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여행 1] 좀 더 특별한 런던을 만나다, 닐스 야드(Neal's Yard)

일상 속 여행/유럽 2010. 3. 24. 23:51



런던은 일 때문에 간 거라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진 못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바로 닐스 야드(Neal's Yard)!
런던에 오는 이들이 한 번쯤은 들르는 코벤트가든 근처에 위치해 있다. (정확히는 St.몬머스와 St.닐스 야드 사이)

표지판을 따라 좁은 골목으로 들어서니, 이름 그대로 작은 뒤뜰 같은 공간이 나타났다.  큰길에서는 도무지
짐작할 수 없는 곳이라, 마치 방금 지나온 좁은 골목을 통로로
전혀 새로운 세상에 들어선 기분이 들었다.
 
파스텔 톤의 고운 색감을 입은 건물들 때문에 그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 기분이 화사해졌다.
런던의 다른 거리들은 날씨 탓인지 더욱 모노톤으로 느껴지는데 이곳은 마치 런던 속 동화 마을 같다.
사람들이 소꿉놀이를 하기로
약속을 하고서 일부러 아기자기 꾸며놓은 것 같은 창문, 벤치, 상점들.



신이 나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다보니 친구가 보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어디 가게에 들어갔나 보다
곧 나오겠지 했는데 10분, 20분이 지나도
감감무소식! 그제야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난 이대로 길을 잃는 건가..........
하기엔 이제껏 먹은 나이가 아깝고,
사진 찍는다고 가방을 친구한테
건네는 바람에 지갑이며 오이스터 카드(런던 교통카드)가
모두 친구한테 있다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

이렇게 되면 어디서 만나야 하는 걸까?!
친구 집? 오후에 가기로 한 공원?
아아아… 네가 블로그에 올릴 에피소드 만드려고
기어코 사고를 치는구나. ㅠ_ㅠ

눈앞에 캄캄해지는 순간, 어디선가 낯익은 벨소리가 울렸다.
두리번거리는데 지나가던 신사가 어깨를 톡톡 건드리며 내 주머니를 가리킨다.
…………………흑… 그러고 보니 나에겐 핸드폰이 있었다!!

폴더를 열자마자 들리는 친구의 목소리. “노민!! 어디야!!”

왠지 해외에 나오면 핸드폰이 있다는 사실을 자꾸 깜빡하게 된다는 거.(…로밍팀에 있으면서 촌스럽게…)
아무튼 이렇게 나의 시답지 않은 에피소드는 끝이 났다. (하지만 그 후로도 두리번거리다 길을 잃을 뻔 하거나,
정신 차려보니 낯선 곳에 있기
일쑤였다는 사실을 살짝 고백... ㅠ_ㅠ
아~ 길 찾는 더듬이는 어디서 파나요!)





아무튼~ 다시 닐스 야드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이곳에는
작은 카페와 레스토랑, 샐러드 바, 유기농 제품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모여 있다.

천연화장품을 판매하는 ‘닐스 야드 레머디’(Neal`s Yard Remedies)와
전 세계 다양한 차를 모아놓은
‘티 하우스’(Tea house)는 선물을 구입하기에
알맞은 곳이라고 하니,
런던 여행 중 한국에 사갈 선물을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반가운 소식~

하지만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야외 테라스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
아침부터 일대 소동을 겪은 노민과 친구도 체크무늬 테이블에 앉아 달달한 카페모카를 마셨다.

바람은 살랑살랑, 커피는 달콤쌉싸름, 마음은 곰실곰실. 이것이 바로 여행의 여유구나~ 싶던 순간.
언젠가 다시 런던에 가게 되면, 꼭 누군가를 데리고 함께 오고 싶은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