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 하… 게다가 그때는 돈 아낀다고 요리도구까지 가지고 다녔더랬지.
노민: 6개월이면 그냥 짐만으로도 무거울 텐데, 요리도구까지….
킴: 아롱, 너 진짜… - _-
노민: 설마 버너까지?!
아롱: 그런 건 아니고 간단히 취사 가능한 것만. 코펠, 그릇 몇 개, 쌀, 채소 이런 것들 바리바리 싸들고 다녔지. 식료품 가방을 아예 따로 들고 다녔어.
킴: 카메라도 무거웠을 텐데. 아롱이 또 사진 잘 찍잖아. 내가 보기에 웬만한 잡지에 나오는 수준………
까지는 아니지만 블로그에 올릴 수준으로는 찍어. ㅋㅋㅋ
노민: 와, 근데 그렇게 짐 들고 다니면 정말 힘드셨겠다.
킴: 아, 난 듣기만 해도 힘들다. 헝그리 여행은 왠지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 ㅠ_ㅠ
아롱: 헝그리 여행도 인도 같은 경우 도시는 너무 힘들잖아. 그런데 시골은 정말 좋아.
킴: 난 인도 여행가서 기차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만 봐도 스트레스 받더라. 그걸 타고 가야된다는 생각만 하면…… ㅠ_ㅠ
아롱: 왜~ 적응되면 나름 편해. 일단 3층 침대를 예약하고~위에 올라가서 편하게 눕는 거지. 한번은 인도에서 기차를 탔는데 어디서 피리소리가 나길래 3층 침대에 누워있다 뭔가 하고 내려다 봤더니, 어떤 꼬마가 통로에서 피리를 불고 있더라구. 음악을 들려주나 했는데 자세히 보니 옆에 내려놓은 항아리에서 뱀이……!
노민: 큭큭큭.
아롱: 뭐 어쨌든, 인도가 여행하기엔 저렴하지.
킴: 인도도 싸게 다녀서 싼 거야. 편하게 다니면 거기도 비싸.
노민: 정답! ㅋㅋㅋ
아롱: 그건 그래. 한번은 바라나시에서 일본인 여행자를 한 명 만났는데, 자기가 다른 여행자한테 들은 게스트하우스가 있다고 거기 가자고 그러는 거야. 바라나시 그 미로 같은 도시를 한 시간 헤매서 갔더니 꼭대기에 있는 더블룸이었어. 그걸 그 친구가 깎고 깎고 깎아서 50루피로 깎은 거야! 그 때 돈으로 1500원 정도? 한 사람당 800원에 잔 거지.
노민: 1일 숙박에 800원...!
아롱: 그 친구가 진짜 독한 여행자였던 게, 돈을 아끼려고 로컬 물을 그냥 마시고 다녔어. 그러고는…… (배를 움켜쥐며) 만날 배가 아프다고.
킴: 이상한데?! 그러려면 배가 안 아파야지!
아롱: 그러니까 ㅋㅋㅋ 식당에 가서 밥을 시켰는데 현지인들이 먹는 식당이니까 거의 3~4인분이 나온 거야. 그걸 꾸역꾸역 다 먹는 거야.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내가 먹지 마라, 너 나중에 힘들다, 왜 다 먹냐, 그랬더니 “우리 엄마가 음식은 남기지 말라 그랬어” 하면서. 이렇게 막 밥을 손바닥으로 입에 꾹~ 밀어 넣으면서.
노민: 손으로요?
아롱: 응, 꾹꾹 눌러가면서. ‘난’이니까 찢어서 입안에 막 우겨 넣는 거야. 땀을 뻘뻘 흘리면서.
노민: 아, 왠지 막 슬퍼질라 그래.
아롱: 밥을 먹고 나와서 숙소로 가는데 몇 번을 쉬었다 걸었다 하면서 갔어. 배가 너무 불러서 못 가고 한번씩 주저 앉더라고. 그 친구가 또 특이했던 게, 양치를 하면 한번에 20분씩 하는 거야. 원래 습관이 그래서 구석구석 꼼꼼히 20분씩. 한번은 양치를 하고 각자 침대에 누워 있었거든. 내가 혼자 과자를 먹다가 아무 생각 없이 “너도 먹을래?” 했더니 “응” 하고 받아서 둘다 와그작와그작……… 하다가 앗차!!! 한 거지. 그 길로 또 욕실에 가서 20분 동안 양치질을. ㅋㅋㅋ
노민: 되게 특이한 친구네요. 지금도 연락 돼요? 왠지 엄청 특이하게 살고 있을 것 같은데.
아롱: 지금은 연락 안 돼. 당시에 자기는 인도에서 이탈리아까지 육로로 가서 축구경기를 보겠다고 하던데 아무 정보가 없이 왔더라고. 무사히 갔을까 몰라.
노민: 그냥 TV로 보지…….
킴: 아, 나도 하나 생각났다! 옛날에 회사에서 인도에 자원봉사 갔을 때. 일행 중에 굉장히 고상한 여자 분이 있었어. 얼굴도 되게 하얗고. 근데 현지에 도착해서 페인트 칠도 해야하고 일도 해야하는데 자기는 햇빛 알레르기가 있어서 밖에 못 나간다는 거야. 거기 있는 내내 알레르기 있다고 부채질하면서 차에만 앉아 있고…….
노민: 긴팔 입으면 되죠!
킴: 긴팔 입어도 안 된대. 얼굴이 타서. 이렇게 양 갈래로 머리 땋고 만날 차에 앉아 있었어. 평소에는 음식도 안 맞고, 하면서 되게 투덜투덜거리셨거든. 자원봉사 온 건데 아무래도 좀 보기 안 좋았지. 근데 돌아올 때 공항에서 딱 걸린 거야~
노민: 에?!
킴: 인도사람들이 뭐라고 하는데 알아듣지도 못하고 막 소리를 지르면서 질질 끌려가셨어. 왜 끌려가는 거냐고 사람들은 웅성웅성 거리고. 알고 보니까 그 분이 통굽을 신고 있었는데, 인도 군인들 말이 요즘 신발 폭탄이 유행한다고, 통굽 안에 폭탄이 있는 걸로 사료된다고.
노민: 신발 폭탄. ㅎㅎ
킴: 걱정은 되는데 솔직히 우린 좀 웃기기도 하고. 자원 봉사 하는 내내 통굽 신발을 계속 신고 다녀서 좀 얄미웠는데 딱 그런 일이 생긴 거지.
노민: 여기서 여행의 교훈을 얻는 거죠~ 어디를 가든 아롱 매니저님처럼 되도록 현지에 어울리는 마인드와 복장을! 그리고, “글로벌 얌체”는 거지꼴을 못 면한다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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