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차이나타운_자장면? 노노, 짜장면!

일상 속 여행 2009. 8. 25. 17:13

내 기준에서는 중국집에서 짜장vs짬뽕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를 가장 이해할 수 없다.
전날의 과음으로 인한 숙취로 괴로운 날에도 나는 늘 짜장면...

그렇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소박하게도 짜장면이다.
정말 정말 우울해서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같은 날에도, 그래서 입맛이 아주 없는 날에도,
짜장면과 탕수육의 조합이면 어느정도는 기분 내지는 기운을 회복한다.
('짜장면'의 올바른 표기법이 '자장면'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절대 '자장면'이라고 쓰지 않는다. 
  맛이 안 살기 때문! 내가 좋아하는 건 '자장면'이 아닌 '짜장면'이니까. 괜한 고집.ㅋㅋ)

그런데 요즘 소화가 안 돼, 밀가루 음식을 피하다보니
나의 사랑 짜장면을 한동안 먹지 못했었다...
참고 참고 참다가, 결국 큰 맘 먹고 인천 차이나 타운을 방문하였다!!
혼자서 짜장면을 호록호록 하기엔 내공이 부족하니, 아는 동생 하나 맛난 거 사준다고 꼬셔서 끌고서.


이런 곳에 가려면, 최대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편하고 빠르고 정확하고.
1호선의 끝, 인천역과 바로 맞닿아 있어서 찾기도 어렵지 않다. 길 하나만 건너주면 되지요!




차이나타운답게 중국냄새 물씬 풍기는 상점들이 즐비해있다.
도착하니 어느새 3시가 넘어 이런 거 다 필요없고 배고프니까 바로 보이는 공화춘으로! 




처음 사진에서 보이는 길을 따라 그냥 쭉-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저렇게 말끔한 건물에서 아저씨 두어 분이 나와 이리 오라며 손짓하신다.




이건 공화춘 테이블 유리 속에 깔려있는 이 근방의 관광지도인데,
파란 동그라미가 지금의 공화춘이 있는 자리이고 빨간 동그라미가 옛 공화춘 자리이다.
현대식의 휘황찬란한 지금의 공화춘 건물 모양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지도상으로도 한 번 더 증명해 주듯이 지금의 공화춘은 옛 공화춘 건물이 아니다.




1905년 청관 거리에 '산동회관'이라는 이름의 청요리집이 들어서게 되는데, 공화춘으로 이름을 바꾼 것은 1912년.
사정상 공화춘은 1981년 문을 닫게 되고
그 사이 한국인들이 그 이름을 가져다가 상표권 등록을 하여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공화춘.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구 공화춘의 창업주인 우희광씨 외손녀가 그 어머니에 이어서 가업을 잇고 있는 '신승반점'이라는 곳이 있다.
그러니 지금 차이나타운에 있는 가게 중 짜장면의 원조 구 공화춘의 줄기라고 할 수 있는 곳은 따로 있다는 것.

옛날 공화춘 건물은 수년 전부터 '짜장면 박물관'을 만든다는 말이 계속 있었는데_
결국 2011년 8월 문을 열 계획을 잡고, 내년 1월부터 착공한다고 한다.
건물 형태를 유지하고 보수하는 식으로 지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건물을 헐어낸 자리에 세워진다고...
그도 그렇것이 건물의 위험등급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 따로 헐지 않아도 곧 무너질 것같을 정도다.




어쨌든, 이름만 공화춘이든 아니든 여기도 음식을 나쁘지 않게 하니까_
그리고 같이 간 동생은 그런 사정 알 리 없고 그냥 크고 유명한 데 데려가는 게 좋을 것같아서 들어갔다! 공화춘!




메뉴판도 건물만큼이나 화려하다.
아직 더운 여름 날씨였지만, 차는 따뜻한 것을 내어주고 차가운 물은 따로 주었다.
김치도 달라고 하면 준다.




아 또 사진을 보니 흥분이 된다.
삼선짬뽕과 짜장면 중 내 몫은 당연히 짜장면.
앞접시를 두 개 씩 주셔서, 서로 조금씩 덜어 맛을 보았다.
내게 새우도 권하던 착한 동생의 모습이 떠오르누나 ㅠ 그치만 짜장면이 더 좋아. 크크




배를 두드리며 나와 길을 좀 더 걸어보았다.
이런 만두 전문집에는 밖에 "짜장면 없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있기도 하는데
뭔가 주인장의 자부심? 같은 게 느껴진다.




차이나타운에서 또 하나 구경할 만한 것이 삼국지 벽화거리.
1번부터 쭈욱 보면서 내려오면, 책 한 권은 읽은 것같은 느낌을 받는다.
수 많은 고사들을 접하면서 똑똑해 지는 기분도 덤으로 얻어갈 수 있다.




저 파란 지붕을 가진 예쁜 문이, 3패루다. 여길 지나면 자유공원과 이어지는 산책로가 나오고
길을 따라 쭈욱 내려가, 신포동에 있는 닭강정을 맛 보는 것도 좋은 코스~
그치만 줄이 엄청 길다... 주말엔 아침부터 줄을 서서 먹는다는...
닭강정이 있는 시장 골목 끝엔 산동만두라는 가게도 있는데, 거기 공갈빵이 아주 맛난다. 쓰읍- 침 좀 닦고..

매 년 10월 초엔 차이나타운에서 중국문화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가게마다 짜장면 할인 행사도 하고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벌어진다.
10월이 되어 선선해지면 차이나타운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같다.

하...
그나저나 저 길을 쟈니 매니저님과 함께 걸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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