쵸키의 베트남 여행기 16 - 다랏의 저녁

일상 속 여행/아시아 / 오세아니아 2009. 3. 20. 14:00





해가 저물기 전에는 조용한 카페같은 데에서 와인 한병과 맥주로 목을 살짝 축이고
나의 추천으로 온 레스토랑에서 나 누나가 그들을 위해
저녁을 사기로 한다.

사실 그렇게 부담이 되지 않는 이유는
베트남의 물가가 워낙 싸기도 하거니와
전날 와서 미리 가격을 알기 때문이였다.

이정도 분위기에서 배터지게 술과 음식을 시켜봐야
3만원을 넘지 않는다.
그정도 가격에 선심쓰는 거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부자는 아니지만...여행지 에서는...)










그들과의 무리한 대화때문이였을까
나는 슬슬 취기가 올랐고 오늘 처음 본 애들임에도 불구하고
이 얘기 저 얘기를 주책없이 주절이 주절이 풀고 있었다.

비록 다시 한국에 와서 다시 만난적은 없지만
그래도 한명이랑은 메신저로 가끔 이야기는 나누고 있다.

짧은 인연이였지만 분명 그들도
내 여행의 추억임에는 틀림이 없으므로
한번의 휘발성으로 생각해버리고 싶진 않았다.

그래도 사람 사는게 어디 그런가
만남이 있음 헤어짐이 있고
비록 메신저로 얘기는 한다하더라도
늘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한번 술한잔 기울이지 못하는
나의 게으름을 탓할 뿐이다.







나는 밤새 떠들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그 동생들은 누나 괜찮으시냐며
이제 들어가셔야하지 않겠냐며
걱정을 하는 것이였다.

2차로 걔네들 숙소근처에 있는
중국집 비슷한 곳엘가서 맥주 한잔을 더했지만
그 동생들은 나를 계속 걱정해줬다.
나는 괜찮다고 나는 괜찮다고 나는 괜찮다고를 연발했지만...

사실 지금에서와 생각해보면
결론은 나의 주책이였을 뿐.

아마 나때문에 피곤했을 수도 있고
아님 나 때문에 더 즐거운게 있는데도 못하고 있어서
저 누나 왜저러냐며 속으로 타박했을수도 있을거라 생각하니...

아...믿고 싶지 않다. ㅋㅋㅋ










이제 도시로 돌아와보자 .
다랏도시는 앞서 말한듯 생각보다 작고
도시안에서는 구경할게 그다지 많이 없다.
그래서 데이투어를 추천하는 것이고 말이다.

도시는 하루정도면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여기가 바로 중심지에 있는 다랏시장이다.
도시를 구경할때 일단 처음 큰 시장부터 둘러보는 것이 정석.
나짱에서도 그랬고, 호치민에서도 그랬다.

외국인이 한국에오면 동대문, 남대문부터 보는것도 그 이유에서겠지

처음엔 이런 시장에서 그나라의 물건을 보고
뭘 사갈까...쇼핑에 혈안이 되어서 구경했었지만
이제는 그런 물건들 따위 바리바리 사봤자
돌아와서 사람들 나눠주고 어쩌다보면 하나도 남지 않는다는걸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어느순간부터 난 이런 시장엘 가면 물건보다는
그 나라 사람들의 표정을 하나하나 자세히 관찰하게 되었다.









마음같아선 인콘의 사진처럼 인물사진을 찍고 싶지만
베트남도 여행객들이 많은 나라라 사람들이 제법 관광객들에게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짜증날 법도 할 것이다. 그래서
사진찍는 거에 대해 그렇게 관대하지 않다.

즉 나는 괜히 얼굴이라도 찍었다가
뺨이라도 한대 맞을거같아 찍으려하다가도 못찍고... 소심하게 돌아서곤 했다.

이거 원... 망원렌즈라도 하나 질러야 하는 것일까...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베트남도 그냥 찍어도 작품이 나오는 곳이다.
아직은  좀 남은 촌쓰러움 그리고 전통의상, 소품.

게다가 프랑스령이 였기때문에 남아있는 유럽식 건물과
유럽의 분위기가 풍기는 그 현란한 원색들과 파스텔톤.

이 모든 것이 오묘한 분위기를 풍기기 때문에
태국보다 오히려 더 특이한 분위기를 풍긴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일단 여기선 별다른 스토리가 없으니 사진을 쭉 감상해보도록 하자












유명한 곳만을 돌기보다는 동네 구석구석을 돌면서
사람들 사는 것을 돌아보는것도 쏠쏠한 재미
다랏에서도 그걸 놓칠 수가 없다.
사실 그런게 사진찍는 재미가 더 쏠쏠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걸어다니며 다랏 한동네에 있는 피씨방엘 들어가게 되었는데
참...후진게..후덥지근한게 답답허기만했다.

인터넷 시설은 생각보다 후진편은 아니였지만
역시 한국이나 베트남이나 피씨방에는 중딩들로 보이는 남자애들 혹은
백수로 추정되는 청년의 남자들이 가득했다.

나는 그와중에 엠에스엔을 해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겠다고
별 쑈를 다하며 접속하려 했으나...그렇게 쉬운 작업만은 아니였다.












이제 나의 여행도 서서히 그 대장정(?)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호치민에서 아웃하기 때문에
호치민으로 떠나는 버스를 예약했고 그 공익 친구들도
다음날 자기네도 호치민으로 가야한다며 같은 버스를 타게 되었다.

호치민까지 버스로 대략 7시 간정도 걸리는데
사람들은 지루하다고 어떻게 그렇게 갈 수 있냐고 하는데
걍 퍼질러 자면 뭐 그럭저럭 갈만했다.

여행때 멍때리는 시간이 많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책이나 닌텐도 같은 오락기를 가져가기도 하는데
사실 막상 놀러가면 사진찍느라 뭐하느라 잘 못하게 되는데...

버스를 타고 길게 이동하는 시간과
혼자 여행이라는 이유로 책한권을 가져가게 되었다.

사실 여행 전전날 저자로 부터 선물을 받게 되어
그냥 무심코 새책이니까 가져가게 되었다.

그책은 바로




저서: 김용민(시사평론가)

이 책인데...ㅋㅋ 여행 내내 이명박 정부와
광우병 관련된 사건 사고 촛불시위 등에 관련된 내용을
심각하게 읽으며 공감했던게...

내 예쁜(?)여행과 어울리진 않았지만
뭐 나름 뜻깊었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