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시나요? 깨알 같던 급식의 추억~

일상 속 여행 2010. 3. 25. 00:55


12시 50분만 되면 책상 아래서 달달달, 초조하게 떨던 다리.

어느새 실내화를 야물딱지게 신고 습습후후 심호흡을(?) 하던 두 발.

이미 선생님의 말씀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리고.. 오로지 준비자세를 취하고 있던 선의의 경쟁자들.

드디어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
엉덩이에 로케트를 단 것처럼 급식소로 파바바바바박~! 달려가던
학창시절의 추억.
정확히는 급식의 추억! ㅎㅎ (..아아 체력장할 때는 엉덩이가 그렇게도 무거웠건만.)

다행히 세대차이를 덜 실감할 수 있는, 턱걸이(!) 급식세대였던 노민은,
점심시간에 회사식당을 이용할 때마다 종종 그 시절이 떠오른답니다.

2교시쯤, 급식소에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음식냄새가 교실에 닿으면
다들 오늘 반찬을 추리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혹은 견디는 마음으로 
3, 4 교시를 보내곤 했죠. 좋아하는 반찬이 나오는 날이면 더없이 룰루랄라~~~♪

좋아하지 않는 반찬들로 채워진 야박한 식단이 기다리던 날이면 세상만사 낙이 없던 그 기분.. ㅠ_ㅠ
급식소 아주머니들과 친분을 쌓아 맛있는 반찬을 더 얻어먹던 건 일찍이 세상 이치를 터득했던 것일까요. ㅎㅎ


그때에 비하면 회사식당은 여러모로 고마운 환경이죠. '-' 
A와 B로 나뉘어서 그날 그날 식단을 선택할 수 있는데다(이 얼마나 아름다운 양자택일입니까!),
식당 내
시설도 깔끔 반지르르~

아주머니들께서 작은 접시에 반찬을 나눠 담아 두시니까 좋아하는 반찬이면 몇 개를 집어도 OK!
(...아, 그렇다고 메추리알 장조림을 다섯 접시나 담으면 좀
눈치가 좀 보입니다...) 

노민은 물론 그럴 이유가 없지만 (잔반 따위 모르고 살아 온 지난 세월!)
잔반을 남겨도 천덕꾸러기 아이같은 기분은 느끼지 않아도 되는 어른 대우.

등등등. 회사 식당의 환경은 그 시절보다 훨씬 좋아진 것 같아요. '-' 이것이 어른의 기분~

하지만 재미와 즐거움이 덜한 것도 사실이에요. 가위바위보를 해서 맛난 반찬 몰아주기를 하거나,
급식소 인구밀도가 현저히 줄어들기를 기다려 남은 반찬을 더 얻어 먹던 모습 같은 걸 찾아볼 수가 없으니.
네, 물론 회사식당에서 이러면 좀 이상하겠지만요... (  __)

그러고보니 요즘 초중고등학교 급식은 옛날이랑 또 다르겠죠?

......예, 옛날이라니... 사실 이 포스팅을 하면서 학창시절을 돌아보니 
급식의 추억에서 너무 멀리 와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가물가물, 까마득..

어흑, 노민! 밥 먹으라니까 언제 이렇게 나이만 먹었니..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