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여행 1] 초속 5cm로 파리지엥과 가까워 지기!

일상 속 여행/유럽 2010. 4. 5. 18:38

출근길 지하철은 상상만 해도 기운이 빠져. 내린다고 밀치는 사람에, 타려고 밀려드는 사람까지!
콩나물 시루처럼 빽빽한 지하철에서 사람들에 낑긴채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문 쪽으로 밀려나 봤어?
진심으로 무섭더라 ㅠ_ㅠ!

 

가끔 회사로 가는 지하철 2호선을 기다리다가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조엘처럼 엉뚱한 곳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고 싶다는 생각을 해. 아니면, 이 지하철에서 내렸을 때 을지로입구역이 아니라
파리의 르부르 리볼리역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지하철이 들어오는 소리와 함께 팀장님의 화난 얼굴이
떠올라서 금방 정신을 차리고 회사로 가는 지하철을 타긴 했지만 ^^;;


파리지엥의 절친, 파리 메트로!

사실 파리는 오랫동안 노민의 로망♡이었어. 정확하게 말하면 시크한 파리지엥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고
나 할까~ 파리지엥 느낌을 살리겠다고 트렌치코트에 주름 좀 잡아본 사람이면 내 마음을 알 거야.
프랑스의 여배우들도 할리우드의 여배우들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잖아.
유명한 박물관이나 관광지도 좋지만, 나는 파리지엥의 일상을 좀 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곳에 가보고 싶었어.




파리지엥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곳! 아무래도 파리의 지하철이 아닐까? 파리의 지하철은 무려
100년 동안이나 파리지엥과 함께했으니까 말이야.
미국의 시인 에즈라 파운드는 1900년대 초에 파리 지하철 풍경을 보고 ‘군중 속에 나타난 이 얼굴들의
환영 / 축축한, 검은 가지 위에 피어나는 꽃잎들’이라고 표현했대.
다양한 사람들로 붐비는 지하공간, 다양한 생각들이 피어 오르는 곳! 오래 전에도
파리는 자유로움의 상징이었나봐~

 

파리 만국박람회가 열린 1900년, 포르트마이요와 포르 트드뱅센을 잇는
지하철 1호선은 포르트도핀에서 샤를드골 에투알을 잇는 2호선과 함께 가장 먼저 운행을 시작했대.
그래서인지 파리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중요한 노선이더라구~
‘파리의 허파’라고 불리는 뱅센 숲을 연결하고 도심 주요 관광지에 정차하기 때문에 1호선을 타면
파리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대. 지금 파리의 곳곳을 이어주는 지하철 노선은
어느덧 16개! 길이가 총 216km나 된대. 굉장하지?




파리 메트로의 또 다른 특징, 바로 예술을 간직하고 예술을 이어준다는 점이지!
지하철을 탈 때마다 보이는 ‘메트로폴리탕’이라고 적힌 아르누보식 서체와 역 입구는
엑토르 기마르의 작품이래. 당시의 모습을 온전하게 보존한 입구는 대부분 사라졌지만
지하철 1호선의 팔레뢰얄뮤제 뒤 루브르와 12호선의 아베스 역에서는 아직도 옛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현재 각 지하철역에서 사용하고 있는 서체도 파리를 상징하는 ‘파리지엥’ 서체래.
사소한 것 하나에도 파리스러움이 물씬 느껴지지?




지하철 1호선을 타고 파리의 곳곳을 다닐 수 있지만, 나는 트렌디한 마레지구가 좋았어.
폴앤조와 자딕앤볼테르 같은 프랑스 브랜드 의류 매장과 편집 숍, 다양한 액세서리 숍, 빈티지 숍까지!
잔뜩 지르고 싶은걸 통장 잔고를 생각해서 이를 악물고 참았다니까 ㅠ_ㅠ!
아기자기한 카페와 독특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들도 많아.
파리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닌 건물들 사이에 퍼져 있는 좁은 골목들도 너무 매력적이었어 *U_U*




하루 종일 파리지엥들과 함께 여유롭게 파리 메트로를 타고 돌아다녀보니까 파리지엥에 조금은
더 가까워진 것만 같았어
.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도 색다르게 보이더라구! 이게 파리의 전부냐고?
그럴 리가! 다음엔 파리의 또 다른 모습을 소개하도록 할게.
그럼 노민은 트렌치코트에 주름을 잡아야 해서 오늘은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