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힌 공원에서의 기분 좋은 마음을 가득 안고 기대하고 기대했던 롱보드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카이힌 공원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계단만 몇 개 오르면 바로 ‘AQUA CITY 아쿠아시티’가 나오는데 이곳은 대형 쇼핑몰이다. 여느 쇼핑몰과 다르지 않게 옷도 팔고 게임장도 있고. 물론 음식점도 있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보다는 세련된 곳 같지 않아 조금은 놀랐지만. 이곳에 찾아온 나의 목적은 쇼핑이 아니다!! 오직 ‘롱보드 카페’를 만날 생각만 있을 뿐!
아쿠아시티에서는 오다이바의 상징 미니 자유의 여신상이 무척이나 가깝게 보인다. 이 자유의 여신상의 존재에 관한 이야기는 미국, 프랑스, 일본 이라는 세 나라를 언급해야 완성이 되는 이야기일정도로 꽤나 복잡하다.
간단히 정리해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프랑스는 미국에게 우호를 표하기 위해 미국으로 엄청난 크기의 자유의 여신상을 보냈다.(보통 재난 영화 속에서 이 자유의 여신상이 사라지는 것으로 재앙의 정도를 보여줄 정도로 거대하다) 미국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프랑스에 자유의 여신상을 새롭게 보내게 되는데 모양은 똑같지만 사이즈를 작게 한 미니여신상이었다.
후에 일본에서는 프랑스의 해를 맞이해서 1998년부터 1년 정도 오다이바에 이 프랑스의 미니여신상을 전시 했다고 한다. 프랑스로 이 여신상이 돌아가자 일본에서는 허전함을 느꼈는지 일본은 프랑스에 모조품 제작 허가까지 얻어내어 모조품을 만들어 오다이바에 세워놓게 되었다. 실제 오다이바의 자유의 여신상은 프랑스의 미니여신상의 모조품이기 때문에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크기이다.
좀 기대했는데 실제로 보고 너무 작아서 살짝 실망했던 기억이.. 아무튼 참 재미난 이야기이다. 이런 뒷이야기들을 알고 여행을 한다면 더욱 알차고 재미있는 여행이 될 수 있겠지. 역시 공부하고 떠난 여행은 더욱 빛이 나고 재미있다.
아쿠아시티는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는 끝 쪽에 위치하고 있다. 안에서 들어갈 수도 있고 건물 밖에서 바로 가게와 연결되는 문도 있다.
도쿄 여행을 떠나기 전 난 맛집을 찾아가지 않았다. 먹고 싶은 것 먹고 들어가고 싶은 곳에 들어가자는 마음에 특별히 골라가지 않았는데 ‘가봐야지’라고 생각한 곳이 딱 두 곳이 있었다. 바로 다이칸야마의 붐바이바자라는 곳과 바로 오다이바의 롱보드카페였다. 이렇게 기대하고 찾아오게 된 롱보드카페로 들어가는 이 순간의 행복이란~
오다이바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분위기의 롱보드 카페. 서핑 하러 달려 나가야 할 것 같은 분위기야~ 인기가 많아 앉을 자리가 없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내가 찾아갔을 땐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사람 없는 이 분위기 너무 좋아~
사람이 많으면 그곳의 분위기를 완벽히 느끼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라주쿠, 시부야 같은 곳은 원래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그것도 하나의 분위기라고 할 수 있으나 음식점, 공원 같은 곳에 사람이 많으면 입으로 보는지 코로 듣고 있는지 눈으로 먹는지 알 수가 없다.
메뉴판에 그림이 있는 가게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어진다. 예전 여행에서 라멘가게에 들어갔는데 그림도 없고 한자로 되어있고 도통 뭔지를 알 수 없었던 적이 있다. ‘모르겠다. 직원에게 물어도 잘 모르겠다.’ 결국 아무거나 시켰다가 낭패를 봤던 슬픈 이야기가... 아무튼 그림과 함께 있는 친절한 메뉴판은 여행객들의 한 줄기 빛과 함께 내려오는 성서와도 같다.
실내 인테리어는 요즘 유행하고 있는 천장의 구조물들을 그대로 보이게 하면서 꾸며놓았고 정말 해변가의 모래사장에 있을 법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 설명 속에서는 아메리칸 스타일이라고 하던데 미국을 가보지 않은 난 도통 이게 미국스타일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지만, ‘자유로운’ 분위기라는 건 확실했다.
주문했던 라떼와 레귤러햄버거가 나왔다. 가격은 두 개 합쳐서 1000엔 초반. 콜라로 주문 할 것을 괜히 먹지도 않았던 딸기 라떼를 시켜서 정말 먹는 내내 곤욕스러웠다. 이곳에선 라떼에 대한 연구를 더욱 해야 할 듯해. 햄버거는 기름기가 좀 많은 것을 제외하고는 먹을 만했다.
그나마 감자 칩이 이 메뉴들을 등급을 상향시켜 줄 정도로 맛있어서 감동의 눈물이 주르륵. 솔직히 맛에 대해서는 꼭 가보세요. 라고 추천할 만한 곳은 아니지만 ‘분위기’만 이야기하자면 ‘꼭 가보세요.’ 라고 말하고 싶다.
햇살이 찰랑거리는 창가에 앉아있자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만약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라고 생각한다면 바Bar에 앉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다이바를 찾았는데 간단하게 콜라 한잔 또는 커피 한잔 편하게 마시고 싶은 곳을 찾는다면 롱보드카페를 추천한다. 아, 그리고 이곳은 일본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나왔던 장소로도 유명한데 요즘은 그 때문에 찾아오는 경우는 좀 적지 않을까 생각된다.
당신은 맛보다 분위기가 좋은 곳을 찾아가겠습니까? 라는 질문에 나는 YES! 라고 외칠 수 있지만 NO!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돈을 주고 먹는 것이니 이왕이면 맛있게 먹는 것이 좋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분위기를 따라 찾아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 않을까. 감성을 건들일 수 있는 선택을 가끔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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