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앤 하이드 오리지널 내한공연_노래의 힘

일상 속 여행 2009. 11. 12. 15:53


여느 때처럼 정신없이 평일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던 중 친구 H로부터의 문자.
'지킬앤하이드 오리지널 공연 일산이긴 한데 초대권 받아서, 같이 갈래?'

개인적으로 조승우를 좋아하기 때문에(옵빠, 추운데 군생활 잘하고 있어요? ㅠ_ㅠ) 조지킬이 나오는 지킬 앤 하이드를 보고 싶었으나- 언제나 게으른 천성덕에 예매전쟁에서 밀리고 다른 일들에 밀려 한번도 보진 못했었다.

조지킬은 아니지만 오리지널 공연에 공짜니까!
일산과 우리집은 정말이지 멀지만 공짜니까! 
어제 잠을 설쳐 너무 피곤했지만 공짜니까!


오랫만에 서울이 아닌 장소의 공기를 킁킁 맡다보니 상콤해지는 기분~
처음 가본 고양 아람누리도 좋은 시설이라 기대감도 풍풍.
그런데 이게 왠일! S석이라 좋은 자리를 기대하진 않았지만 3층이라니. 너무 멀잖아아~ 
그래도 기껏 불러준 친구 옆에서 좌석 불평을 할 수는 없는 노릇.

하지만 공연이 시작하고 여러명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누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멀었다.
쿠궁. 배우의 얼굴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목을 쑤욱 빼밀고 집중해서 보고 있으려니 눈앞이 침침해진다.
으으.. 안돼... 자, 잠들어 버릴 것... 같...



그 즈음, 지킬 앤 하이드에서 가장 유명한 곡인 'This is the moment'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한국 라이센스 버전에서는 '지금 이 순간' 이라는 제목이었고,
조지킬의 목소리로 자주 들었던 아쥬아쥬 멋진 노래심!
이번 지킬역의 브래드 리틀(몰랐는데 무지 유명한 배우! 하지만 '리틀'하진 않아요 ㅋㅋ)의 노래는 감동의 물결!
절정부분에서는 엄청난 성량의 목소리를 뽐내주시는데, 노래 끝나자마자 박수를 치며 일어설뻔 했다.

지킬의 노래뿐 아니라 엠마와 루시의 'In his eyes' 를 듣던 중에는 온 몸에 소름이 돋아버렸다.
특히나 엠마에겐 완전 반해버렸다는! 어쩜 그렇게 고운 목소리로 고음을 흐트러짐없이 부를수 있는거냐구~




마지막 장면에서는 눈물까지 찔끔날뻔 했고, 커튼콜때엔 팔이 부러져라 박수를 쳐버리고 말았네.
좌석이 멀어서 세세한 연기들이 잘 보이지 않았어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노래'라는 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버릴 수 밖에 없었던 너무나 멋진 공연!


공연이 끝나고 걸어 나오며 친구는 감동에 겨워서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그제서야 자기 계획을 털어놓았다.
여자친구에게 프로포즈를 할 예정인데 이 공연을 VIP석에서 본 뒤, 근사한 식사를 할까 해서 미리 봤다고.
아니 그럼 난 뭐야. 난 예행 연습용이었던거야?! OTL
어쩐지 여자 친구가 아닌 나랑 보러 간게 수상하다 했어. 흐흑, 서러워라.


흥, 나도 다음엔 꼭 VIP석에서 보고 말테다!!!


(사진출처 : 지킬 앤 하이드 공식 홈페이지 http://www.musicaljekyllnhy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