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기 5 - 암트랙 슬리핑카 100배 즐기기!

일상 속 여행/미국 / 캐나다 2009. 4. 30. 17:40


안뇽하세요. 고구마입니다
오늘은 드넓은 (정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넓디 넓은!) 미국 레일을 달리는
"암트랙 Amtrak 100 배 즐기기" 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구용.



 

일단 암트랙 시간표는 및 역 위치 조회 등은
http://www.amtrak.com 에서 하실 수 있구요,

넓은 미국이고, 거미줄 처럼 여기저기 뻗어 있는 암트랙 노선이지만
물론 바로바로 연결되지 않는 도시도 있기 때문에 미리 암트랙이 운행하고 있는
도시를 체크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데이 

암트랙 철도를 기본으로 해서 미국 여행을 하고 싶은데 루트를 어떻게 짜야 할지 도대체 어느 도시를 가야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암트랙 사이트에 있는 운행 지도를 살펴보시는걸 추천합니다.

암트랙 사이트 접속 -> 상단 메뉴중 Route 선택 ->
해서 들어가시면 전체 National Route Map 이 있고, 각 노선도 하나하나 나와있는 map 이 따로 있어용. 참고!

PDF 한장짜리로 되어있는 이 자료는 암트랙이 미국 곳곳 어느 도시를 연결하고 있는지 모두 보여주기 때문에
펜 하나 들고 미국 지도와 이 암트랙 노선도를 펼쳐 놓고 가고싶은 도시들을 체크하다보면
대략적인 큼직큼직한 노선이 나올꺼예요.


자, 일단 이번 고구마의 비법에서 소개해 드릴 내용은
일반적인 암트랙 코치 말고 Roomette 라는 1인용 슬리핑카에 대해서 입니다.


고구마가 미국 여행에서 처음 이용한 노선은
시애틀 - 샌프란시스코 까지로, Coast starlight 라는 암트랙 노선 중에서도
아름답다고 손에 꼽히는 해안 철도 노선 입니다!
이 Coast starlight 루트를 따라 시애틀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는 대략 24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24시간이 지루하냐구예? 전~~~~~혀요!




"자! 일단 고구마와 함께 암트랙 기차 중에서도 1인실 슬리핑카 Roomette에 오른다고 상상해 봅시당."



이 누렁종이는 수속을 받고 나면 주는 종이인데,
슬리핑 카를 이용할 경우에는 이 종이 뒤에 1130 08 이런 번호를 써줍니다.
그 숫자는 바로 넘버 1130 기차칸의 08번 방이다... 이런 뜻입니다.
기차에 올라타서 도대체 내방은 어디인가 못 찾겠으면 (사실 안내를 너무 잘해줘서 못찾을 일도 없지만 ㅠㅠ)
울지마시고 이 표를 승무원 혹은 아 저사람 암트랙에서 일좀 하것구나~ 싶은 직원에게 보여주세요.
울상을 지어주면 더 금방 찾아준다는 이야기가 있슴다. (농담 )




짜잔~ (방귀대장 뿡뿡이랑 짜짠형 그립네요)

이제 암트랙 기차에 올라탔습니데이. 방을 안내받고 들여다보니
오~ 시설도 괜춘해 보이고..여긴 이제 하룻동안 나만의 공간이구나!
하는 생각에 이 방에 대한 친밀감이 엄청엄청 들기 시작합니다.

이 사진만 보면 좀 좁아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이 사진에 다 안나오는 양쪽으로 공간이 더 있기 때문에
키 167.... 이 되고싶은 160 고구마 가 아래 시트를 붙이고 누으면 발을 쭈욱 뻗고도 공간이 위아래로 넉넉합니다.
키큰 미국인 아자씨들도 편히 잘 누워가시는데 저야 뭐 뒹굴뒤굴 굴러다닐 수도 있지예.

양쪽의 의자는 아래쪽 발판을 누르면 쫙 펴지는데, 누워가고 싶을 때 혹은 밤이 되면
양쪽 의자를 눌러서 침대처럼 만든다음, 2층에 있는 매트리스를 내려다가 올려놓고 편히 오면 됩니다.

1인용 Roomette 에는 대략
'푹신한 베개 2개, 옷걸이 2개, 샴푸+린스+비누+칫솔+치약, 안내책자 몇개, 미니 물병 2개'
가 있는데, 이중에서 칫솔의 사용은 적극 권하지 않습니당.
고구마가 이걸로 이를 닦아 보았는데 칫솔모가 하나하나 빠져서 헹굴때가 되면
칫솔모가 한가득 입에서 나오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거든요. 





여튼... 위 천장쪽을 살펴보시면 넓직 한 것이, 시트 위쪽으로 거울도 달려있어서 내가 얼마나 꼬질꼬질한지
한번 확인해 줄 수도 있고, 환풍구도 있어서 숨막힐 걱정은 안해도 됩니다.





짜잔 깜깜한 밤이 되면 마음좋고 친절한 차장님이 오셔서 직접 매트를 깔아주시고 침대를 만들어 주십니당.
숨은 그림 찾기는 아니지만 대략 이 사진속에 있는 것들을 살펴보자면
옷걸이에 걸려있는 미키마우스 후드티, 인천공항 면세점 봉다리, 아이스크림넷북, 티슈한통 등등이 있습니다.





1층에서만 잘 수 있는가? 하면 것도 아닙니다. 원한다면 벽에 붙어있는 침대를 내려서 2층에서 자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지만, 사실 2층에서 자는건 좀 불편해 보이기도 합니당.
그리고 안내책자에 살펴보면 2층 침대에서 자는 방법이 그림으로 친절히 나와있는데
안전을 위해서 침대 위에 있는 벨트를 온몸에 묶어놓고 자라고 나와있지예.
왠지 그렇게 하면 가위가 눌릴 것 같은 기분에 2층은 패스, 편하게 1층에서 자는 방법을 택합니다. 


아, 빼묵고 지나갈뻔한게 있군용.
너는 혼자 여행하니까 1인실 쓴다고 치지만 가족이랑 여행할 우리는 어디서 자냐?
하시는 분들을 위해 사이좋아 보이는 가족용 슬리핑카를 잠시 소개합니다.



가족용 칸은 1인용 Roomette 들이 모여있는 복도 반대편에 따로 위치해 있는데
넓직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차 하나당 방이 하나로 되어 있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고로, 성수기에 암트랙 가족용 슬리핑카를 이용해 장거리 기차 이동을 하시길 원하신다면
미리미리 예약해 주는 쏀스는 필수겠지라~





1인용방이 훨씬 넓어졌다고 생각하면 쉽겠죵.
그리고 여기에는 방에 따로 샤워실과 화장실 그리고 세면대가 딸려 있어요.

나중에 저녁먹으러 식당칸 Parlour 가는길에 가족칸에서 할아부지, 엄마아빠 손녀가 함께 떠들면서 여행하는걸
슬쩍 봤는데 흑흑 부러워 보였습니다. 가족 기차 여행은 정말정말 더더더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암트랙 슈퍼라이너 슬리핑카를 이용하면, 이동하는 동안의 식사도 삼시세끼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차를 타고 있으면 먼저 방송으로
"안뇽하시렵니까 지금부터 담당자가 점심 예약을 받으러 갑니다"
하고 안내가 나오면 곧 담당자가 와서 몇명인지, 점심은 몇시에 먹을껀지 물어보러 옵니다.
그리고 저 위의 티켓을 주는데 '1명이 12시에 점심묵으러 갑니다' 라는 뜻으로
주문할 때 저 티켓을 건내줘야 합니다.

시간은 대략 점심 저녁 모두 3~4 파트로 나눠져 있어서 일정시간에 식당칸에 사람이 붐비지 않도록 운영하고 있어요.



식당칸의 모습, 그리고 저녁에 묵은 음식의 모습입니다.
저는 저날 돼지괴기 (에 필라프와 옥수수가 딸린) 를 주문했군용.
와인같은 것은 추가 요금을 내고 따로 주문해야 하지만, 소프트 드링크나 주스는 따로 돈을 내지 않아용.


이 Coast starlight 은 참 아름다운 노선이라고 공공연히 소문나 있는 만큼,
밥 먹는 동안에도 방에서 쉬는 동안에도, 옆칸에 탄 친구와 얘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아름다운 해안과 캘리포니아스러운 집들, 그리고 눈이 아직 다 녹지 않은 산을 계속 지나기 때문에
창밖을 바라보느라 정신이 없어요 ㅎㅎㅎ 그만큼 예쁜 노선이죠.



시애틀에서 샌프란시스코 가는동안 엄마 같았던 차장아줌마 로빈.
내가 불끄고 이어폰으로 예스맨 보면서 끽끽대느라 노크소리를 3번 못들었다며 뭐라 했음 흑흑
암트랙을 이용하게 된다면 뭐든 어려운 일이나 질문할 일 도움받을 일 등등... 
어떤 일이 있더라도 담당 차장님을 찾으면 됩니다.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 고구마는 옆방에 손자 손녀 보러 LA 로 가는 사라 할무니랑 조근조근 얘기도 하고,
졸릴때는 잠도 쿨쿨 자고, 밥도 먹으러 왔다갔다 하고, 공짜 커피도 타다 묵고, 너무 친절해서 지금도 생각나는
몸집만큼 맘 좋아보이는 로빈아줌마랑 수다도 떨고, 아이스크림 넷북으로 예스맨 보고 혼자 미친듯이 웃기도 하고
책도 읽다가 노래도 듣다가 완전 알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로밍을 해가더라도 기차를 타고 깊은 산을 지나가는 동안에는 로밍연결이 안될 수도 있어요.
그럴때는 전원을 일단 꺼두었다가 산이나 방해물이 지나가고 나서 다시 키면 OK
고구마는 기차안에서 이렇게 사진도 찍어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보내곤 했습니다.
암트랙 Roomette의 좀 더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거등요. ㅋㅋㅋ

설마설마 사진 전송까지 될까.. 싶어서 보냈더니만 친구들도 그렇고 가족들도 다 사진을 받을 수 있더라구요.
그렇게 멀리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사진 전송도되고 연락도 할 수 있다니
정말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멋진 것 같아요 (^^)


기차 여행, 그중에서도 암트랙과 함께한다면 Roomette 같은 슬리핑카를 이용해서 장거리 이동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것도 너무너무 좋을 것 같아요.
이래저래 추천하는 여행 방법입니다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