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만큼은 나만의 매뉴얼을 만들어 보자.

일상 속 여행 2009. 8. 25. 15:10


전자기기에 밝은 나는
어떤 기계를 처음 접하든간에 매뉴얼은 보지 않는다.

보지 않고도 거의 모든 기능을 익힐 수 있거든- (자랑)
그리고 그렇게 새로운 기능을 하나씩 발견하는 게 쏠쏠한 재미!
고로 내게 있어 전자기기 매뉴얼은 불필요한 것에 가깝다.

그렇담 연애에도 매뉴얼이 있다면 어떨까.
연애에는 정도가 없고 그것이 연애의 묘미랄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어쩐지 정독하게 될 것같다. 읽고 또 읽고. 

그런데
어쩐지 연애고수처럼 느껴지는,
남자를 좀 요리할 줄 알 것같은 포스를 풍기는 장쯔이 언니가 일러주는 '연애매뉴얼'이라니..
게다가 요리 당하고 싶은 소지섭 옵화ㅠ가 함께 나와 준다니..
아 이건 포스터가 좀 유치해도, 제목이 좀 유치해도,
둘이 갑자기 무슨 영화? 아 한중합작.. 기대가 되지 않아도,
그래도 봐야할 것같은 영화다.

<소피의 연애매뉴얼>


소피(쯔이)의 극 중 직업은 만화가인데, 그래서인지 내내 만화같은 화면 구성을 자랑했다.
요런 게 이 영화의 매력이라면 매력일 수 있을까-
구체적으로는 바람이 난 구남친 제프(지섭)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매뉴얼.
그런데 동기부여는 이상하게도 엄마가 해 준다.
평소 엄마가 늘 강조하는 '남자로 팔자 고치는 인생이 곧 성공한 인생. 그거슨 진리.' 라는 말 때문.
제프는 의사였거든녕. 허허. 인생 참.

영화를 보는 내내
쯔이 언니도 나이 많이 들었다...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억지로 어려보이고자 잘라놓은 듯한 뱅헤어하며,
표정과 행동 등에서 느껴지는 거부감_이랄까
예능 속 유채영 씨의 모습처럼 한껏 과장된 모습이 어쩐지 안쓰럽기까지 할 정도.
사랑스럽게 그리려고 한 것 같은데...흐음


후반부에 2년 만큼의 나이를 먹고 좀 성숙해 진 쯔이언니가, 앞머리도 기르고 우아한 모습으로 나오는데
그 모습이 훨씬 어려보이고 예쁘고 그랬다.
세월은 막을 수 없구나..,하고 다시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지 뭐.
게다가 지섭오빠가 더 어려보이고, 고든 역의 허룬동은 더더더 어려보이고.
여자로서 마음이 좀 아플 따름.

그러나 검색해 보니
!!!!!!!!!!!!!!!!!!!!!!!!!!!!!!!!!!!!!!!!!!!!!!!!!!!!!
 

아... 어쩐지 쯔이언니에게 미안해지는 순간이었다.
언니가 제일 어리구나. 이제 고작 서른 갓 넘은 사람이었는데.
언니가 너무 옛날부터 유명해서 그래... 라는 변명같지도 않은 변명을-_ -
흠흠.

또 하나 나를 놀라게 한 사실이 있다.
완전 매력적으로 나오는, 제프가 바람 피운 상대 안나 역의 판빙빙에 관한 것인데.


얘는 어디서 나오던 애야, 뭐 중국풍이긴 하지만 되게 매력있다..고 생각했더니, 어디 나오긴 나왔던 배우.
다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그 옛날에 꽤 인기가 있던 중화 드라마가 하나 있었다.
<황제의 딸>이라고... 시리즈물이 좌르륵~ 인기도 나름 오랫동안 유지했었지..
거기서 나왔던 세 딸 중 금쇄역할이 극 중 판빙빙이었단 것!
요즘 인기가 엄청나서 돈을 긁어 모으고 있다던데..
요사이 활동 모습을 검색해보니 우왕...중국풍도 아니야! 엄청 매력있었다.

하나 더 보탤 것은,
내게 가장 큰 존재로 다가왓던 지섭오빠가 의외로 메인은 아니라는 것. 이건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오빠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중국어 대사를 치니, 몰입도 좀 안 되고.
사랑한다고 한국말로 속삭여줘. 응? 크크크.

만화같은 구성이 돋보이고, 상큼발랄한 에피소드가 꼬리게 꼬리를 무는 <소피의 연애매뉴얼>.
시간 남을 때 가볍게 한 번쯤 볼 만한 영화였다. 호불호가 좀 극명하게 갈릴 스타일!

+
내 나름대로 꼽아 본 명대사.

1.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우르르 타는 장면에서 언뜻 들리는 한국어, "잠깐만요"
2. 위는 심장을 위로한다. (마음이 아플 때 먹을 것으로 푼다며)
3. 누군가를 사랑하면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어.
4. 대사라기 보다는 loveholic의 'loveholic' 중국어 버전도 들을 만했다.
5. 역시나 대사는 아니지만, 주인공이 택시 잡으려고 했을 때 바로 잡히지 않는 게 맘에 들었다. 


+
영화 보면서 그냥 이래저래 느낀 점.

1. 위에도 언급했지만, 쯔이언니 나이 들어 보인다.
2. 역시 여자는 예쁘면 장땡인가.
3. 인생지사 새옹지마.
4. 영화 속이라 그런지 몰라도 중국택시 예쁘다.
5. 앗! 중국인들도 일본인들처럼 밥그릇 들고 먹고, 영어발음도 잘 안 되네.
6. 역시 남녀 사이에 친구란 없어, 붙어있으면 정분이 나게 마련이라고..
7. 지섭오빠는 언제봐도 눈이 참 슬프다.
8. 그래도 역시 구관이 명관인가.


+
영화는 보고싶지 않지만, 매뉴얼을 알고 싶은 이들을 위한 배려.

1. 쿨하게 굴어라. 내게 상처를 준 너를 용서하노라.
2. 추억환기. 새 연애는 복잡하고 힘들다는 것을 인식시키라.
3. 환골탈퇴. 외모가 곧 능력이다.
4. 적과 동침. 적을 파악하라.
5. 꽃미남계. 상대를 유혹에 빠뜨려라.
6. 질투심 유발. 다른 남자를 이용하라.

뭐 대충 이랬던 것으로 기억- 
따라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잠시 접어두고,
과거 연애 경험을 생각하며 나만의 연애매뉴얼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꼭 떠나 간 남자친구를 돌리는 방법이 아니라,
뭐 사랑받는 매뉴얼, 애교 매뉴얼, 연하를 사로잡는 매뉴얼 등 많이 있을 수 있으니까 ㅋㅋ


<사진출처소피의 연애매뉴얼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sophiemovie>








 

'일상 속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충무로 영화제  (0) 2009.08.28
인천 차이나타운_자장면? 노노, 짜장면!  (4) 2009.08.25
멍석을 깔아주면 무엇하나.  (2) 2009.08.24
날 울린 휴일  (0) 2009.08.21
즉흥여행 안면도로 고고!  (0) 2009.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