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남아공 월드컵 베스트 3

T로밍 이벤트 2010. 7. 19. 17:23


같은 남자가 봐도 멋있는, 같이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고 싶은 그들.


1.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출처 - XPORTSNEWS>

 출전 - 포르투칼 (등번호 7번)

포지션 -  공격수

출생 - 1985년 2월 5일

신체 키 - 185cm, 체중 80kg

소속 - 레알 마드리드

A매치 - 68경기 22골 (2010년 5월 11일 기준)

 호날두는 축구 실력 뿐만 아니라, 섹시한 외모 덕분에 많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죠. (그래서 가끔 남성들에게 원성을 사기도 하지만...)

그렇지만 그의 플레이는 그를 시기하던 많은 남성들 조차도 팬으로 만들어 버릴만큼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특히나 그는 볼터치와 스피드가 일품이고,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일본의 혼다 선수가 보여준 일명 '무회전 프리킥' 을 원조격으로 잘 구사하는 선수입니다.

그런 그가 이번 월드컵에서는 좀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소속팀에서는 펄펄 나는 호날두, 왜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작아지는 걸까요? 이번 월드컵에서는 확실히 스스로 골 욕심을 줄이고, 팀원들과 함께 가려는 노력이 보였는데 말이죠.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호날두의 슛은 골로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코트디부아르전의 초 대박 중거리 슛이었습니다. 비록 아쉽게 옆 골대를 맞고 튕겨 나가버렸지만, 골로 들어갔으면 정말로 멋있었던 골 장면 중 하나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그러고 나서 호날두와 코트디부아르 주장인 일명 드록신으로 불리는 드로그바의 모습이었는데요. 골로 연결되지 않자, 화를 내며 안타까워 하는 호날두와 성호를 그으며 들어가지 않은 공에 안도의 한 숨을 내쉬는 드로그바의 모습이 함께 카메라에 잡혔더라구요.

내노라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 스타들이 공 하나에 저렇게 반응 하는 것을 보면, 월드컵이 참 대단하긴 한가 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세계인의 축제 답죠.   

 


 
<사진출처 - 뉴시스>
 (빗나간 슛에 안타까워 하는 호날두)

 물론 호날두는 세계 최고의 실력과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지만 그의 과한 골욕심과 개인 플레이는 많은 지적을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조금은 개방적인(?) 그의 사생활도 문제시 되고 있고요. 얼마 전에는 미혼 부가 되어 세간의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축구장 안이건 밖이건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호날두가 좋더라구요. 무언가 남자의 냄새가 물씬 풍기지 않나요?  

야성미 넘치는 그도 한 아버지의 평범한 아들입니다. 호날두의 아버지는 알콜중독으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그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직접 작사한 노래에 드러나 있습니다.  

(원곡은 포르투칼어, 번역곡은 영어입니다.) 

'hope to see you'
 
당신이 떠나야만 했다는 걸, 내 마음 속에서는 믿고 싶지 않대요.
지금 당신은 행복하다는 걸 알면서도요.

아버지, 어디에서나 당신이 보이는 걸요.
아버지, 그러니 당신을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믿을 거에요.

태양은 가버리고 이젠 밤이 내려앉았는데,
내 마음 깊은 어둠에 빛을 밝혀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그저 당신을 향한 그리움만이 나를 할퀼 뿐이에요.

(중략)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깊었던 호날두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 가사네요. 지금도 호날두는 자기 방에 아버지 사진을 갖다놓고 매일 본다고 합니다. 이런 효심 가득한 모습 또한 호날두의 많은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모습에서는 조금 윗 사람 같이 느껴집니다. 저보다 한 살 위인데, 사실 그동안의 호날두는 저보다 어려 보였었거든요. 예를 들어 crying boy 라던지...) 
 

일반적인 방법과는 다르게 아들을 얻은 호날두지만 이제 그도 어엿한 아버지가 되었네요. 그가 이제 조금 더 성숙하고 팀을 배려하는 플레이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2. 디디에 드로그바


<사진출처-아시아경제>

출전 - 코트디부아르 (등번호 11번)
포지션 - 공격수
출생 - 1978년 3월 11일
신체 키 - 189cm 체중 91kg
소속 - 첼시
A매치 - 61경기 41골 (2010년 5월 11일)

신이라 불리우는 사나이가 있습니다. 인기 만화 제목이 아니라 나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인... (가끔 이런 생각을 하면 경이롭기까지 한!)

바로 드록신, 검은 예수 등으로 칭송 받는 디디에 드로그바 입니다. 

그는 06~07년 , 09~10년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아프리카 최고의 선수 등의 타이틀을 갖고 있는 최고의 공격수 입니다. 과연 이런 실력 덕분에 드록신, 검은 예수 등으로 칭송 받는 것일까요? 그에게는 조금 특별한 일화가 있습니다.

그의 조국인 코트디부아르는 2002년부터 5년간 내전으로 수만 명이 숨지는 등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이 와중에 코트디부아르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아프리카 지역예선에서 사상 첫 월드컵 티켓을 거머쥐게 되죠. 그는 인터뷰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외쳤습니다.

" 여러분, 적어도 1주일 만이라도 전쟁을 멈춰주세요! "

당시 내전의 두 당사자가 드로그바의 인터뷰를 보게 되고 그 후 코트디부아르의 정부와 반군 사이에 평화협정을 체결, 거짓말 처럼 내전은 종식하게 됩니다. 

그 후에도 드로그바는 첼시의 도움으로 구호 물품과 유소년축구 발전을 지원하고, 개인재산을 코트디부아르 종합병원 건설자금으로 기부하는 등 조국과 아프리카의 발전에 도움을 주기도 하죠. 그 후 드로그바는 미국 사시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2010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10위에 선정 되기도 했습니다.

전쟁을 멈춘 사나이... 영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 아닌가요?

<사진출처-조이뉴스24> 

이번 월드컵에서는 사실 뛰어난 기량을 맘껏 펼치지는 못했습니다.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오른쪽 팔꿈치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해, 제대로 된 몸상태를 갖추지 못했었거든요. (툴리오... 잊지 않는다.)

또 죽음의 조 편성 (브라질,포르투칼,북한,코트디부아르) 으로 치열한 접전 끝에 결국 16강에 탈락하게 됩니다. 드로그바가 완벽한 몸 상태에서 경기를 치뤘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코트디부아르와 포르투칼의 대결이었나요. 드로그바가 교체선수로 경기장에 나서자, 많은 관중들이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더군요. 아프리카에서의 그의 존재가 다시 한번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비록 16강에 탈락했지만 코트디부아르 축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드로그바의 말처럼, 앞으로 있을 월드컵에서 코트디부아르가 기대되네요. 그는 축구 실력 뿐 아니라, 위대한 인품과 팀을 아우르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축구 선수로써 뿐만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써 참 닮고 싶은 사람 중 한 사람이죠. 은퇴하기 전 그의 플레이를 제 두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이번 년 최대 소망입니다.  시즌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마음만은 이미 스탬포드 브릿지로~

* 드록신으로 불릴만큼 사람 같지 않은 완벽한 모습의 그도, 가끔은 실수를 할 때가 있습니다. 첼시에서 자신의 유니폼 매출이 적은게 불만이었던 드로그바는 스스로 자신의 유니폼 50여벌을 사는 귀여운(?) 조작을 하는데요.

근데 이걸 들켜버리고 말았습니다. 인터넷에서 구입을 했던지라 자신의 신용카드로 결제한 것을 들키고 말았던 거죠. ㅋㅋ 아, 정말 귀여우신 드록형님... 재밌는 에피소드죠?     



3. 박지성



<사진출처-스포츠코리아>

 출전 - 대한민국 (등번호 7번)

포지션 - 미드필더

출생 - 1981년 2월 25일

신체 키 - 178cm 체중 73kg

소속 - 맨체스터 Utd.

A매치 - 84경기 11골

처음을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 형 때문에 눈물 흘린 날들이 적지 않거든요.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아, 이게 좋겠네요. Oh! my captain!!! oh!  아. 죄송합니다...

내 맘대로 월드컵 베스트 3 마지막 인물은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캡틴 박!! 박지성 선수입니다. 아시아 선수 중 유일하게 맨유라는 세계 최고의 구단에서 뛰고 있는, 두 말하면 입 아픈 대한민국의 자랑이죠.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위의 호날두나 드로그바와 비교했을 때, 중거리 슛팅이나 골 결정력 같은 부분은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박지성 선수 스스로도 자신은 그다지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서 늘 연습의 연습, 완벽주의자가 되어야 했다고 말하기도 했죠.

산소탱크, 두 개의 심장으로 불리는 그는 그라운드에서 가장 빠르게, 또 가장 많이 뛰는 선수 입니다. 그 때문에 부상을 늘 달고 살죠.

박지성 선수의 한쪽 무릎에만 일곱개의 구멍이 났다는 것 혹시 아십니까? 그래서 무려 세 번의 수술을 한것도요. 재활기간 동안에도 재활 프로그램을 단 한번도 빠지지 않아 맨유 관계자들이 혀를 내둘렀죠. 그리고 보란듯이 그라운드로 돌아옵니다. 그의 곧은 성정은 정말 박수를 받을만 합니다.

언젠가 박지성 선수가 자신이 무릎이 한번이라도 더 부상을 당하면 어쩌면 선수 생활이 끝날지도 모른다고 담담하게 얘길하더라고요.

그걸 보는데 왜 그렇게 울컥 하던지. 똑같은 " ~ 이기 때문에 ~ 라고 생각합니다. " 는 고정된 인터뷰 화법과 무표정인데도 정말 슬펐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최고의 클럽에서 뛰고 있고 수십억에 달하는 연봉을 받는, 엄청난 부와 명예를 가진 줄 알지만 그 이면에는 평범한 사람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의 끝없는 노력과 인내가 숨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얼마 전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박지성 선수를 '벤치성' 이라고 부르는 댓글을 봤습니다. 정말 어이가 없죠. 그런 인신공격성 댓글은 비판도 충고도 뭣도 아닙니다.  박지성 선수가 그런 댓글에 상처 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쿨하게 패스 하십쇼!



<사진출처-조이뉴스24>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 단연 돋보였던 박지성 선수는 MOM에도 선정되고, 영국 유로포스트에서는 미드필더 부분에 박지성 선수를 명예 리저브로 포함시키기도 했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없는 대한민국은 정말 생각할 수 조차 없을 정도이죠. 경기의 시작과 끝을 만들어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수의 연결, 프리킥 찬스를 만들어내고, 그리스전에서 보여준 그림 같은 골까지! 정말 대한민국의 보물입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아쉽게 우루과이전에서 패배를 했지만, 경기 내용은 거의 우리가 우세했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이동국 선수에게 준 스루패스만 어떻게 골로 연결 시켰더라면... 지금 생각해도 참 아쉽네요. 득점은 실패했지만 저는 그 스루패스를 보고 또 한번 감탄했죠. 역시 박지성이야 하고요.

그런 그가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 나의 월드컵은 끝났다. "

여론은 마치 벌써 은퇴를 한 것 마냥 들끓었고, 아직은 안된다는 의견과 보내주자(?) 라는 의견이 서로 엇갈렸습니다. 2014년이면 그의 나이 만 33세입니다. 포지션 특성상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테고, 영국과 한국을 오가는 것도 몸에 많은 무리를 줄 것 같네요.

아마 박지성 선수도 그때가 지금만큼 기량이 좋지 않을 것임을 짐작한 듯 보입니다. 대표팀에서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의 마음이 다시 한번 드러난 것 같네요. 아쉽지만, 박지성 선수의 결정에 따라야 겠죠.

그게 언제가 되었든 편한 마음으로 결정을 하기를 바랍니다. 부담 갖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은퇴를 해도 모두 박지성 선수를 이해하고, 또 좋은 선수로써 오래토록 박지성 선수를 기억할테니까요.  근데... 아시안컵은 기대해도 되는거죠? ㅋㅋ

김미 프리덤 김미 파이어 김미 리즌 멕미 하이어~ ♬

6월 한달 동안 월드컵 때문에 너무 행복했습니다. 세 명으로 좁혔지만, 사실 월드컵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과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네요. 그들은 그들의 인생 가장 큰 축제에서 환희와 좌절을 맛보았고 그렇기 때문에 또 한 발자국 더 성장했을테니까요. 

그리고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분들! 너무 수고하셨고, 16강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또 감사드립니다. 한국 축구는 이제 변방을 넘어 세계의 중심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4년 뒤가 기다려지네요. 4년 뒤 브라질 월드컵도 잘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 파이팅~!!!!!!!!

( 2011년 아시안컵... 달립시다! 오 예~!)




  * 위의 포스트는 2010년 6월 2010 남아공 이벤트에 응모하신 '박중한'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