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파리 여행 12_너무나 파격적인 퐁피두 아저씨

일상 속 여행/유럽 2009. 11. 29. 13:13

1977년 예술문화를 좋아한 퐁피두 대통령이 제안하고 건물 디자인을 공모하여 짓게 된 퐁피두 센터.
퐁피두 센터라고 불리우지만 정식 full name 은 이렇다. Centre National d'Art et de Culture Georges Pompidou.


알록달록 파이프들이 밖으로 돌출되어 있어 짓다 만 것 같기도 한 퐁피두 센터의 모습은
지금도 파격적이라 할 만한데, 30년 전인 그 때는 어땠을까 생각하니 당시에 이런 디자인을 과감하게 선택한
퐁피두 대통령의 열린 예술적 시각을 짐작케 했다.


파이프들의 컬러 중 공기를 뜻하는 blue 는 환기구, 물의 Green 은 수도관, 안전의 Yellow 는 전선
그리고,  엘리베이터는 Red 로 칠해 져 있어 그런 속내를 알고 건물을 바라보면 더 재밌다.


 

퐁피두 센터 앞 광장은 정말 자유롭다. 수 많은 사람들이 가장 편안한 자세로 자유롭게 무언가를 한다.
떠들고, 자고, 먹고, 책 읽고, 그리고, 싸우고, 노래하고, 써핑하고, 사랑하고...
센터 안에 잘 보관되어 있는 예술작품 보다 더 강렬한 예술작품 같은 공간이다.




퐁피두 센터 안엔 영화관, 도서관, 디자인샵 등 볼거리, 놀거리가 많고 특히 5,6 층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은
예술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 

피카소, 마티스, 샤갈, 모딜리아니, 칸딘스키 등 대가들의 작품들도 좋았지만,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현대 아티스트들의 참신하고 감각적인 작품들이 볼 만 했다.
두층 뿐이니 한시간 반 정도면 넉넉하겠지 하고 들어갔다가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
불량 관람객처럼 이 곳 저 곳 정신없이 뛰어 다녀야 했다. (위 관람객과 정반대의 모습)



내가 뛰어 다니는 와중에 작품들 마다 자리 피고 앉아 선생님 설명 들으며 토론하고 질문하고
감상하던 유치원 부대가 있었는데, 그 꼬맹이들의 제대로 된 관람문화와 태도가 무척 부럽고 배울만 했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 속에 분명 미래의 피카소나 퐁피두 대통령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작품 사진촬영은 분명 금지였는데, 모두들 자연스레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는 분위기다.
직원들이 봐도 아무말 하지 않는 걸 보면 Flash 만 터뜨리지 않으면 괜찮은 듯.
나도 조심스레 카메라를 들어 보지만, 시선을 집중 시키는 커다란 셔터 소리 때문에 열심히 찍지는 못하고,
마음에 드는 작품 몇 컷을 담아내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요즘 꽤 많이 접하게 되는 Fang Lijun.
작년 소더비 경매에 나온 작품이 5억원에 팔리기도 한 현재 중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작가 중 하나.



새를 소재로 한 다소 그로테스크한 영상에 끌려 한참 발걸음을 멈췄던 이 작품은 
아네트 메사제 (Annette Messager)의 작품.




뒷 모습을 찍는 중국의 'Weng Fen'
왠지 보고 있으면 가슴이 먹먹해 지는 그의 작품이 인상적이어서 인터넷으로 찾아 봤는데,
작품들 모두 도시나 풍경등을 바라보고 있는 여고생, 가족, 사람들의 뒷 모습을 찍은 사진이고, 
그 뒷모습을 보고 있으면 한없이 쓸쓸해 진다. 

현대예술의 근원지는 중국인가 라고 생각될 만큼 눈에 띄는 중국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많았다.



퐁피두 센터의 꼭대기에 오르니 혼자 우뚝 서 있는 에펠탑이 보인다.
두 곳 모두 탄생 당시엔 예술의 도시 파리의 미관을 헤친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반대가 심했었는데,
이제 파리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보석으로 자리잡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선각자들의 용기가 고마운 순간이다.

 

@ Centre National d'Art et de Culture Georges Pompidou, Pa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