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섬 남부에 위치한 홍콩에서 세 번째로 섬.
앨뷸런스 말고는 어떤 자동차도 지나다닐 수 없는 섬.
자연보호를 위해 3층 이상의 건물은 지울 수 없는 섬.
홍콩 느와르 영화의 주연, 홍콩 영화배우 주윤발의 고향인 섬.
외국인과 예술 종사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섬으로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를 이룬 섬.
여유로운 홍콩의 하루를 보내고, 맛있는 해산물 요리와 하이킹 그리고 수영도 즐길 수 있는 섬 라마섬
그러니까, 홍콩의 복잡함에 질려있을 때 라마섬으로 떠나자라고 마음을 먹었다.
역시나 일찍 일어났지만 늦장을 부리며 어슬렁 어슬렁 센트럴 페리터미널로 갔다.
날씨는 그 어떤 날보다 맑았고, 주말을 맞이해서 여행을 떠날려는 사람들로 센트럴 페리 터미널은 붐볐다.
라마섬은 용수완과 소쿠완으로 나뉘는데 페리터미널에서도 라마섬으로 가는 용수완과 소쿠완 페리로 나뉜다.

하이킹을 즐기고 레인보우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을 생각이였기 때문에
나는 용수완을 가는 센트럴 페리 터미널로 향했다.
센트럴 페리 4번 부두에서 출발 시간을 체크하고 페리를 기다린다.
홍콩의 북적임에서 벗어난다는 생각에 혼자임에도 설레이는 기분은 어쩔 수가 없다.

말 그대로 빨리가는냐, 적당한 속도로 가느냐가 다를 뿐.
2층의 자리에 잡고서 출렁이는 바다를 가로지르는 페리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마냥 신나기만 하다.
쾌속 페리를 타고 용수완에 도착하는 시간은 출발한지 25분 후.
그렇게 라마섬에 도착했다.

작고 큰 고깃배들이 둥둥 떠있는 라마섬의 풍경은 한적하다.
깨끗하다고는 말할 수 있는 바다는 아니지만 아기자기한 건물들에 둘러 쌓여있는
라마섬 용수완 페리 터미널에서 바라본 라마섬 마을은 어서 저 안으로
걸어들어가고 싶게 만드는 풍경이였다.

홍콩 현지인들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라마섬에서
즐기는 해수욕과 하이킹으로주말이면 라마섬에 많이 찾아온다.
혼자 온 이는 나뿐인가.
친구들 연인들 가족들끼리 찾아온 라마섬에서 그들 못지않게
이곳을 즐기고 가리라 마음을 먹고 발걸음을 옮긴다.

미꼬씨가 좋아하는 자전거가 웬지 이 곳과 잘어울린다.
오늘은 자전거 대신 튼튼한 내 두발에 의지하리라.
안녕 자전거!

열심히 낚시를 하는 사람들.
언젠가 나도 낚시의 재미에 한번 빠져보리라-
그래서 외국에서 한번쯤은 낚시로 고기를 잡아보리라-
작은 통통배에서 어부들과 웃으며 고기잡는 희열을 느껴보리라.

하이킹을 즐기는 라마섬은 곳곳에 표지판이 잘되어 있어서
표지판 대로 가면 길을 잃을 일은 전혀없다.
용수완에서 소쿠완으로. 소쿠완에서 출발하시는 분들이라면 소쿠완에서 용수완으로.
지저분한 벽들고 라마섬만의 매력으로 느껴진다.

용수완에서 출발하고 안으로 들어가면 섬답게 해산물 레스토랑이
사람들의 출출한 배를 채우고 가라고 손짓한다.
미꼬씨도 아침을 먹고 왔지만서도 낮시간이 되어서 출출하긴 하지만
소쿠완의 레인보우 레스토랑에서 해산물을 먹을 예정이므로 아쉽지만 이곳은 그냥 빠이빠이~

용수완의 골목골목에는 다양한 상점들이 있는데, 물건들이 생각보다 너무 이뻐서
하이킹을 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1시간 가냥 이곳에서 쇼핑을 하다가 미꼬씨도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다.
아기자기한 악세사리, 이쁜 아기옷들, 생활용품, 옷 등.... 쇼핑으로도 즐거운 용수완 골목골목.

용수완 메인 스트리트에서 만나는 아기자기한 레스토랑 북 웜(Book Worm)
책벌레....이름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들어가 본다. 실은 배도 출출하고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야외테이블까지 갖고 있는 북웜이지만 사실 아주 소박한 작은 레스토랑.

실내는 레스토랑 이름 답게 한쪽 벽에 책장을 마련해서 책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오래된 책들이 많아서 읽어볼 만한 것은 그닥.
유기농 채식 메뉴가 주로 있어서 웰빙의 바람이 이곳에까지 불었나 싶겠지만,
실은 이곳도 상당히 오래된 나름 라마섬에서는 유명한 레스토랑이다.
10여개의 테이블위에는 생화 한송이를 꽂은 화병이 올려져 있어서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
칠판에 적힌 메뉴 글자가 참으로 독특하고 이쁘기까지하다.
구석구석이 아기자기함으로 가득 묻어나 있는 북웜

시원한 아이스 커피를 시켜놓고 가게 안을 구경한다.
주말에는 브런치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데 HK$ 60이면 샐러드와 갓 구운 호밀빵과 스프를 즐길 수 있다.
유기농 메뉴라서일까. 강한 맛은 없고, 먹으면서 뭔가 건강해지는 느낌이 드는건.....착각이겠지?
북웜(Book Worm)
오픈 월, 수-금 10:00~21:00, 주말 09:00~22:00
휴무 화요일 주중 주말 브런치 오픈타임~14:00
주소 79 Yong Shue Wan Main St., Lamma Island
전화 2982-4838
주말과 공휴일에만 주문할 수 있는 메뉴가 별도로 있어요~!

용수완 메인 스트리트 중반에서 왼편으로 수쿠완으로 향하는 하이킹 코스를 따라 올라가면
홍콩에서 만나던 곳과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하이킹 코스라고 해서 힘들지 않고, 천천히 올라가면 즐겁기까지한 코스로
미꼬씨는 슬리퍼를 신고 가다가 결국 슬리퍼를 벗고 맨발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슬리퍼를 들고 올라가는 미꼬씨와 마주친 사람들은 내 모습에 살짝 미소를 띄어준다.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니 이처럼 좋을 수가 있을까.
몸도 마음도 기분좋아지는 시간, 홍콩에서 느껴보려는 자유를 드디어 이곳 라마섬에 느낀다.

라마섬에서 즐기는 하이킹의 이름은 바로 "패밀리 트레일(Family Trail)"
용수완에서 출발하나 소쿠완에서 출발하나 하이킹 코스는 매한가지이다. 보통 1시간 30분 정도 소요.
출발한지 한 20분 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내 앞에 해변가가 펼쳐진다.
흥싱에원(Hung Shin Ye Wan)이라는 해변으로 물놀이를 즐기기에는 아주 놓은 해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샤워장, 탈의실등이 마련되어 있고 바베큐구역이 따로 있어서 식사를 해결할 수도 있다.

고운 모래, 그리고 알맞게 파도를 치는 바다.
나와 함께 하이킹을 시작했던 서양인 커플은 이곳이 목적지인듯 같이 온 이쁜 아이와 함께
바다를 보자마자 뛰어든다.
아쉽게도 수영복을 착용하지 않은 나는 그들의 물놀이를 감상하며 즐길 뿐.

깊지가 않아서 아이들도 모두 신나게 물놀이를 즐긴다.
나도 퐁당 물에 빠지고 싶지만, 내 카메라와 렌즈 그리고 갈아입을 옷이 없다는 이유로
그저 일광욕만 즐기고 파도를 피해 도망다니는 놀이만 즐긴다.
그래도 바다를 봐서 기분이 좋다. 기분이 정말 너무나도 시원하고 상쾌하게 좋다.

다시 하이킹을 하기 위해 걸음을 옮긴다.
2명이 나란히 걸으면 꽉찰 듯한 하이킹 산책로를 여전히 나는 맨발로 걸어 올라간다.
동남아 여행을 주로 즐겼던 나는 맨발로 땅의 기운을 느끼는걸 좋아한다.
물론 여기는 아스팔트이지만서도 불편한 슬리퍼보다는 맨발이 백배 편하다.
하이킹 코스마다 보이는 바다는......할말을 잃게 만든다.
고요한 바다 위에 고급스러운 보트들이 지나가며 물살로 그린 그림이 예술처럼 보인다.

아직 반도 못 간 나의 하이킹 코스는 그야말로 느릿느릿한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하이킹.
힘들면 쉬고, 멋진 풍경이 나오면 실컷 바라보고, 역시나 힘든 하이킹을 즐기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용수완에서 소쿠완으로 넘어가는 동안 만난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은걸 보면 말이다.
푸르른 하늘아래에서 미리 준비해온 물을 한 모금 마시며 날아다니는 새들을 바라본다.
나도 너희와 같이 날수 있다면.....
그럼 다시 소쿠완으로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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