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여행 3] 웬 이상한 건물들? 비트라 캠퍼스

일상 속 여행/유럽 2010. 1. 15. 17:41


독일
, 하면 또 디자인을 빼놓을 수가 없겠지. ‘비트라’는 독일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주는 한 예가 될 거야. 오랜 세월 축적한 기술과 디자이너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조합해서 늘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는
명품 가구 디자인 기업 비트라. 비트라의 앞선 디자인 감각과 색다른 시각은 독일의 작은 마을
바일암라인에 있는 비트라 캠퍼스에 가면 쉽게 만나볼 수가 있어.
 





모더니즘 거장들과의 조우

 


비트라 캠퍼스에는 가구를 생산하는 여러 개의 공장과 사무실
, 박물관, 소방서가 모여 있어.
뒤틀려 있거나 구불구불하거나 건물들이 예사롭지 않은데 모두 세계적인 모더니즘 건축가가
설계한 작품이래.

 

가장 대표적인 건물은 미국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이야. 그는 유럽에 첫 작품을
내놓으면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직선을 버리고 과감하게 곡선을 도입했어. 이 건물을 보면
마치 회오리치는 듯한 느낌이 뜨는데 이게 바로 비트라 캠퍼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어.
이 흰색 건물에는 1,800여 점이 넘는 모던 가구와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 조명 등이 보관되어 있고.

 

맞은편에 있는 찌그러진 사각형 모양의 소방서 건물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건데,건물의 모든 문과 벽,
바닥이 약간씩 기울어진 게 특징이야. 이 건물로 무명이던 자하 하디드는 소위 ‘스타’ 건축가가 됐대.
 



안도 다다오의 콘퍼런스 파빌리온은 외형 면에서 앞의 두 작품보다 덜 화려하지만 내부에 들어선 순간

“우와~~~” 하는 탄성이 나올 거야. 절제된 양식의 노출 콘크리트로 마무리한 실내에 들어가면
빛이 은은하고 아름답게 들어와서 가히 환상적이거든. 과연 빛의 건축가라 불리는 안도 다다오다워.
직사각형 건물이 반복되는데,
 정원의 벚꽃나무보다 높이를 낮게 지어서 건물을 위로 올리지 않고
반대로 지하로 내려가는 방식을 선택했대.
 

이름만으로 무게가 느껴지는 이 건축가들의 작품은 비트라의 제품처럼 간결하고 모던한 선과 색,
그리고 파격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게 특징이야. 이 건물들 사이에는 청계천에 있는 소라 모양의
‘스프링’작품을 만든 클라스 올덴버그의 조형물도 놓여 있어. 빨강과 파랑의 컬러 대비가 산뜻한데,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공구들을 형상화해서 이곳의 성격을 재미있게 대변해주는 것 같아.





새로운 시도의 디자인 뮤지엄



비트라 캠퍼스 내에서는 잠시도 눈을 떼기가 어려워
. 건물 여기저기에서 찰스&레이 임스나
장 프루베같이 오늘날 비트라를 있게 한 디자이너들의 제품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거든.

 

이곳의 진면목은 특히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의 컬렉션들을 통해 드러나는 것 같아. 1820년대부터
지금까지 비트라와 함께한 디자이너나 독특한 아이디어가 빛나는 가구를 전시하고 있거든.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은 ‘의자 박물관’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 세계 3대 건축가인 르코르뷔지에,
미스 반데어 로에,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디자인한 의자를 비롯해서 해체주의 건축가 프랭크 게리,
찰스&레이 임스, 베르너 판톤, 필립 스탁까지 ‘대가’라 불리는 디자이너들이 만든 거의 모든 의자가
전시돼 있기 때문이야. 이 의자 컬렉션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소방서 건물 차고에 전시돼 있어.

 



비트라가 컬렉션을 전시하고 캠퍼스를 개방한 이유는 이곳의
2대 창업주 롤프 펠바움이
더 많은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고싶었기 때문이래. 롤프 펠바움의 컬렉션은
디자인 뮤지엄이 설립되기 전까지는 사무실 책상 옆이나 복도 중간에 놓여 있었다고 해.
아마 이게 비트라가 실용적이면서도 예술성이 뛰어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었을 거야.




롤프 펠바움의 개인 취향에 따라 수집한 1880~1945년대의 클래식 가구와 초기 모던 가구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컬렉션은 프랭크 게리의 환상적인 건물과 만나서 대중에게 공개된 거지.
펠바움의 바람은 이루어진 것 같아.

 

수많은 디자이너가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의 컬렉션에서 영감을 얻기 위해 바일암라인을 찾고 있어.
그리고 컬렉션뿐 아니라 건축 대가들의 작품과 조형물, 건물 내부의 옷걸이, 문고리까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상기된 표정으로 돌아가곤 하지. 그건 디자이너뿐만은 아닐 거야. 미술관 하면 머리가
아파오는 사람도 이곳에서는 생활을 더욱 즐겁게 해주는 ‘디자인’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될 테니까.

 



 

관람시간 | 월-일요일 오전 10:00~18:00, 수요일 10:00~20:00

휴일 | 12월 24~25, 31일, 1월 11일

입장료 | 8유로, 가이드 투어 9.50유로(2시간)

가는 길 | 스위스, 독일, 프랑스 국경이 맞닿은 바젤에서 클라라 광장 또는 바디셔 역에서 55번 버스를 타고 비트라에서 하차.

주소 | Vitra Design Museum Charles-Eames-Str. 1 D-79576 Weil am Rhein

전화 | 0049 (0)7621 702 3200

이메일 | info-weil@design-museum.de

홈페이지 | www.design-museum.de/vi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