝나고 우리 테이블을 제외한 주변 테이블에 푸짐한 과일 안주or 모듬소세지가 놓일 때 소박하지 못했던 배팅을 후회하며 술만 진창 퍼마셨다는 노민의 후일담이었습니다. 전 타짜는 못될랑가봐요.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저는 오늘 아르헨티나 전에도 배팅을 하겠어요! 여러분은 오늘 경기 어디서 보실 예정인가요? 노민처럼 내기도 하셨나요? *_*
축구 공화국이다 뭐다 일각에서는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이 응원열기를 보며 한편으로 우리가 참 낙이 없었구나 싶기도 해요. 점심시간에 식당을 가면 모두가 즐거운 얼굴로 월드컵 얘기 뿐이고 지루하게 이어지던 일상에서 17날 경기한다더라, 하며 기다리는 날도 생기고.
비 오는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거리로 나가 온몸이 흠뻑 젖어가면서도 소리 지르며 응원하고. 모두 같이 어울려서 이렇게 즐겁고 열광적으로 '미쳐 볼' 때가 또 있나요. 그러니 그냥, 이런 저런 걱정일랑 말고 뜨거운 6월을 뜨겁게 즐겨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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