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노말 액티비티 _ 오늘 밤은 혼자 잘 수 없어요

일상 속 여행 2010. 1. 22. 04:54

<블레어 위치>, <클로버 필드>등과 같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파라노말 액티비티를 보고 왔다.
간략하게 결론만 먼저 말하자면, 잘만들었다. 그리고 무섭다.



같이 살기 시작한지 3년이 된 미카와 케이티.
밤마다 케이티에게 자꾸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악몽이 이어지자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미카는 카메라를 설치하고 소리들을 녹음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확실한 원인은 알 수 없고, 점점 알 수 없는 '무언가'의 횡포는 뚜렷해지고 공포스러워진다.


사실 스토리만 보면 전혀 무섭지 않다.
이미 세기의 공포영화 <오멘>, <엑소시스트>등에서 충분히 보여준 이야기이며, '깜놀'의 대명사인 일본에서 만든 공포영화도 아니니 으시시한 분위기가 기대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무섭지도 않은, 오히려 뻔한 이야기를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무서워질 수 있다는 걸 <파라노말 액티비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무섭지만 '똑똑한' 영화.
확연하게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훨씬 공포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십분 활용했다.
영화 보는 내내 친구 손을 꼭 붙잡고 움찔움찔하면서 볼 수 밖에 없었다.
최근 본 공포영화 중 제일 무서웠다. 아으으으으-


그나저나,
영화 보는 내내 외치고 싶었던 말이 있었으니,

"불 좀 켜!!"
"문 좀 닫고 자!!"
"미카 넌 말 좀 들어!!"

왜 이 커플은 무슨 소리가 나면 불도 안켜고 방을 나서는건지, 침실 문은 도대체 왜 안닫고 자는건지,
미카는 왜 자꾸 케이티가 하지말라는 것만 골라하면서 스스로 위험해지려고 하는거냐고오.
뭐... 저 세가지를 다 지켜줬으면 재미는 확실히 반감했겠지. 그래도 난 속터졌다우.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봉되었고, 입소문도 제법 탄 영화라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으리라 예상되지만
혹시 아직 영화를 보지못한, 그리고 볼 계획이 있는 분들은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첫번째. 무지 어지럽다. 거의 대부분이 핸드헬드로 촬영되었기 때문에 주구장창 앵글은 흔들린다.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 보다가 마구 흔들리는 화면에 몇번이나 멀미를 할뻔 했다. 식사 직후에 보는 건 비추.
두번째. 혼자 자기 무섭다. -_-; 극장밖으로 나왔을 때는 친구와 수다를 떨며 기발한 아이디어에 감탄을 했으나 집으로 돌아와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있으려니 자꾸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방문이 갑자기 열릴 것만 같아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래서, 부끄럽지만, 엄마랑 같이 잤다. 후후.;;


백번 이야기하는 것보다 일단 보는 게 좋을 영화다. 
특히 이제 막 데이트를 시작한 연인이 보기에는 적격!
(...아니 왜 내가 남좋을 일을 하는거지. -_-)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