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았는지, 오늘 아침도 비로 시작했네요.
반곱슬머리인 노민은 비가 오는 날이면 머리가 난리가 납니다. 꼬불꼬불 부스스스. 비가 오면 우수에 젖는다거나, 좀 청초해 보이는 건 다 남들 얘기예요.. - _- 남들은 매직을 하면 되지 않냐 하지만, 머리카락이 가늘고 숱이 적은 편이라 매직을 하면 좀..... 없어 보여요.
그런데다 우산 들고 다니는 걸 너무 귀찮아해서 밖에 나갈 때마다 ‘에이, 설마’ 하는 마음으로 나가면 꼭 비가 온다니까요!! 'ㅁ' 장마도 아닌데 때 아닌 비가 왜 이리 오는 걸까요. 그래도 이번 비구름이 물러가고 나면,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을 것 같아요.
아무튼, 오늘 아침 노민은 또 비에 젖은 빗자루 머리로 회사에 왔답니다. 이럴 때는 긴 생머리를 휘날리는 로밍팀의 미녀 에린 매니저님이 부러워요. 윤기가 자르르르 흐르는 샴푸 광고용 머리. ㅎㅎ 에린 매니저님은 비 오는 날도 문제 없는 거죠?! 그런 거죠?! ;ㅁ;
노민: 아놔, 아침에 또 우산 안 들고 왔는데 비 왔어요....
에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민: 잉? 제 꼴이 그렇게 말이 아니에요?!
에린: 아니, 갑자기 웃긴 얘기가 생각나서. ㅋㅋㅋㅋ
노민: 아닌데... 내 얼굴보고 웃으시는 것 같은데... ㅠ_ㅠ
에린: 그게 아니라 ㅋㅋ 요즘 계속 비가 오락가락 하잖아요. 근데 나도 귀찮아서 우산을 아침마다 안 가져온 거야. 비가 올 것 같기는 한데 회사에 두 개씩 두고 다니니까 무거워서 집에서 나올 때 안 들고 오곤 했거든요. 그런데 항상 회사 근처 도착해서 버스 내릴 때가 되면 비가 오는 거예요. 티곤 매니저님도 분당 살아서 회사 도착하는 시간이 비슷해요. 그래서 처음 우산을 안 가져온 날 혹시나 이때쯤 도착하시지 않을까 싶어서 전화를 했어요. 10분 안에 도착하신대요. 비가 조금 오면 그냥 맞고 가야지 했는데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오니까 버스 정류장에 기다렸어요. 한 15분 정도 기다리니까 오셨는데, 티곤 매니저님이 내리자마자 정말 비가 똑 그친 거예요. 'ㅁ'
노민: 헉. 거짓말처럼!
에린: 내 말이~ 둘이 그래서 우산도 안 펴고 걸었어요. 되게 뻘쭘하게…. 마치 내가 일부러 기다린 것처럼 된 거예요. ;ㅁ;
노민: ㅋㅋㅋㅋㅋ 아, 상상된다….
에린: 그래서 그냥 지하 식당에서 같이 아침을 먹었지. 굉장히 어색한 상태로. 흐흐.
노민: 에이, 뭐 다행이다~ 아침 먹으려고 기다리신 거네요.
에린: 아, 마침 그때가 생일날이어서 혼자 밥 안 먹어서 감사했죠. 근데…그 다음날 우산을 또 안 가져와서 다시 전화를 했어요.
노민: 응? 이거 어째 조금 상습범인데요?
에린: 아니라니까~ 근데 매니저님이 평소보다 늦게 나오셔서 그때 버스를 타셨대요. 그래서 별수없이 그냥 맞고 가려고 했는데 또 앞이 안 보이도록 오는 거예요. 그때 어떤 천사 같은 여자 분이 나타나서 어디까지 가시냐고 하면서 씌워줬어! 여자들 쓰는 우산이 조그마니까 둘 다 바깥쪽 어깨는 비 다 맞았는데. 정말 천사 같았어요. ㅠ_ㅠ
노민: 와, 우리 회사 사람이요?
에린: 아니에요. 기업 은행 앞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가시는 분이었는데, 입구까지 데려다주고 가셨어요.
노민: 캬, 아깝다. 그게 남자 분이기만 했어도 사랑이 시작되는 스토린데. 흐흐. 그래도 아직 세상이 아름다운가봐요. 그렇게 착한 분이*_*
에린: 그치. 아름답지. 40분 기다렸는데 딱 한 분이.... 후....
노민: 엥? 40분? 그건 굴욕인데요. ㅋㅋㅋ
에린: 좀 그런가?
노민: 40분이면 티곤 매니저님도 올 시간인데. ㅋㅋㅋ
에린: 아, 그땐 너무 죄송해서 한 20분 기다렸다 전화한 거였어요. 아, 또 웃겨. 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아침에 티곤 매니저님한테 문자가 오더라구요.
노민: 뭐라구요?
에린: …우산 꼭 챙기라고.
노민: 귀찮으셨던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캬, 안타까운 스토리지 않나요. 원래 이런 이야기는 <늑대의 유혹>에서 것처럼 내가 쓰고 가는 우산에 갑자기 강동원이 뛰쳐든다든가, <클래식>처럼 조인성이 옷으로 우산을 만들어준다든가....... 네? 정신 좀 챙기라구요?
ㅎㅎ 그래도, 저는 꿋꿋이 우산 안 들고 출근할랍니다. 혹시 알아요?! 우산을 안 들고 나온 오늘이, 바로 그 이야기의 시작이 될지. *U_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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