쵸키의 동경 나들이 02 - 만나자 마자 술

일상 속 여행/중국 / 일본 2009. 7. 20. 11:11

돈가스 집 앞에 손님이 많을 때 기다리라고 있는
간이 의자에서 열심히 닌텐도를 뚜들기며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알바생들이 지나가면서 날 흘긋 흘긋 쳐다봤지만
난 개의치 않았다. 이 친구들이 들어가서 뇽에게 니 친구라고
알려줄수도 있지만 그런 분위기는 아니였다.

돈가스 집은 끝나갔다
10시 열시 오분...열시 십분..돈가스집은 문을 닫는 느낌이었지만
그녀는 나오지 않았다. 그들이 다니는 문이 따로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선
문이 닫고 불이 꺼져도 난 계속 그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11시가 거의 다되어가고 아예 그 건물 자체가 문을 닫으려고 하자
경비 할아버지가 와서 뭐하냐고 ..여기 다 끝났다는둥 이러는거 같아
나는 짧은 일어로..불꺼진 돈가스집을 가르키며

"도모다찌가 고노 나카니 이마스...."



아저씨는 다 끝났다며 엘베앞에서 기다리라고
사람들 다 집에갔다고...허무했다 .
나 몰래 간건가?

친구에게 전화가 드디어 왔는데 왜 너 거기있냐며
자긴 오늘 하루만 다른 사람 부탁받고 다른곳에서 일했다는것 아닌가
ㅎㅎㅎ 뭥미.. ㅜㅜ

우여곡절끝에 그녀를 우에노역에서 만났는데
차마 만원에 가까운 택시비와 두시간 동안이나 너를 기다렸다는걸
차마 자존심이 상해 못말했느데..
이제와 밝히게 되는구나



뇽을 무슨 천호동에서 번개하듯 만났다.
만나자마자 거의 일년만에 보는 것인데도 첫마디가
"히히히" "히히히히"
"여긴 왜왔냐 으이구.." 라는 말들
만나서 뇽네 집으로 가기전에 늦었지만 오랜만의 회포를 저렇게 또 시원한 맥주로 풀어주었다.

그전에 우에노역 코인락커에 처넣었던 구루마 즉 캐리어를 가지러 갔는데
아니 이게 왠걸. 우에노역만 문을 닫은 것이다...
온갖 구멍이 다 닫혀 있길래 경비아저씨한테 물어보니 이 역은 지하철 없음 11시에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ㅜㅜ
내 화장품... 뇽을 위해 한국에서 공수해 온 온갖 음식물들.....오늘 오픈식 할려고 했는데..
허망하고 허탈했다. 무난할줄 알았던 나름 글로벌 쵸키가 오늘 쓰리쿠션을 당하다니...









여튼 가방은 내일 찾기로하고..내일 또 땀에 절은 똑같은 옷을 입어야하겠지만..
그녀의 동네에서 새벽늦게까지 술을 먹고는 집에 가서 또 한잔하며 수다를 떨다 잠이 들었다.
일어나서 그녀는 아침 일찍 알바를 나가고 11시 넘어 일어나  씻고 준비하고 나와보니
동네는 생각 외로 너무 조용하고 평화로운 동네였다.

물론 영화에서는 이런 동네에서 연쇄살인이 일어나긴 하지만..
소박하고 깨끗하고 다들 자전거 타고 다니고... 얼마나 아름다운가.
뇽의 말로는 그렇게 잘사는 동네는 아니라고는 하지만 내가 보기엔 이 정도면
훌륭하게 잘사는 동네 같았다.









동네를 슬슬 둘러보니 이쁘고 귀여운 가게들이 많았따.
이 동네가 우에노에서 두세정거장 정도거리의...미타카와산지.. 야마카산지..아 까먹었네
난 너무 이름에 약하다 이름은 다시 친구에게 물어봐 나중에 쓰기로 하자.
어짜피 관광동네는 아니라 찾아갈 일이 없으실테니 말이다.
슬슬 돌다보니 무슨 갈릴리교회라는 커다란 한국말 간판도 있었다.
동네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친환경적인 이유도 있지만
엄청난 차비때문일 것이다. 어휴 무슨 지하철 한번 탈 때마다 오륙천원씩 하는지
진짜 내가 여행객이니까 이돈내고 지하철 타지....

뭐 여튼 지하철을 타고 일단은 예전에 안가본 요코하마를 가기로 한다.









요코하마에 내리면 거기에 무슨 미나린미지 뭔지 그런 라인이 있는데
그걸 한 번 결제하면 그 구간에선 왔다갔다 맘껏 할 수 있는 그런게 있다
일단 그표 사고 슬슬 걸어가고 있는데 왠 엘베걸같은 안내걸이 서 있길래 뚱하니 봤더니
랜드마크라는 큰 빌딩 옥상...아 옥상이라고 하니 촌쓰럽구나 맨꼭대기 층 올라가서 구경하는게 있는 것이었다.
뭐 까지까 여기까지왔는데 과감하게 천엥이나주고 올라가기로 결심.

완전 재빠른 엘베를 타고 올라가서보니...








올라온 보람이 조금은 있었다. 요코하마가 한눈에 보이는 이 전경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그 스카이 라운지는 뭐..육삼빌딩이랑 다른건 없었다.
육삼빌딩 꼭대기도 뭐 이정도는 하는듯.... 막 감동스럽진 않았다.








그래도 뭐 기념품이나 이런건 깔끔하게 해놔서 그나마 봐줄만 했다.
나는 좀 궁금한게 이런 꼭대기층에 왜 수족관 비슷하게 만들어서 물고기를 기르고 있는지
가끔..의아하다. 뭐 그닥 신기하지도 않고 사람들이 여기까지 올라와서 물고기를 보고 싶어 할까 ...
말도 안되는 물고기를 보고 멋진 외관 풍경만 열심히 찍어댔다...
데이트 명소로 유명한 요코하마를 그렇게 홀로 쓸쓸히 돌아댕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