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여행 3_끝이 보이지 않는 호수, 그들의 생활터전 툰레샵

일상 속 여행/아시아 / 오세아니아 2010. 4. 19. 11:25

캄보디아 국경 뽀이벳에서 앙코르왓트가 있는 씨엠리업까지 가려고 승차감이라고는 절대 없는 십 년은 넘은 자동차택시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엉덩방아를 수없이 찧어가며 달려간다.

높고 푸른 하늘 그리고 그림 같은 구름과 드넓은 논에 아무렇게 던져대는 모를 심는 사람들.

반대편에서 차가 지나가면 흙먼지로 자동차 앞 유리가 가득하게 채워지던 씨엠리엄으로 가는 내가 너무나 좋아하던 그 길이 이제는 포장도로가 되었다고 한다.

그들의 발전을 위해서는 참을 기쁜일인데 그 소식을 듣고 나는 왜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컸는지……




씨엠리업에 도착하여 숙소를 잡고 일몰을 보기 위해 툰레샵을 가기로 한다.

툰레 샵(Tonle Sap)

"맑은 물이 흐르는 강"이라는 뜻을 가진 호수 바다라고 해도 믿을 만큼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캄보디아 씨에리엄에 위치한 바다 같은 호수 툰레샵은 여행자거리에서도 밴을 타고 30분 이상을 가야했다. 툰레샵에 도착하니 바다와 같다는 말만 들었던 호수가 실제로도 어마어마하게 크다는걸 그냥 한눈에 봐도 짐작할 수 있었다.




보트로 이동하여 일몰을 보기 가장 좋은 곳으로 이동한다. 우리숙소의 매니저 티엔이 이날 우리의 가이드를 맡았다. 그의 영어는 알아들을 수 없는 발음의 연속이였고 그의 말을 알아들어보고자 신경을 곤두세우고 들었지만 결국은 머리만 아파와 귀를 닫아버리고 말았다. 내가 만난 캄보디아인들 중 가장 통통하고 가장 캄보디아인처럼 보이지 않았던 부유한 사람 티엔.




바다 같은 호수 툰레샵의 안으로 안을 1시간가량을 보트를 타고 들어가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바다를 호수라고 착각한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파도가 일지 않는 잔잔한 바다 같은 호수. 아시아에서 가장 큰 호수.

보트 피플의 수도 상당하고 수상마을을 이루어 학교도 병원도 가게도 교회도 식당도 경찰서도 모두 툰레샵위에 동동 떠 있다. 돼지가 응가를 보는 옆에서 식사를 마치고 툰레샵의 물을 한 컵떠서 마시는 사람들.

이 낯설고 신기한 장면들이 계속계속 내 눈앞에 펼쳐진다.




푸르른 빛의 툰레샵은 일몰도 장관이지만 햇살이 좋은 오후에 바라보아도 장관이다. 중국의 티벳고원에서 시작하여 라오스, 태국 국경과 미얀마 베트남을 흘러 캄보디아를 거쳐 다시 베트남의 호치민 남쪽의 넓은 삼각지를 만들어 돌아 남중국해로 빠져 나가는 아시아에서 제일 긴 강인 메콩강물이 우기시 남서 계절풍으로 인해 역류되어 툰레샵으로 흘러 들어와 서울 시내 20배에 해당하는 아시아에서 제일 넓은 호수로 만들었다가 건기 시기에는 호수의 물이 빠져서 면적이 줄어들어 공식상 아시아 2번째로 큰 호수로 되어버린다.


한마디로 정확히 호수로써는 아시아
2번째, 고여있는 담수호로는 아시아 최대를 자랑하는 툰레샵이 되는 것이다.




툰레샵에서 사는 사람들의 생업은 바로 어업이다. 바다도 아닌 호수에서 1억여 마리 종류가 살고 있어서 어획량이 풍부한 툰레샵은 이곳 주민들뿐만 아니라 캄보디아인들의 풍부한 수산자원과 농업용수를 제공해주고 있는 삶의 터전인 셈이다. 그물로 물고기를 잡던 어부들의 생계를 막는 기계를 이용한 대량 어획으로 툰레샵은 요즈음 아프다. 돼지, 닭을 수상가옥 한 편에 기르며, 똥 오줌도 호수로 보내고  호숫물로 사람들은 밥도 해먹고 식수로 먹어도 아무 탈없이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몇 해전 이 거대한 호수에서 나오는 물고기를 대량으로 잡는 사업으로 외국인들이
 와서 개발을 하기 시작하면서 예전에는 없던 병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자연을  파괴하면 그 무언가의 대가를 사람들에게 치루게 한다. 하지만 늘 애굿은 불쌍한 서민들이 당하는게 문제이다.




배를 개조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캄보디안 인들 보다는 주변국가에서 넘어 온 국적이 불분명한 사람들로 이들을 비엣 족이라 부른다. 국민 자체도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 국정불명의 사람들로 인해 캄보디아는 골치거리를 앓고 있다. 메콩강을 따라 베트남 보트 피플들로 한가득이 되어버렸다고 골치거리라며 고개를 저어대던 티엔.


이해할 수가 없었다
. 캄보디아까지 흘러들어온 베트남 사람들은 얼마나 찢어지게 가난했으면 캄보디아
툰레샵까지 흘러들어왔을까.




식수가 부족한  캄보디아는 건기에는 툰레샵 주변으로 집을 통째로 들고 이동하며 씨엠리업의 사람들의 생활를 유지하는 중요한 곳이다.




어업으로 생활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은 아이들을 이용해서 관광객들의 돈을 벌어드리는 걸로 생활을 이어간다. 갓난아이를 업고 “원달러”를 요구하는 아이, 목에 뱀을 두르고 다니는 아이들, 대야를 타고 다니는 아이들, 툰레샵에는 관광객들에게 다가오는 아이들의 원달러의 외침이 가득해진다.




식구들이 모두 나와  관광객을 잔뜩 실고 가는 보트를 향해 달온다. 딸은 타기에 몹시도 위태로운 작은 대야에 몸을 실고 아직은 엄마 품에서 응석을 부리고 떼를 서야할 작은 꼬마 아이는 보트의 노를 저으며 온다. 우리 보트가 그녀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작은 대야에서 손을 힘차게 흔드며 인사를 하던 소녀.




끝이 보이지 않는 호수, 하늘과 맞닿은 풍경이 고요한 천국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툰레샵.

우리 여행자에게는 더 없이 좋은 관광지이지만, 이 곳에서 살고 있는 이 들에게는 이 곳은 평생을 살아가야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아픈 삶의 터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