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조적인 건축의 시험장, 베이징
2001년 7월 1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들린 외마디, 베이징, 차이나! 2008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베이징이 선택된 거였어. 파리, 이스탄불, 토론토와 치열한 경합 끝에 나온 결과였지. 이날의 승리는 수년간 중국이 쏟아 부은 노력에 대한 영광의 결실이었어.
하지만 승리와 함께 안긴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았어. 공공연히 밝혀온 대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올림픽’을 치뤄야 했거든. 올림픽 개최지로서 중국을 바라보는 전 세계의 의구심, 인권과 환경, 안전 문제에 대해 ‘이상 무’를 선언할 수 있을 만큼 소프트웨어도 개선해야 했어.

물 위의 진주, 국가대극원
2004년 5월 23일,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의 여객터미널 지붕 붕괴 사고로 4명이 사망했을 때 누구보다 긴장한 것은 중국정부! 당시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공연 예술 센터를 목표로 톈안먼 광장 서쪽에 국가대극원을 건설 중이었는데 그 설계자가 바로 드골 공항을 설계한 프랑스 건축가 폴 앙드뢰였기 때문이야.
덕분에 공사는 최대 위기를 맞았어. 그렇지 않아도 건물이 들어설 지역 일대가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고 기후 변화가 심한 탓에 온갖 공학 기술을 동원해 어렵게 진행하던 공사였는데, 정말 골치 아팠겠지?

첫 삽을 뜬 지 4년 만인 2005년 여름, 내부에 들어설 오페라 하우스와 콘서트홀, 극장 실내 공사만 남기고 건물 외관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어. 세계 전역에서 ‘놀랍다’, ‘경이롭다’는 반응이 이어졌지. 8개월에 걸쳐 2만 장이 넘는 티타늄을 일일이 이어 붙인 직경 212미터의 반짝이는 ‘달걀’ 을 만들어냈거든. 마치 ‘호수 위에 둥둥 떠 있는 진주’처럼 보였어. 대다수 베이징 시민들이 자부심과 만족감을 드러냈고, ‘달걀’ 앞은 늘 인파로 북적였대.
건물 중심부로 들어가는 통로는 호수 밑에 있어. 80미터에 이르는 통로를 걷는 동안 머리 위에서는 크리스털처럼 ‘물’이 반짝이는데 아주 색다른 경험이었어. ‘달걀’ 뒤쪽은 티타늄이 아니라 1,200여 개의 유리를 덮어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것도 신기해.

기술과 디자인의 승리
혁신적인 중국 현대 건축의 정점에는 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고 9만 1,000명의 관중이 운집한 ‘둥지’가 있어. 4만 2,000톤의 철근이 얽히고설켜 마치 ‘새 둥지’처럼 보이는 국가체육장이야. 스위스 건축 회사 헤르조그 & 드 뫼롱이 설계한 주경기장은 자금성에서 북쪽으로 거의 일직선 상에 자리 잡았어.
2003년 12월에 시작한 이 공사 역시 난관과 돌파의 연속이었대. 국가대극원 건축 당시에도 문제가 되었던 지진 발생 가능성은 관계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가장 안전한 경기장을 지을 수 있는가’라는 크나큰 숙제를 안겼지.
문제는 또 있었어. 베이징은 워낙 기온교차가 심한 지역이라 철근 용접 부분의 수축과 팽창률 계산에
한 치의 오차라도 생기면 큰일이 나는 상황. 세심하게 검토하고 수정을 거듭하면서 공사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지.
원래 설치하기로 했던 개폐식 천장을 없애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어.
2006년 12월 완공하겠다는 당초 목표는 지키지 못했으나, 진도 8의 강진에도 안전하며 100년을 견딜 수
있는 건물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성공한 것 같지? 올림픽도 성공적으로 치렀고 말야.

중국 현대 건축의 눈부신 성과는 국가체육장 옆에 신축한 워터 큐브 수영장과 중국 공영방송 CCTV 빌딩, 2008년 3월부터 가동된 서우두 국제공항 제3터미널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
특히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과 영국 스탠스테드 제3공항을 설계한 노먼 포스터가 건축한 제3터미널은
21세기형 첨단 도시로 들어가는 관문처럼 보여.


삼각형의 채광창을 내기 위해 4개월에 걸쳐 지붕 패널을 설치했대. 단일 터미널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복잡한 첨단 수하물 처리 시스템도 갖췄다고 해.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양이 용의 형상을 닮아 중국인들이 무척 자랑스러워하는 건축물이래.

어마어마한 건축물만 변한 것은 아니야. 한국 건축가 승효상 씨를 포함해 아시아의 정상급 건축가 12명이 참여한 만리장성 코뮌은 중국의 건축을 예술의 개념으로 바라보게 한 거의 최초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

도심에서 떨어진 만리장성 코뮌이 숙소로는 부담스럽다면 모던한 디자인 호텔 ‘엠퍼러’나 스몰 부티크 호텔 ‘카포크’를 체크해보는 것도 좋아. 두 곳 모두 자금성과 가까이 있고, 중국이되 중국적이지 않은 독특한 디자인이 인상적이야.
'일상 속 여행 > 중국 / 일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쿄 여행 14 _ 처음 접해 본 일본의 문화, 아사쿠사 마쯔리의 추억 2 (0) | 2010.07.26 |
---|---|
도쿄 여행 13 _ 처음 접해 본 일본의 문화, 아사쿠사 마쯔리의 추억 1 (2) | 2010.07.26 |
도쿄 여행 12 _ 도쿄의 주택가 골목골목을 구경할 수 있는 토덴 탑승기. (2) | 2010.07.13 |
도쿄 여행 11 _ 기대이상의 재미를 안겨준 오다이바의 비너스포트! (2) | 2010.07.13 |
도쿄 여행 10 _ 맛보다는 분위기 : 아쿠아시티 수제 햄버거 가게 롱보드카페! (0) | 2010.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