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시리즈와 야구 뉴비

일상 속 여행 2009. 10. 27. 20:48


일단 야구라고 하면 작년에 올림픽 때랑 올해 초
WBC때 본 게 전부인 나.

이번 달이 시작되면서 사무실에서 야구 이야기가 솔솔 들려서 일단 내가 다니는 회사의 팀이 우승을 다투게 되었다는 얘기까지는 알게 되었어.

 

사람들은 SK텔레콤 직원들은 모두 SK와이번스 팬일 거라 생각하겠지만 알아보면 생각보다 다른 팀 팬인 경우도 많더라고

 

두산 팬인 모 매니저님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니 장엄한 대답이 돌아왔어.

야구는 신앙이라 바꾸는 게 쉽지는 않더라.

 

그런 것이구나. 어쨌든 난 자칭 SK 아는 선수는 김광현, 정대현, 정근우, 최정 밖에 없지만 어쨌든 지난 주말 약속도 없어 토요일임에도 집안에 있었더니 아부지가 TV를 시청하고 계셨다.

 

  “아빠, 이게 코리안 시리즈?

  “그래, 오늘이 7차전 경기다. 마지막! 가장 중요한!

  “, 정말? 근데 김광현은 안 나와?

  “걔는 부상이라서 안 나온다.

  “ 그렇구나. 오오 SK가 이기고 있네?

  “그래…”

  “아빠는 누구 응원해?

  “LG팬인데 기아 응원한다.

  “? 딸이 SK다니는데?

  “내 맘이다.

  “ 후후 어쨌든 SK가 이기고 있으니까.



마동탁 같은 박정권 선수 너무 잘했어요.

 

우리 최정 선수 학처럼 세이프.


그래서 부녀가 사이좋게가 아니라 사이 나쁘게 서로 다른 타이밍에서 환호를 지르면서 아빠는 나에게 맥주거품까지 튀기면서 열심히 경기 관람
. 일년에 야구경기 두 번 보는 나도 경기가 너무 재밌어서 집중해 가면서 시청. 나는 어린 아이가 되어서

 

  “아빠 저건 뭐야?

  “번트대는 거야.

  “번트는 왜 하는 거야?

  “주자가 1루에 있으면 깊은 안타가 아닌 이상 안타 2개가 나와야 점수가 나는데 번트를 대서
   주자가
2루에 있으면 안타 한방으로 들어올 확률이 높아지니까
1루가 비어있으면 병살도 피할 수 있고.

  “무슨 얘긴지 잘 모르겠다.

 

경기도 다들 아시다시피 중반까지 5:1로 지고 있던 기아가 맹 추격을 시작. 홈런을 펑펑 터트리며 5:4,
그리고 5:5까지 만들어 버렸어.

 

  “, 이게 뭐야.

  “그래도 너 지금 역사에 남는 명경기를 보고 있다는 걸 알아라.

  “응 그래도 재밌긴 재밌는 것 같아.

 

그리고 9회 말 나지완 선수의 끝내기(T_T) 홈런 아빠는 함성을 지르고

 

  ‘헉 뭐야 왜 선수들이 막 들어가? 끝난 거야?

 

아빠는 와아!!를 계속 연발하고 나는 어리둥절해 있는데 아빠는 막 나를 껴안고

이건 마치 나는 WBC 결승전 패배의 기분이 되고 아빠는 올림픽 결승전 쿠바전의 기분이 되었달까나. 아빠는 계속 이건 정말 명경기다.라면서 SK도 정말 잘했어. 김성근 감독도 참 대단한 사람이야.라고 말하시더군 그래서 엄마까지 소환되어 간만에 맥주 파티가 벌어졌네. 맥주 파티는 밤까지 계속되었고 우리 가족 모두 거실에서 뻗어버린 주말이 되어버렸네.



 


정말 즐거웠어요. 그런데 치킨이 생각나는 구나. .ㅠ.




크읏 이것 참 씁슬 하구만. 하지만 내년에는 꼭 우승해요!




, SK 와이번스 선수단 여러분 정말 잘 하셨어요. 재밌어서 그런지 아니면 제가 진정한 팬이 아직 되질 않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후회가 남질 않네요. 내년부턴 보는 경기 수를 좀 더 늘려야겠어요. 쟈니 매니저님 야구 보러 갈 때 같이 따라가야겠어요. 내년에도 SK와이번스 파이팅!!! 경기는 졌지만 오랜만에 아빠랑 같이 앉아서 땀까지 흘리면서 함께 TV를 보면서 얘기 나누고 하니 참으로 좋았습니다. 일기 끝~






<사진 출처 : SK와이번스 공식 사이트 www.sksports.net/WyvernsMain.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