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미국!! 2 - 요세미티 공원

일상 속 여행/미국 / 캐나다 2009. 8. 28. 11:51

잠시 여행무리들에게서 벗어나서 난 요새미티 공원을 가게되었다.
여행 전 해외 사이트에서 데이투어를 신청한 나는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그 여행 사이트에 전화를 걸어 앞에 나와있어야 하는 시간을 체킹했다.

 도시를 투어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대자연의 섭리를 느껴보는 것도  중요하니까 말이다.

프란시스코에 도착하기 전에 하도 덥다고해서
캐리어에 당당히 넣었던 나의 가디건 두개는 오기 공항에 가기 바로직전
과감하게 빼놓았던 것이 이리 후회될 줄이야...

새벽 6시반까지 호텔 앞으로 나와있으라고 했는데
나갔더네 정말 너무도 추운 것이었다. 후회가 되었다.








호들갑을 혼자 떨며 새벽 6시에 호텔 밖에 나와 일단은 버거킹에서 아침을 해결하기로 한다.
크로와상 햄버거에 해시포테이토 그리고 커피. 무난한 아침식단이지만 참...기름이 구성지다.

좋아하지도 않는 햄버거를 먹으려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내가 음주가무를 즐기고 향락을 즐겨도 음식만큼은 햄버거 라면 이런거 안먹을 만큼
참으로 웰빙인데 말이지... 미국에 와서는 나의 신념도 두 무릎을 꿇는구나

 







버거킹에서 밥먹고 휘휘 둘러보고 있는데 이런 여행용 버스가 있었다.
근데 이 차를 타고 호텔을 돌며 사람들을 픽업해서 피셔맨 항구에 간다음
거기서 컴펌다시 받고 리무진 버스로 갈아타는 것이었다.

뻥뚫린 저 버스 단체여행하면서 못탈줄 알았는데 아침에 이렇게 타게 되다니 아주 흐뭇했다.
그러나 아까도 말했든 그 추위는 말로 이루다 말할 수 없었다. 걱정되었다. 낮엔 덥겠지만
차안에서 개추워서 오들들 떨며 몸살 걸리면 어쩌지...게다가 3~4시간이나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그 걱정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 옷을 사거나 이불을 사야만 한다.

 







바로 요버스를 타고 고고씽. 난 왕년에 주름잡던 날나리들 처럼 당당히 맨 뒤에 앉았다.사실은...자리가 없어서 맨뒤에 앉았네. 그래도 뭐 넓고 좋아서 누워서 갔으니 다행이지

 

슬프지만 너무 추워서 중간에 휴게소 들렸을때 블랭킷을 찾았다.
있긴 있었는데...가격은 대략 만원 쫌 넘는듯 싶었다. 근데 그 블랭킷이...아니 그 담요가
후우..대빵크고 폴리에스테르 100프로...완전 싸구리에 진짜 노숙자가 바닥에 깔만한 그런 담요였다.
적어도 기내 담요 정돈 되어야하는데 그런것도 아니고했지만 나에겐 선택이란 없었다.

일단 그 대빵 큰 담요를 사서 버스에서 덮고 있으니 그럭저럭 따뜻한 것이 꽤 쏠쏠하긴 했다.

 

중간에 뷰포인트에 내려 이렇게 사진을 찍었는데 또 여기는 화산지역? 인가 그런지 드럽게 더웠다
푹푹 쪄죽는 것이 이불산것을 정말 2시간도 안되어 후회했지만 마음을 다독였다. 저녁엔 추울꺼야...저녁엔 추울꺼야...

혼자 이동하니 역시 문제는 사진이었다. 이건 같이탔던 한국 여학생들이 찍어줬다.
고맙기도하지...

 이 경치에 대해 감상평을 하자면 일단 한국이랑 뭔가 사이즈가 틀리다는 것.
나무 돌 산 모두 거인들의 사이즈여서 그런지 웅장함이 박수 두어번 칠정도였다는 것이었다.

 

 







리무진 버스가 요세미티국립공원에 도착해서 2~3시간정도의 자유시간을 줬다.
그러면 저렇게 주요곳을 도는 셔틀이 있다. 한정거장에 한 2~3분정도걸리는데 각 트레킹코스의 시작부분에 내려주는 것이다
그럼 내려서 트레킹을 시작하면 되는것이다. 다들 보니까 등산복장이었다. 단순히 그냥 관광코스가 아니었던 것.
나야 뭐 데이투어니까 슬슬 둘러보기로 했다. 이 셔틀은 친절하게도 공짜.

 버스아저씨는 3시 45분까지 오라고했다. 널널하네
그러나 그것은 앞으로 다가올 식은땀의 시작일 줄이야...
나는 어쩜 여행을 가면 이런 다가올 미래를 모르고 촐싹 대는지 모르겠다
에휴...이 무개념은 나이 육십먹어서도 계속 갈까

 






비록 혼자 걸어다녔지만 혼자서 미친 사람 처럼 할아버지처럼 외쳤다
"이야 죽인다 죽여 기가맥히네"  북한산 국립공원이 친근하고 소박하단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규모가 크단 얘기지. 가족끼리 모여서 수영도 하는데..나도 수영복 챙길껄...하는 후회감이 밀려왔다.

물론 시간은 짧지만 수영복 후다닥 갈아입고 수영할시간은 될듯 싶었는데 에잉 아쉽네
규모가 크고 시원해서 수영하기 딱 좋은 계곡이라 생각되었지만 사실뭐...한국의 송계, 송추 계곡도
꽤 놀만하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알아주길 바란다.

 

이렇게 넓은데 걸어다니기 힘들어서 자전거를 빌리기로 결심. 에잉 근데 자전거가 다 나갔다는 것이다
오토바이라도 타겠냐는 말에 탈줄모르니 이것도 패스..그리고 다시 셔틀을 타고 뭔가 땡기는 이름에서 내리기로 결심했다.

그곳이 바로 "미러 레이크"
뭔가 땡겼다. 그래서 내렸고 미러레이크까지 걸어가는데 아우 걸어가도 끝이 없는 것이다

 

 






나의 선택은 옳았지만 이 미러레이크는 가도가도 끝이없었다
지금 보이는 사진이 나오기까지난 거의 30분을 걸어갔다.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여기까지 걸어갔지만 그만큼 난 여기서 시간을 너무 허비해 버렸다.

하지만 허비한 만큼 큰 만족이었다. 평화롭고...조용하고...적당히 부는 이 시원한 공기
시간만 더 있었다면 귓구멍에 이어폰 끼고 누워서 조용히 나의 어두운 미래에 대해 사색좀 할텐데...

 언능 이제 돌아가야할 시간인데 쫌만 더 쫌만 더...걸어다녔다

 








나도 진즉 이럴줄 알았으면 다른데 안보고 미러레이크 와서 저여자처럼 비키니입구 태닝할텐데..
아숩다..만약 여길 데이투어로 갈생각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시간이 없으니 다른데는 걍 대충보고
미러레이크를 추천하는 바이다.

 이런데 오니 뭔가 빨강머리앤도 생각나고 색깔이쁜 일본 애니메이션도 생각나고......
예전에 내가 살던 시골도 생각나고...그때 좋아했던 '이*원'이라는 남자애도 생각나네...ㅋㅋㅋ

걘 지금쯤 뭐하고 있을까 ㅎㅎ 이거 씁쓸하구만...










너무 정신이 팔려 경치를 구경하다보니 돌아갈시간이 촉박해져 왔다.
여기까지 걸어온 시간이 꽤 걸렸는데 정확히 기억이 안났다. 뭔가 여튼 30분정도밖에 안남은 것이다.
안되겠다 싶었다. 평소 먼저 일찍 가서 기다리는 편인데 너무 여기서 정신이 팔린 나머지...끄응...

 

마음이 급해졌다. 샌프란에서 여긴 멀기때문에 여행버스가 하루에 딱 1대밖에 없다.
만약 놓치면 난 내일 가야하는 것이다.
난 이제 뛰어야한다. 난 급한 마음에 뛰기 시작했다. 미친듯 뛰자 지나가는 사람들이
오 유 패스트~ 막 이러면서 말도 걸어줬다. 그들에게 윙크라도 살짝 해줬어야하지만..지금 그럴 여유가 없다.

 

미친듯 뛰다 경보하다 뛰다 경보하다 하니 드디어 정류장이 나왔다 ㅜㅜ
여기서 이제 버스를 타서 내가 원래 탔던 곳으로 가야한다.
3시 45분까지 도착해야하는데 3시 30분이었다. 지금 버스를 타면 딱 도착할거같은데
버스가 왜이리 꾸물거리는지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노선을 보니까 좀 멀리 돌아가는 것이었다.
썅..입에서 절로 욕이 나왔다 온몸은 이미 땀에 절어 제정신이 아니었다.

가까운거리를 저 멀리까지 돌아가길래 나는 그냥 내가 내려야할 곳 근처에 내려서
그때부터 또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그때 시각은 이미 3시 45분...

 








정말 망했다.  내가 타야할곳은 7번 정류장이었는데 나는 5번 정류장에서 타야한다는..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미친듯 뛰어가는데 한 외국여자애가 나에게 뛰어와 너도 지금 버스 찾냐고 하는 것이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그렇다! 나는 지금 버스를 찾고 있다 했더니 자기도 그렇다며 같이 찾자는 것이다.

 나는 분명 롯지앞에서 타야한다고 주장했으나 그녀는 내말을 듣지 않고 이리저리 방황했다.
그러나..그녀의 얼굴을 볼수록...분명...내가 탔던 버스에 있던 그녀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저기보라며 버스를 찾았다며 소리쳐 뛰어갔다. 나도 같이 따라 뛰어갔다.
그녀는 운전사를 보고 저 사람이 바로 내 운전사라고 하는데...
그 아저씨가 그 아저씨가 아니였다...

 

난 그녀옆에서 조용히 말했다.
"히 이즈 낫 마이 드라이버...ㅜㅜ"

 

그녀는 놀라며 그럼 늦은거 같은데 이버스 그냥 타라는 것이었다.
표를 일단 보여달라고해서 표를 봤는데..우라질 이버스는 완전 다른동네로 가는 버스였다.
나는 샌프란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그녀는 씁쓸한 표정으로 댓쯔투 배드...그리고 버스 탑승..

 

 




그때 이미 4시가 넘었다. 다 포기하고 셔틀타고 7번 정류장으로 가서 내렸다.
문득 어렸을쩍 했던 할머니의 말이 떠오르네 그려
뭔디?
넌 글렀어 임마  ㅋㅋㅋ
그냥 내비둬 패러디 해봤다.

 

여튼 다포기하고 터덜터덜 걸어가고 있었는데... 그때 시각이 4시 15분
이미 30분이 지난 후였다..그런데 저만치 저만치에서 허연게 보였다
그렇다!
버스가..버스가!!! 날 기다린 것이다 ㅜㅜ
난 급히 뛰어가 뻐스를 탔다. 아저씨는 나를 늦었다며 웃으면서 타박했지만
마음속에선 한대 후려치고 싶었겄지..

 

걸어가면서 그 회사 전화해서 또 되지도 않는 영어로 뭐라 늦었다 어쩧다 뭐라 말할 생각을하니
아득했었는데..이 얼마나 다행인가. 날 기다려주다니..그냥 갈수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그아저씨는 내가 호텔앞에서 내릴때도 늦지말라며 훈계를 단단히 했다. 물론 웃으면서....ㅎㅎㅎㅎ
알게뭐냐 비록 어글리 코리안이었지만 그때만큼은 영어 못하는 한 외국여자일뿐인 것이다.
불리하면 안들리는건 한국이나 미국이나 똑같네..ㅋㅋ

 

 

언제 다시 올지 모르지만

요세미티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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