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여행 21_ 센트럴에 가면 나도 중경삼림의 여주인공,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일상 속 여행/중국 / 일본 2010. 2. 17. 14:19


왕가위 감독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작품 중경삼림(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1994)

말도 안되게 총을 쏘아대던 홍콩영화에 질려버려 있던 나에게 정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영화.

거기에 금성무라는 배우를 알게 되었고 마마엔 파파스의 "California Dreaming"을 일년 내내
들으면서
왕정문의 샌드위치 가게를 생각나게 하는 영화였다. 


중경삼림은 1995년 홍콩 금상장 4개부문(작품.감독.남우.편집), 94년 대만 금마장 영화제 남우주연상,

94년 스톡홀롬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하는 등 우리나라에서도 열혈 골수 팬이 생겨날 정도로 대박을

친 영화. 홍콩이 배경이기 때문에 중경삼림에 나오는 곳을 따라서 여행하는 것도 한 재미가 있을 것이다.

왕정문이 일하던 란콰이퐁의 샌드위치 가게는 세븐 일레븐 편의점으로 바뀌었지만, 그녀가 양가위의

아파트를 훔쳐보던 길고도 길었던 미드레벨 엘스컬레이터와 그 길을 따라 각국의 음식문화와 밤문화를
접할
수 있는 소호(Soho)로 가보자.

 

센트럴의 동쪽에 위치한 소호를 가려면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침사추이에 숙소가 있는 미꼬씨는 홍콩섬으로 이동할때는 MTR대신 스타페리를 이용하여 이동한다.

센트럴행 스타페리를 타고 내리면 하늘로 걸어다닐 준비를 한다.


바로 센트럴에있는 공중회랑을 이용하는 것이다.

공중회랑은 건널목이 많아 걸어다니기 불편한 센트럴 일대의 주요 고층 빌딩들을

육교처럼 이어놓아서 이동하기 편리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홍콩의 공중회랑은 센트럴 일대뿐만 아니라 완차이 사무실이 많은 지역에도 있다.

복잡한 도로대신 차가 다니지 않는 공중에서 한가롭게 다닐 수 있어 편리.




공중회랑은 복잡한 센트럴의 거리를 쉽게 갈 수 있고,

높게 지어져 있어서 걸어가며 높은 곳에서 센트럴 일대를 바라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교통상황이 안좋은 홍콩섬의 센트럴에서는 대중교통이나 도보가 최고이다.
곳곳에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서 목적지를 찾아가기에도 좋다.

 


 


그럼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Mid-Level Escalator)로 고고씽.
힐사이드 에스컬레이터(Hillside Escalator)라고도 불리우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MTR 센트럴 역 D1번 출구로 나와 오른쪽으로 70m가면 Queen's Road Central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육교가 보이는 곳이 바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의 시작.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Mid-Level Escalator)는 800m정도의

세계에서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이지만, 계속 이어진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끊겨져 있어서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다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Mid-Level Escalator)는1994년 2년 반의 기간동안 300억원을 들여서 완공한
홍콩의 자랑거리.
사실은 홍콩의 지독한 교통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설치했지만
교통 정체 해소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관광객들의 홍콩 명소로 자리잡게되었다.




20대의 에스컬레이터를 이어서 만든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운행은 독특하게 이루어져 있는데.상향, 하향 두대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대있기 때문에
출퇴근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미드레벨 지역 주민들의 출퇴근 시간에 맞쳐서
오전에는 하행, 오후에는 상행으로만 운행하는 시스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운행시간

하행 06:00 - 10:00

상행 10:20 - 24:00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서 끝까지 올라가는 시간은 대략 20분 정도.

옆에는 계단으로 이용해서 올라갈 수 있게 마련되어 있지만

중간에 다른 지역으로 나갈 것이 아니라면 끝까지 올라가면 조금 고생스러울 듯.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가 계속 쭉 이어지지 못한 이유는 구조상도 그렇지만
올라가는 중간에서 하차해야하는 사람들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중경삼림을 생각하고 찾은 나로써는 조금 많이 실망스러웠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미꼬씨에게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의 환상을 안겨주었던

중경삼림의 왕정문이 연기한 장면.





중경삼림의 왕정문이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며

찾던 양조위의 집을 찾아볼려고 몇 번을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탔지만

끝내 찾지 못하고 포기하고 말았다.





나름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면서 바라보는 건물과 거리들은 흥미롭다.




난 홍콩의 올드한 느낌의 건물들이 참으로 좋다.

내가 좋아하는 홍콩영화속의 장면들을 연상케 하는 곳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작게 탄성을 지르며 얼굴은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어렸을 때 홍콩영화라면 무조건적으로 닥치는대로(강시나오는 영화는 빼고) 보던 나에게

홍콩은 그야말로 내가 영화속에서만 보던 곳을 만날 수 있는 곳이였다.




이런 건물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볼만한 구경거리이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다보면 MTR Fare Saver를 만날 수 있다.

이 기계는 옥토퍼스 카드를 찍은 후 센트럴, 성완 홍콩 역에서 MTR을 이용하면

HK$ 2의 요금이 할인되는 착한 기계. 하지만 기계에 찍은 당일날에만 할인이 적용된다.

센트럴 제이드가든, 성완의 헐리우드 로드, 란타우섬의 페리 선착장에서도 MTR Fare Saver를 만날 수 있다.





20여분을 쉬지않고 타고와서 도착하는 곳, 중간중간 딴짓을 하다 보면
얼마의 시간이 걸리는지 알수가 없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