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여행 1] 오키나와 히토비토

일상 속 여행/중국 / 일본 2009. 9. 22. 13:47


오키나와 히토비토

*
히토비토는 우리 말로 사람들이라는 뜻



작년에 오키나와도 다녀왔다
.

일과 관광이 적절...치 않게(당연히 일의 비중이 높았겠지!) 버무려진 일정이었는데,
그래도 틈틈이 이곳 저곳을 구경하며 나름대로 흡족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


오키나와는 일본 남단에 있는 섬인데 덩치가 작지 않고
(우리나라의 행정단위인
와 동급인 하나의 으로 지정된 곳이다.)
고유의 문화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의 특징이라면 도시 생활에 지친 젊은이들이 제 2의 인생을 찾아 찾아오는 곳이라는 점.
그래서인지 이곳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영화에 종종 등장하곤 한다.)에서
오키나와는 약간은 쓸쓸하고, 꽤나 낭만적인, 일본 본토와는 차별화되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어찌됐든 그냥 한마디로 말하면, 오키나와는 열대 기후를 가진 아름답고 낭만적인 섬이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남기려고 한다. 일 때문에 만난 사람이 아닌(-_-), 대화를 나누며,
혹은 스쳐 지나며 내게 오키나와에 대한 어떤 인상을 남겨준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모노레일 차장


오키나와에 와 가장 처음 만난 사람은 모노레일의 차장님이다.


열과 성을 다해 운행중이라 결코 뒤돌아 보는 법은 없으니 대화를 나누진 못했지만,
이 외발 전차를 타고 하루 종일 시원스런 오키나와 상공(?)을 오가는 그가 부러웠다.



뭐 이젠, 이 풍경도 반복적이어서, 오늘 저녁은 뭘 해먹을까, 라는 게 그의 가장 큰 관심사일 주도 있지만








무희 듀엣
모노레일을 타고
, 오키나와의 현청 소재지인 나하에 도착, 짐을 풀자마자 국제거리 구경을 나섰다.

오늘은 일요일, 오키나와에 놀러 온 바깥 동에 사람들로 거리는 북적였다.

그리고 이 두 명의 무희 앞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띵강띵강~ 오키나와 전통음악에 맞춰 한 몸인 듯 춤을 추는, 나이를 알기 힘든 이들의 몸짓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왠지
사랑스럽다는 감정이 실려있었던 것 같다.

춤이 클라이맥스에 달했을 때야 이들이 왜 여기서 이렇게 춤을 추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신장개업 많이 사랑해 주세요~

우리나라로 치자면, 이들은 가게의 개업을 홍보하는 내레이터 모델이었던 것이다!










트위스트 트위스트
!
~ 이제 또 춤판이 벌어진 곳으로 가보자.

이번엔 좀 더 격렬한 무대다.

이렇게 검은 가죽 재킷을 입고 자유롭게 트위스트를 추는 젊은이들의 사진을, 한 십 년 전쯤에
어느 잡지에서 본 적이 있다. 그곳은 도쿄의 하라주쿠였다.

그런 걸 보면, 이러한 풍경도 일본 젊은이들이 젊음을 발산하는 하나의 문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꽃미남 마술사

거리에선 마술쇼도 펼쳐진다.


꽃미남에 가까운 외모를 지닌 이 젊은 청년은 국제거리의 도로 가운데서 이런저런 소품을
사용해 가며 마술을 펼치고 있었다. 아. 참고로 국제거리는 일요일 낮 시간 동안은 자동차의
출입이 통제된다.  덕분에 이 곳은 놀이터이자 공연장이 된다.



나는 길다란 풍선을 삼키고 요요를 가지고 묘기를 부리며, 관객의 시선을 한 눈에 끌어 모으는
그...의 잘생긴 얼굴에 한없이 박수를 치고 있었다.












국제거리 아이들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국제거리. 난 부모님의 손을 잡고 놀러 나와 이 놀이터가 제공하는
즐거움에활기를 한층 더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눈길을 보낸다.



'너희들 참 좋겠다. 이렇게 보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라는 부러움을 담은 .'










그녀 이름은 소메노
국제거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이는 바로 이 여자분, 소메노다.


솔직히 노래 실력이 그렇게 뛰어난 것도 아니고 가끔 CD가 튀듯. 의도치 않게 꽥꽥거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런 것들에 개의치 않고 너무나 즐거운 듯한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는 그녀에게
강한 호기심을 느끼게 되었다.
어줍잖은 일본어 실력으로 알게 된 그녀의 정체는 이렇다.


"난 쌍둥이 자매 중 동생이다. 어렸을 땐 연극 배우가 되는게 꿈이었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한 국제 단체의 배를 타고 세계를 돌아다녔고, 현재는 일본 곳곳을 무전여행하고 있지.
내게 노자를 보태주고 싶지 않아? 그럼 이 책을 사 봐~(이렇게 강매를 하진 않았다.-_-)"



그렇게 사게 된 500엔 짜리 그녀의 수제 책. 그 안에서 이런 구절이 눈에 띄었다.
'나는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집도 없고. 갈 곳도 없고, 돈도 없습니다. 후후후~

하지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그렇기 때문에 주먹밥 하나가 정말 맛있다는 걸 알고,
주변의 작은 일들에서 큰 감동을 느낍니다. 저는 혼자 살아 갈 수 는 없습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겠죠.
우리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갑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겠죠.'

소메노는 편의점에서 내가준 500엔으로 주먹밥 점심을 사먹으며, 나를 향해 방긋 웃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