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킹이며 싸이클링이며, 아웃도어 레저를 즐기는 독일인들처럼 여행하고 싶어 선택한 것은
산악자전거였다.
산악자전거에 대한 경험이 있냐고? 없다. 난 자전거도 제대로 못탄다. 유럽에서 자전거 여행을 하고
싶어 독일에 오기 전 한강에서 자전거를 빌려 몇번 달려본게 전부다. 그런 내가 산악자전거라니.
다름이 아니라 이곳이 산악지역이라서 그렇다. 리서제 호텔 Riessersee Hotel의 컨시어지 데스크에 갔더니 자전거를 빌려서 여행할수 있다길래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컨시어지를 담당하던 직원은
바이에른 전통의상을 입은 중년의 여성이었다. 산악 자전거를 한번도 안타봤다고 하니
조금 걱정이 되었는지 긴 스커트를 입은채로 시범을 보여주었다. 복잡하게 다 알필요는 없고
경사가 진 곳을 달릴때 체인을 조이고 풀어주는 센스가 필요한 것. 호텔 마당 앞에서 연습해보라고 해서
호텔 주변을 두어바퀴 돈 후 가르미쉬 파르텐키르헨 시내로 나가보기로 했다.
컨시어지 직원은 안전을 위해 안전모와 백팩을 빌려주고 지도를 손에 쥐어주었다.
친절한 그녀때문에 이 호텔이 더욱 맘에 들었다.
그렇다면 산악 자전거를 타고 알프스지역을 여행할수 있는지 살펴보자.
구글 위성사진으로 본 가르미시 파르텐키르헨의 모습. 독일 알프스의 중심도시이며 오스트리아 국경과 한시간 거리에 위치해있다.
A풍선이 떠있는 곳이 바로 호텔의 위치다.
사실 산악자전거를 타고 알프스를 탐험한다기 보다 산악자전거를 타고 알프스에서 내려와
시내를 탐험하는게 계획이었다. 화살표를 따라 내려가 추크슈피체슈트라세를
쭉 달려 아틀라스 포스트호텔을 지나 좀더 올라가면 마리엔플라츠가 있다.
그곳이 가르미시의 중심가다.
그리고 장트마르틴 슈트라세를 따라 쭉 올라가면 파르텐키르헨을 만날 수 있다
지도를 보며 독일알프스 - 가르미시 파르텐키르헨 자전거 여행 루트 반나절 코스를 짠 결과,
리서제호텔 -> 기차길 따라 천천히 달리며 주변 알프스의 목가적 풍경 즐기기 -> 장트마르틴 슈트라세따라 파르텐키르헨 탐험 -> 콩그레스센터앞에 자전거를 세우고 마리엔플라트가 있는 가르미시 시내 중심 걷기
-> 리서제호텔까지 운동 겸 쉬지않고 달리기
로 정했다.
호텔이 있는 곳에서 시내로 나가는 길을 내려다 본 풍경. 그리고 호텔에서 빌린 산악자전거와 가방.
꽤 높은 곳에 위치해있으므로 내려갈때 경사가 있다. 바퀴를 무겁게 해서 속도를 조절해야한다.
평온한 알프스의 풍경. 푸르른 농가를 달리며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가르미시파르텐키르헨은 예전 동계올림픽을 치뤘던 곳이다. 스키 점프로 유명한 곳이다.
듣자하니 고가의 첨단시설이 필요한 동계 경기 종목의 경우 독일이 꽉 잡고 있다고 하는데,
이들의 시설들을 보면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장크 마르틴 슈트라세를 따라 달려 만난 파르텐키르헨. 파르텐키르헨의 중심거리인
루드비히 슈트라세의 입구
루드비히 슈트라세는 클래식하다. 남부 알펜지역 특유의 프레스코가 돋보이는 알록달록한 건물들로
가득해 어디든 예쁜 사진 배경이 되어준다.
알프스 산맥과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어우러진 루드비히 슈트라세. 파르텐키르헨의 메인 쇼핑 스트리트다.
가르미시지역으로 출발, 가르미시 지역 메인스트리트가 시작되는 콩그레스센터.
이곳에 투어리즘오피스가 있다.
여기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쭉 한바퀴 둘러보면 좋다.
콩그레스 센터 옆에는 공원이 있다. 평화로운 공원의 모습
공원에서 나와 암쿠어파크Am Kurpark 거리의 활기찬 모습. 오버아마가우,
헤렌 킴제와 같은 다른 지역보다 더욱 젊고 생기있는 분위기다.
길을 걷다 발견한 유명한 콘디토라이 크로너. 나무의 나이테같은 모양을 가진 바움쿠흔
(해석하자면 나무케잌)으로 특히 유명하다.
이곳에서 커피 한잔, 케잌 한조을 즐기며 한낮의 여유를 즐겨도 좋다.
프레스코화로 장식된 예쁜 건물들로 가득한 가르미시 시내. 파르텐키르헨보다
좀더 현대적이고 규모가 크다.
암쿠어파트와 마리엔플라츠 거리에는 숍, 레스토랑 등이 가득하다. 그 중 독일의 건강빵,
다크브래드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아란Aran이라는 빵집을 꼭 들러볼 것. 다양한 스프레드,
치즈를 듬뿍 올리고 여기에 토마토, 파등을 올린 담백하고 깊은 맛의 빵을 맛볼 수 있다.
야외 테라스에 앉아 아란의 맛있는 빵과 카푸치노 한잔을 즐긴 후, 크로너에서 바움케잌을 사들고 다시 콩그레스 센터앞으로 돌아와 자전거에 올랐다. 호텔까지 쉬지 않고 열심히 달리면 약 40분.
자전거를 잘타는 이들이라면 30분이면 충분할 것. 호텔로 향하는 오르막길에는 체인을 풀어 바퀴를 가볍게 해야하는데, 경사가 만만치 않아 허벅지가 끊어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다리에 알이배길것 같아 결국 자전거에서 내려 밀며 올라왔는데 이마저 만만치 않았다.
뭐 그래도 괜찮다. 뜨끈한 사우나에서 노곤노곤하게 몸의 긴장을 풀어주면 되니까.
산악자전거는 알프스 지역을 제대로 여행하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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