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여행 28_코즈웨이 베이에서 즐기는 경마 해피 밸리(Happy Valley) 경마장

일상 속 여행/중국 / 일본 2010. 3. 11. 20:12

코즈웨이 베이에서 즐기는 경마 해피 밸리(Happy Valley) 경마장

홍콩섬에서 해피 밸리가 종착지인 트램을 타고 달리는 노선을 좋아했다.
아무데서나 타서 내리는 곳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종점 해피밸리는 홍콩 중심에서 조금 벗어나 있어
중심의 홍콩분위기와는 다르다.

해피밸리(Happy Valley)는 코즈웨이에 있는 홍콩에서도 손꼽는 부촌지역. 대한민국에 강남지역이
있다면 홍콩에는 바로 해피밸리가 홍콩부동산을 좌우했다고 한다.

밤에는 침사추이의 넛츠포드 테라스가 스타들을 쫓는 파파라치의 활동무대라면,
홍콩스타들이 즐겨찾는 고급레스토랑이 많은 해피밸리도 역시나 파파라치들의 주요 무대이기도 하다.
고급 레스토랑뿐만 아니라 드라마 단골촬영지로 해피밸리는 상당히 유명한 지역이 된 해피밸리에서
또 하나의 유명한 볼거리가 있으니 바로 말이 달리는 경마장.

아편 전쟁 이전, 매해 2월이면 마카오에서 열리던 경마대회가 1844년 1월 영국의 총독 포팅거가
마카오를 중국 영토로 선언하여, 포르투갈이 격분 영국인들은 마카오 경마의 참가는 물론 참관도
못하게 했다.

이를 계기로 홍콩에서 가장 적당한 평지를 찾아 경마 코스로 사용했는데,
이 지역이 질퍽거리는 농지에 모기들이 많은 곳이라
상서로운 기운을 이 땅에 불어넣고자 영국인들이 해피 밸리(Happy Valley)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 해 홍콩 자치 클럽인 홍콩 마사회가 창설되었다.
1846년 U자형 지형을 살려 공동묘지를 경마장으로 개발했다.



주로 평일 밤에 열리는 경마 경기를 보러 가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도박을 유독 좋아하는(사실 도박에 대한 중국인들의 집착은 상상초월) 사람들때문에
낮에는 한적하기만 해피밸리 도로는 차들로 꼼짝 못하고 있다.




사실 좀 일찍 해피밸리에 도착한 나는 일찍 경마장에 들어가서 탐방(?)을 하려고 했으나
경마 시즌에는 오픈 시간이 정해져 있는 해피밸리 경마장은 아무나 먼저 들어갈 수 있는게 아니였다.
대박의 꿈을 노리고 오시는 건지 아니면 소소한 재미를 보려고 오시는 건지 평일 밤인데도 불구하고
꽤 많은 사람들이 경마장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마권을 사던 안사던 해피밸리 경마장을 들어가려면 입장료 HK$ 10를 내야합니다.
표를 구입한다기 보다는 동전을 개찰구에 넣어야하기 때문에 반드시 HK$ 10짜리가 필요하고
만약에 동전이 없는 분이라면 홍콩 만능 카드 옥토퍼스로 결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아주 작은 팁하나, 늦게 입장하면 입장료가 무료!




경마장에 들어가자마자 눈부신 조명에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이들의 기분을 좀 더 업 시켜줄
맥주 판매대들이 눈에 들어온다.
9-6월이 홍콩 해피밸리 경마장 경마시즌으로 경마에 대한 스케줄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층층 별로 되어진 노란빛의 건물이 웬지 나도 예전 홍콩영화에서 한번쯤은 본듯 낯설지다 않다.
한국에서는 과천 경마장도 가보지 않던 내가 홍콩 해피밸리 경마장에서 난생 처음으로
경마장에 발을 들였다.




사람이 너무 많은 아래층을 피해 3층으로 올라왔다.
좀 더 잘보일꺼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은가보다.
계단의자에는 너무 적은 사람들이 앉아 있는 걸 보면.
해피밸리 경마장은 1918년 대형 화재가 발생해 600 여명의 목숨이 희생되고
1995년 현재의 경마장으로 재건되었다.




주변의 고급 맨션들의 불빛들에 둘러 쌓여 있는 해피밸리 경마장은
마권으로 대박을 꿈꾸는 현지인들과 맥주를 마시며 시원스럽게 달리는 경마를 즐기러온
외국인들로 확실하게 구분된다.
완벽하게 얼굴에 표정이 없는 사람, 한손에는 무조건 맥주를 들고선 사람들과 웃고 떠는 사람.




해피밸리 경마대회는 매우 정교한 컴퓨터 베팅 시스템과 대형 스크린의 생생한 중계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
야간 경마는 1973년 첫 선을 보인 후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조금이라도 경마에 대한 뭔가를 알고 있다면 나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으나,
경마 뿐만 아니라 모든 도박에 대해 아는 지식이 없어서 관람하는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마권은 G/F 카운터를 비롯 모든 층에서 판매 하고 마권의 12가지 베팅방식으로
마권을 구입하면 되고
최저 베팅 금액은 HK$ 10부터 시작!
동네마다 홍콩 자키 클럽이 있어서 경마장까지 오지 못한 분들은 동네에서 마권을 주입해서
베팅을 해도 된다.
현지인들은 마권카운터에 바글바글 그리고는 정작봐야하는 경마경기보다는 모니터로 확인한다.
경기 시작 베팅 전 경마신문은 필수로 가지고 와서 심각하게 메모하면서 확률을 점쳐보기도 한다.
도박에는 정말 대단한 열성을 보이는 중국인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경마장은 일반인들이 관람할 수 있는 곳과 멤버쉽 전용 라운지로 나뉜다.
경마경기는 영국 상류층 사교의 장이였기 때문에 그들은 일반인들과 달리 정장차림으로
이곳을 방문해
커다란 통유리창이 되어 있고, 전용 모니터와 음료수등을 즐길 수 있는
라운지에서 경마 경기를 즐긴다.
이 클럽에 가입하려면 까탈스러운 심사도 거쳐야 하고 가입비도 비싸며
오래 기다려야하는 인내심도 필요하다.
제일 낮은 등급의 멤버쉽 가입비가 홍콩달라 7만불(1,000만원 넘음).




경마경기가 시작하기 전 사람들은 맥주로 기분을 업시키고, 경마장에 일하시는
분들은
경마경기를 위해 바삐들 움직이신다.
정확하게 외국인 반, 현지인들 반.
나도 시원한 생맥주 한잔이 땡겨서 아래층으로 내려가 관람하기로 했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 준비를 모두 마친 말과 선수들.
마권을 구입해 베팅을 한 사람들은 아주아주 떨리는 순간이겠지?
나는 뭐,맥주한잔에 기분이 좋아져서 누가 이기든 축하해주겠다는 마음 뿐.




다들 막상막하의 실력으로 달리고 있어서 승패를 가늠하기가 어렵지만
어쨌든 반드시 경기에는 승자와 패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눈앞으로 지나가는 말들은 너무 쏜살같이 달려서 사라져 모니터로 보는게 오히려 더 박진감이 넘친다.
달려라 이겨라!!! 유후~!




한 경기는 눈 깜빡할 사이에 끝나버리고, 1등을 한 기수는 패 서비스로 천천히
다시 관중들을 향해 돌아준다.

이긴 사람의 환호성보다, 본인이 베팅한 말이 져서 한 숨을 쉬는 사람들의 소리가
더 많이 들리는 해피밸리 경기장.

일확천금의 대박을 노리기 보다는 더욱 밤 초록빛 경주 트랙을 신나게 달리는
해피밸리 경마장의 경마들로 더위를 날려보내기에는 아주 그만이다.

경마 구경전 열심히 응원할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해피밸리의 유명하고 맛있는 레스토랑에서 배도 채우고,
해피밸리 경마장 2/F에 있는 미니 홍콩 경마 박물관도 구경해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

야밤에 화려하고 눈부신 조명아래 펼쳐지는 신나는 레이스~
해피밸리 경마장에서 한번쯤은 경마 구경을 해보는 것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