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파리 여행 10_라데팡스(La Defence), 새 것들은 모두 바깥으로!

일상 속 여행/유럽 2009. 11. 22. 23:46

파리가 더 특별한 이유는 도시의 모든 건축물들이 오래 전 그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서가 아닐까?
물론 에펠탑과 몽빠르나스타워는 예외. 그래서 파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 두 곳을 끔찍히 미워한다. 

파리엔 정말 현대식 빌딩이 없을까 의심스러울 즈음 소문만 듣던 '라데팡스(La Defence)'를 찾았다.
파리의 부도심 라데팡스는 행정구역 상으로 파리가 아닌 오-드-세느의 뇌이시에 속한다고.
때문에 메트로로 이동 가능하지만, 파리시가 아니기 때문에 RER 을 탈 경우
요금이 달라지니 주의해야 한다. 

비오는 이른 아침. 라데팡스 역에 내려 주위를 둘러보니 그야말로 별세계.
모습은 우리나라 테헤란로와 비슷해서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지만,
파리의 낡은 모습에 익숙해진 눈 앞에 갑자기 등장한 초현대식 빌딩 숲은 타임머신을 타고
다른 장소로 순간이동한 느낌마저 들었다.



구 개선문과 라데팡스에 있는 신 개선문이 정확히 일직선으로 놓여 있기 때문에
신 개선문(Grand Arche) 에 올라 앞을 바라보면 작지만 분명하게 서 있는 구 개선문을 볼 수 있다.
이 직선은 루브르 박물관 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라데팡스는 철저한 계획 아래 세워진 도시로 도로와 지하철이 모두 지하로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매연없고 고요한 첨단 빌딩 숲이라니!
그래서, 그런지 '고즈넉한 산책'도 이 곳에선 가능했다.

 


파리하고는 전혀 다른 분위기 였는데, 그런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게 중앙에 덩그러니 놓여진 회전목마가 여전히 파리에 있음을 상기시켜 주었다. 

파리 곳곳에 숨어있는 회전목마를 찾는 것도 파리 여행의 재미 중 하나였다.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맑고 고요한 인공호수 주변으로 다양한 모양의 빌딩들이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다.
이 곳에 건물을 지을 땐 다른 건물과 디자인에 차별을 둬야 하는 법이 있어
각각 개성있는 모양의 건축물을 볼 수 있다. 상하이 신도시도 같은 법이 있다고 들었는데,
도시를 가꾸기 위한 그들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라데팡스를 천천히 걷다보면 설치미술, 조각, 동상등 다양한 예술품들을 볼 수 있다.
누구의 어떤 작품인지 미리 공부해 와서  보면 그 재미가 더 할 텐데,
아무 준비없는 여행자에겐 그저 보기좋은 예술작품으로만 기억될 뿐.

 


낭만적인 파리 구시가에서도, 번쩍이는 외곽 신도시에서도 연인들의 사랑은 변함이 없다.

 


쾌적한 일터를 걷는 파리의 직장인들의 여유로운 발걸음.

 


'세계로 향하는 창'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신개선문, 그랑드 아르슈 (Grande Arche).
 반투명 유리와 흰대리석으로 이루어진 이 거대한 문은 프랑스 혁명 200주년 기념으로
1989년에 덴마크 건축가 스프레켈슨에 의해 지어졌고, 인류와 인류애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품고 있는 뜻처럼 그닥 따뜻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랑드 아르슈 중앙의 인공 구름 아래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저 멀리 새끼손톱보다 작은 구 개선문 바깥의 파리의 모습을 그려 보았다. 

이제 다시 기차모양의 타임머신을 타고 오래된 파리로 이동!

 

 @ La Defence, Pa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