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여행 1] 프랑크 소시지 먹으러 프랑크푸르트로~

일상 속 여행/유럽 2009. 12. 23. 13:43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의 관문이야. 독일에서 제일 큰 국제공항을 빠져 나와서 시내로 가면
무수한 빌딩숲이 훅 하니 달려들지. 프랑크푸르트를 흔히 금융과 상업, 박람회의 도시라잖아.
빌딩숲을 보면 그 명성이 이해가 될 거야.

 

특이한 건, 현대적인 고층빌딩과 중세의 향기가 느껴지는 고풍스러운 집들이 마인 강변을 따라
여유롭게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거야. 거기에 크고 작은 박물관들과 도시 전체에 은은하고 퍼지는
사과주의 향기가 이 도시를 독특한 분위기로 만들고 있어.
자연과 문화, 산업이 어우러진 풍경이 바로 그거야.







투박하지만 속 깊은 도시



사실 프랑크푸르트는 여행하러 오는 사람보다 비즈니스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들르는 이들이 많은 곳이야
. 어떤 사람들은 프랑크푸르트에는 볼거리가 별로 없어서 오래 머물 필요는
없는 도시라고도 말하는데, 언뜻 보면 맞는 말이기도 해.

 

무미건조하게 보이는 고층건물과 고집스럽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세의 건물들.
첫 느낌은 독일답게 조금 투박하다고 할까? 하지만 조금만 시간을 두고 바라본다면
프랑크푸르트의 속 깊은 매력에 점점 빠져들게 될 걸.





한가롭게 마인 강변을 거닐고 박물관을 둘러보거나 이곳의 명물 사과주를 마시고 난 다음에 말이야.
그땐 비로소 왜 이 도시에 깊은 정이 드는지 알게 될 거야.

 




사과주 한 모금에 정이 흐르고


원래 독일은 맥주가 유명하잖아. 하지만 이곳 사람들도 맥주 외에 다른 술을 마시기도 하러니까~
프랑크푸르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아펠바인’이라는 사과주야.

 

옛날 프랑크푸르트에서 한 여인이 항아리를 이고 이 동네 저 동네를 돌며 사과주를 팔았대.
사과주는 그 전설 속 여인의 항아리를 연상시키는 도자기 병에 담겨 나오는데, 맛은 조금 시큼한 편이야.





그런데 이 사과주가 수줍음 많은 독일 사람들에게 사람들과 쉽게 사귀게 하는 특효약인 것 같아.
평소에는 낯선 사람이나 여행자를 봐도 무관심한 편인데(사실 수줍어서 말을 못 거는 거겠지만),
사과주를 마실 땐 금방 친구가 되는 것 같아.
 

그리고 또 빼놓을 수 없는 것! 바로 이 지역 특유의 안주인 ‘프랑크푸르터’라는 가늘고 긴 소시지!
거기에 감자나 훈제돼지고기 요리 등을 함께 먹다 보면 그 옛날의 작센 사람이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져서 어느새 목소리가 한껏 높아진다니까. 으악, 소시지 생각하니까 군침이 막 도는구나~






떠나기 위해 오는 도시


프랑크푸르트가 사람들로 북적대는 이유는 바로 독일에서 제일 큰 국제공항이 있어서야.
독일로 들어오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거치고, 독일의 전 지역이나 유럽의 여러 나라를 오갈 수 있는
기차가 프랑크푸르트에서 운행되기도 하거든. 그래서 어느 도시나 그렇듯 중앙역 근처에 있는
호텔에는 늘 여행자로 붐비고 있어.

 

프랑크푸르트는 비교적 대도시이지만 대부분의 볼거리는 중앙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
그 시작점은 누가 뭐라 해도 뢰머 광장! 다운타운으로 가서 쇼핑을 하든 성당 종소리와 함께
중세도시의 면모를 느껴보든, 뢰머광장은 프랑크푸르트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출발점이지.





뢰머 광장 앞에는 중세풍의 건물 세 개가 나란히 있는데, 그 중 가운데가 1405년부터 시청 건물로
사용되고 있는 뢰머야. 과거에 이곳에서 황제 대관식을 기념해서
 연회가 열리기도 했대.
이름은 로마 인의 집이라는 뜻을 지닌 ‘하우스 춤 뢰머’라는 이름에서 유래됐는데,
안에는 신성로마제국과 독일 황제들의 초상화가 전시돼 있어서 독일의 옛 제국 시대를 상상해볼 수 있어.

 

정의의 여신상이 서 있는 뢰머 광장 중앙 분수대 주변은 단체 관광객들이 주로 집결하는 곳이어서
늘 사람들로 붐비곤 해
. 여기서 주위를 한 번 둘러보면, 시청사를 마주 보고 서 있는 대성당과
그 근처에 있는 현대미술관, 역사박물관, 그리고 프랑크푸르트에서 단연 으뜸 번화가인 자일 거리를
가리키는 표지판까지 갈 곳이 너무 많아서 어디를 선택해야 할지 망설이게 돼.

 

하지만 어떤 선택이든 프랑크푸르트의 매력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을 거야.
자, 이제 그만 고민하고 발걸음을 재촉해볼까?


(다음 편에 계속)





 

info

마인 강변의 한가로운 풍경 즐기기 | 여름을 제외하고 일찍 해가 지는 날씨 때문인지 맑은 날에는
어디든 쉴 만한 곳을 찾아 편안한 차림으로 햇볕을 만끽하는 사람들을 유럽에서는 흔히 발견할 수 있다.
마인 강변의 잔디밭도 바로 그런 곳이다.
샌드위치와 시원한 음료 한 잔을 들고 피크닉을 나온 현지인들처럼 강변에 누워 지나가는 사람들,
강 너머의 여유로운 풍경 등을 함께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자전거를 빌려서 강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달려본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듯한 마인 강변을 좀더 깊이 음미하고 싶다면 말이다.


작센하우젠의 사과주 열차 즐기기
| 전통의 트램을 타고 사과주를 마시면서 관광명소를 둘러보는
사과주 열차는 프랑크푸르트의 명물 중 하나다. 이 열차를 타고 프랑크푸르트 구도시의 중심과
작센하우젠 지역을 돌아볼 수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공휴일에 이용할 수 있다.
사과를 상징하는 붉은색에 알록달록하게 그림이 그려져 있는 재미있는 이 트램에서는 늘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승객들은 모두 사과주를 손에 들고 노래를 부르며 거리를 감상하는가 하면 밖을 향해
밝은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기도 한다.
우연히 거리에서 이 트램을 만났다면 반갑게 손을 흔들어봐도 좋을 일.
어른 5유로, 어린이 2.5유로이며 티켓을 내면 사과주 한 병과 비스킷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