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일본 드라마 <아네고>를 보신 분?
32살의 회사원인 한 여성이 여러가지 일들을 거치면서 자신의 인생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이야기인데,
몇 달 전쯤, 케이블 티브이에서 방송되는 것을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발견해 재미있게 봤었어.
2화 정도였던가.
회사 사람 모두가 의지하며 아네고(누님) 이라고 불리우는 주인공 노다 나오코가
야근을 하던 중 팀원들의 도시락을 사러 나온 신입사원에게 조언을 하는 장면이 있었지.
"부장님은 헬스 다니며 운동중이시니까 칼로리가 적은 걸로 하고,
과장님은 새우 알레르기가 있으셔.
그리고 주임님은 야채를 싫어하시니까 신경써야해."
여기서 노민은 바로 회사 생활뿐 아닌 인간 관계를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팁을 얻었으니,
식성과 건강상태 같은 일상적인 것을을 파악해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센 스~!
이런 것들이야 말로 사소해 보이지만 상대방에 대한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것.
나도 이런 작은 배려들부터 시작해 볼까 마음 먹고 있던 차에
며칠 전 친구로부터 다이어트 음식 전문점 닥터 로빈이 괜찮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어.
장소도 바로 회사 근처인, 명동 눈스퀘어에 있으니 적격.
요즘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시는 S매니저님께 슬쩍 정보를 흘리며
오늘 점심 식사는 여기서 같이 하지 않으시겠냐고 여쭈어보았더니...
결과는 당연히 OK!

지난 8월, 예전 아바타가 있던 자리에 새롭게 들어선 눈스퀘어(Noon Square) 6층에 자리하고 있는 닥터로빈.
로고부터 나무라니.. 설마, 모든 음식들이 풀때기로 만들어진 건 아니겠지?! 라고 0.5초 정도 생각했었어. ㅋ

매장 내에는 트리나 눈사람 인형들로 장식되어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솔로인 노민은 무엇을 하나요? 라는 소박한 의문은 금지♥

메뉴는 크게 음료, 식사, 젤라또(아이스크림), 베이커리 4종류로 나뉘는데,
한 장소에서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종합적인 메뉴.
하지만 '크림소스' 파스타 라거나 '피자', '아이스크림', '케이크' 라니 다이어트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메뉴들을 보고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었어. 어떻게 이 음식들이 다이어트 음식이라는거지? 갸우뚱하다가 메뉴판의 상세한 설명들을 보고 납득했지. 메뉴마다 어떻게 만드는지, 어떤 점이 다이어트와 건강에 좋은지가 잘 설명되어 있었거든.
닥터로빈의 전 메뉴는 설탕과 화학첨가물은 사용하지 않고, 자연친화적인 재료를 사용해 오일의 함량을 줄인 식물성 마요네즈, 생크림 등을 사용해 칼로리의 흡수를 최소화하게끔 만들어졌다고. 아잇, 똑똑한 현대인들~
매니져님과 나는 전메뉴의 유혹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해산물 오리엔탈 리조또, 애호박 닭오븐구이를 주문했지.
음식이 서빙되어 나오는 그 시간동안 호기심 반 기대감 반에 설레이며.

먼저 나온 건, 해산물 오리엔탈 리조또.
보기에도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다른 곳의 리조또들이랑은 달랐고, 맛도 깔끔하고 담백했어. 오, 놀라워라.
아주 살짝 서운한 것이 있었다면 해산물의 양이 쬐끔 더 많았으면- 했다는 것. ^_^;

오븐에 구워 기름기가 느껴지지 않는 애호박 닭오븐구이도 그 맛이 훌륭!
발사믹 소스를 끼얹어 심심한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닭고기 자체의 식감도 쫄깃쫄깃하게 살아 있었지.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 건강에 좋은 음식은 맛이 덜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
라고 외치고 있는 듯한 음식들. 아아, 맛있었어어어-
이런 맛있는 메뉴를 먹고도 '너무 먹어버렸어' 라고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니, 행복한 식사로구나~

한 점의 후회, 아니 음식도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정복!
양이 적은 것도 아니었지만 '다이어트' 음식이니까 다 먹는다고 문제 될 건 없겠지? ㅋㅋㅋ

맛있었던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 옆에 위치한 360도 회전중인 젤라또들에 정신이 혼미해져가고 있을 무렵
신경 써서 이런 곳에 같이 식사하러 가자고 해줘서 착한표 한장 주겠다며 멋지게 점심을 쏴주신 매니져님~
아이 차암, 저 정말로 뭔가 바라거나 얻어먹기 위해서 말씀드린게 아니라니까요. 헤헷.
그나저나 저 젤라또는 40kcal밖에 안된다는데, 다음에 오면 꼭 먹어봐야징~
자아, 여러분도 노민처럼 사소한 배려로 회사생활을 즐겁게 만들어 보시라.
이렇게 맛있는 점심을 행복게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으니!

'일상 속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헤어스프레이_행복해지고 싶니? (3) | 2009.12.08 |
---|---|
김동욱=키다리 아저씨|김지우=퍼펙트 금발| =금발이 너무해 (4) | 2009.11.30 |
기대되는 12월의 개봉작들 8편 (6) | 2009.11.25 |
에버랜드의 T Express로! GO GO! (2) | 2009.11.18 |
지킬 앤 하이드 오리지널 내한공연_노래의 힘 (4) | 2009.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