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기 08 - 절대 포기 할 수 없어

일상 속 여행/미국 / 캐나다 2009. 7. 29. 04:39





헬로우 에브리원
지구를 돌려라의 인콘입니다!









호수가에서 또 맘 대로
아무데나 텐트를 치고 잔 저는

아침에 일어나 행선지를 체킷 아웃 했습니다










아이스크림 가게 옆
공동 화장실에가서 대충 세수를 한 저는
또 하루를 시작하게 됩니다









7월 중순의 날씨는
저를 미치도록 힘들게 했습니다









음식, 음료, 카메라, 노트북 그리고 텐트까지
아무리 자전거를 좋아하고 한국에서 많이 탔다고 하지만
좋아한다고 다 되는 일은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기에
미국은 너무 나도 넓은 곳이였고

더욱 힘든것은
아스팔트 온도와 합쳐진
미국의 여름 날씨였습니다







뉴욕으로 가기위해 동쪽으로만
무조건 달렸습니다

가끔 공사를 하는곳이있어 우회를 해야할때면
저를 더욱 지치게 하더군요









게다가 브레이크에 문제가 생겨
수리를 하다가 자전거가 짐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옆으로 넘어지면서 자전거를 세우는
킥 스텐드가 부러져 버렸습니다

사진은 보여 드릴수 없지만
이 때 자전거를 잘못 잡아서
제 손은 심하게 찢어져 버렸습니다





 
더 이상 자전거를 타고 싶지가 않아졌습니다

손을 대충 소독하고 나서
커다란 나무가 있는 곳으로가 그늘에 앉아
담배를 피웠습니다

무엇보다 힘든건 그놈의 외로움...


누구하나 한명이라도
옆에서 "괜찮아?" 라고 물어봐주면
얼마나 힘이 되었을까요



다친 손으로 브레이크를 고치고 나서
저는 또 뙤약볕을 달렸습니다






그러다 그때!
뭔가 이거다 싶었습니다!!





누군가 팔려고 오토바이를 내 놓았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전화번호가 써있더군요
저는 전화 번호 사진을 찍고서는

근처의 아무 집에 들어가서
전화 좀 빌려 쓸 수 없겠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다행히 세번째 집에서 겨우 전화를 빌려 쓸 수 있었고
저는 주인 아저씨와 통화 할 수 있었습니다

주인 아저씨를 만나서
저의 여행기를 설명해 드렸고

이러이러해서 내가 자전거를 줄테니
오토바이를 싸게 살 수 없냐고 물어봤습니다




아저씨께서는 의외의 대답을 하셨는데 
이 오토바이는 산악용 오토바이라 법적으로
도로에서는 탈 수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팔려면 팔겠지만
자신의 마음에 편치 않으실 거라고 하시더군요 ㅠㅠ



그래서 저는 방법이 없냐고 물어봤더니
일단 자기 집에 가서 동네 벼룩시장 정보지를 보면
면허 없이 탈 수있는 중고 스쿠터를 살 수도 있을거 같다며
같이 가겠냐고 했습니다



저는 이대로 가다가는 도저히 제 시간안에
뉴욕에 도착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다음 여행지는 멕시코입니다)
아저씨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아저씨 집에 도착한 저는 
아주머니께서 해주신 맛있는 애플 파이를 먹을 수 있었고

진정 물심양면으로 도와 주시는 아저씨 덕분에
아주 싸게 자전거와 교환하는 조건으로
동네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
스쿠터를 살 수 있었습니다


당장 몇 일을 굶더라도
맥시코 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선 
돈을 써야했습니다









저 뒤에 제 자전거와
바꿔치기 했습니다

49cc미만의 스쿠터는
우리 나라나 미국이나 면허없이 탈 수있더군요
(나중에 알고봤더니 주마다 틀렸습니다)

갑자기 제목이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로 바뀌는 순간이네요











연식이 오래된 오토바이라
속도도 많이 안 나오고
 
앞으로 각종 문제를 아주 많이 일으켰지만
싼 맛에 오토바이를 탈 수 있었습니다




어느덧 해는 점점 떨어지고 있었고
저는 누군가의 농장 옆에 들어가 텐트를 쳤습니다










이 날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한 저는
켄 스프 두 개와 참치를 먹고 잤습니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
저는 서둘러 농장에서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또 외로운 여행을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개미 새끼 그림자도 안 보인다고 하는건
미국에서 나온 속담인거 같아요









저는 정말 맛 대가리라고는

단 한 개도 없는
핫도그를 두 개 먹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지독한 외로움을 맛 보고자 시작한 이 영행은  

그 목적을
반도 못가서 다 느껴버렸습니다 ㅠㅠ






해가 질때 쯔음 어느 작은 동네에 도착했고
저는 맥도날드를 찾았습니다










아무것도 사먹지는 못했지만
사람 구경은 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그렇다고 절대 많은 사람들을 만난건 아니지만요........










참 오래 되보이는 아이스크림 가게죠?
미국의 시골에서는 이렇게
시간이 멈춤 듯한 광경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본 영화 중에

미국의 시골에 관하여 주인공이 이런 말을 합니다
'쇠가 녹스는 거 말고는 시간 가는 걸 알 수가 없다' 라는
명 대사가 생각나더군요 











해가 질때 쯤 되서야 저는 어느 으리으리한 집 뒷마당에
숨어서 텐트를 칠 수 있었습니다





이 날 저녁
저는 몹시도 속상했습니다





자전거 여행을 하러왔는데
자전거는 잃어 버리고...

기껏 자전거를 구입했는데
반도 못와서 힘들다고
오토바이로 바꾸고...

맨날 씻지도 못하고
맨날 배고프고...

이야기를 할 사람은 없고
혼자 이야기 해야되고
또 배고프고...

외로움에 지쳐 노래를 틀어 보지만
맨날 듣는 노래가 그거고
자꾸 배만 고프고...




하지만 지금까지 저를 도와주신 많은 분들
이 떠올랐습니다


생판 모르는..
이 철없는 외국인을 도와주셨던
너무나도 고마운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절대 포기 할 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