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었다는 것?
직장인이라는 증거?
평소보다 일찍 깨우는 엄마 목소리에 비몽사몽하다가 단 한문장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노민아 눈 내려!"
밥먹으란 말도 아니고, 늦었다는 말도 아니고 눈내린다는 말에 눈이 번쩍 떠진 것은
눈 내리는 것이 반가워서가 아니다. 어서 눈을 보고 싶은 마음에서가 아니다.
바로 출퇴근길 교통지옥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폭설로 출퇴근길 고생했던 걸 생각하면 안돼, 안돼! 일찍 출근해야햇!
가뜩이나 사람많은 2호선, 눈이 내린다면 더더욱 불어날 2호선.
10분이라도 일찍 나가서 터져나갈 것 같은 시간대의 지하철을 피해야햇!
밥도 먹는둥 마는둥, 세수도 하는둥 마는둥,
미끄러움에 강한 운동화를 장착하고 서둘러 출근했다.
일찌감치 서두른 탓에 눈길과 사람들에 덜 시달렸다.
게다가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눈이 그친듯.
지난번처럼 며칠동안 출퇴근길이 괴로울 일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왜일까 이 쓸쓸한 기분은.

휴우-
직장인은 눈이 싫답니다. 폭설이 싫답니다.
눈이 그친 후에는 얼지 않고 바로바로 녹아야 하는 거랍니다.
눈 내리는 하루를 만끽하는 여유를 잃어버린 스스로가 왠지 아쉬운 그런 날, 직장인 노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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