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일상 속 여행 2010. 4. 14. 10:52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 는 캐치프라이즈로 시작되어 12회를 맞이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지난 4월 8일 개막해 4월 15일까지 신촌 아트레온에서 진행되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다녀왔다.


제일 처음 여성영화제를 찾았던 게 2년 전이었던가.
영화를 무척 좋아하던 친구와 함께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쭐래쭐래 따라 갔었더랬다.
그리고 그 이후로 '여성영화' 와 '여성영화인' 들의 축제로 대변됨직한 이 작은 영화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번 12회로 나에겐 세번째의 여성영화제가 열린셈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처럼 큰 영화제도 아니지만 각각의 특성을 지닌 작고 사랑스러운 영화제들이 점점 생겨나고 있는 요즘. 서울여성영화제도 12회나 되었지만 결코 크다곤 할 수 없는 규모이다.
그래도 영화제의 모든 특성과 재미는 고루 갖춰서, 평소 보기 힘든 영화들의 상영 뿐 아니라 다양한 부대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어떤 영화제이든 꼭 들러서 연필 한자루라도 사고 마는 '기념품샵'도 운영되고 있었다. 결국 수첩을 하나 사버리고 말았다. 히히.




올해 선택한 작품은 '새로운 물결' 부문에서 상영되는 '애니메이션의 새 물결'.
올해 처음으로 마련했다고도 하고, 평소 애니메이션도 굉장히 좋아하니까 매진되기 전에 서둘러서 예매했다.

<회색 세상의 코끼리>, <하.키>, <내 안의 작은 나>, <재봉틀 위의 꿈>, <노란 봉투>, <단 하나뿐!>, <파라다이스 입장료 3유료 20센트>, <복제 도시>, <1848년의 빈을 위한 발라드>, <아모스 클라인의 '박하사탕'>. 이렇게 총 10편의 단편 애니메이션이 상영되었다.

10편 모두 다양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작품들이었지만 특히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4작품. 그 중 <재봉틀 위의 꿈>은 바느질을 한 듯한 애니메이션으로 (정확하게 어떤 기법을 썼는지 너무 궁금하다는!!) 잠을 자는 말의 꿈을 보여준다. 캐릭터도 너무 귀엽고, 표현도 너무 사랑스러워서 보는 내내 흐뭇했던 작품이었다.




그리고 <노란 봉투>는 보자마자 '공기인형'이 떠올랐다.
노란 봉투에 담겨온 광고용지에 이상형의 타입을 적어넣자 공기인형이 배달되어 오지만, 발달된 기술이나 풍부한 자본으로도 살 수 없는 게 사람의 마음과 행복이라는 것. 이런 주제를 단순하고 귀여운 캐릭터로 보여준다.




<1848년의 빈을 위한 발라드>는 160년 전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일어났던 시민 데모를 블랙 코미디로 표현한 작품이다. 어디서 본 것 같다, 뭐랑 비슷한 것 같은데, 하면서 상영관을 나와 카달로그를 들쳐봤더니 그래~ 사우스파크!
미국 블랙코미디 애니메이션의 최고봉 <사우스파크>의 감각이었던 것.




그리고 10편의 작품 중 가장 인상에 남고, 가장 좋았던 작품은 마지막에 상영된 <아모스 클라인의 '박하사탕'>.
이스라엘의 군국주의자 아모스 클라인의 시간을 거슬러가며, 그의 시간들이 어떻게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영화적으로는 '박하사탕'이 떠오르고, 현실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근현대사가 생각나는 작품.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제법 묵직한 작품이었다.



내가 본 애니메이션 뿐 아니라 여성영화인들의 여러 작품들이 상영되고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신촌으로 고고씽! 
나 노민도 영화제가 끝나기 전에 두어작품 더 볼 예정이라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http://www.wffi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