쵸키의 베트남 여행기 3 - 나짱의 보트투어 2

일상 속 여행/아시아 / 오세아니아 2009. 1. 28. 09:07






일단 이렇게 그 무리중에 외국인이다 싶으면 무조건 앞에 나와서 좋으나 싫으나
노래를 불러야한다. 사실 외국이나 국내나 어디든 앞에 나가서 노래를 부르는것은
쑥쓰러운일.
레크레이션 강사는 이를 간파하고 일단 코쟁이는 나오면 옐로서브마린을 시킨다
반주도 없다. 어디선가 인터넷 서핑할때 어설픈 기타라도 쳐준다던데...
여긴없었다. 여기선 오로지 저 아저씨의 헬멧만이
우리가 지금 레크레이션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저 코쟁이도 부르가 싫었는지 나오자마자 잽싸 부르고선 물쏙에 쏙 들어가 버렸다.










다음번에는 이 여자애를 불렀다. 얘는 동남아애였는데 태국앤지 캄보디아애인지 그랬다.
처음엔 배배 꼬면서 안부를것 처럼 빼더니만

이내 마이크를 잡더니 자기나라의 어떤 구슬픈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그 노래를 내가 잘 알지 못해 글로 표헌하지 못하는것이 아쉽지만
대략 그 느낌을 표현하자면 그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대략 지영선의 '가슴앓이'를 진지하게 부르는 모습을 상상하면 되겠다.

"아아~ 어쩌란 말이냐 흩어진 이 마음을~
아아~~ 어쩌란 말이냐  이 아픈 가슴을~~"(쵸키의 18번)

이건 마치 장기자랑 시간에 앞에 나와
이일송정~ 푸른솔에를 불러 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거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한차례 숙연한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코리안 걸이 나가게 된다.

바로 나

쵸키

그렇다.

애석하게도 바로 나였다 ㅜㅜ











부산에서 온 두명의 여자를 제치고 나는 쑥쓰럽게도
비키니를 입고 앞에 나가게 되었다.
나름 그래도 나는 인순이의 밤이면 밤마다를 되뇌이고 있었는데

짐짓 부끄러워하는 나의 틈을 파고 아저씨는 알아서 아리랑을 불러준다.
일단 한국사람이 나오면 아리랑을 불러주는게 레파토리인듯 싶었다.

사실 노래를 부르는 것이 창피하지는 않았다.
그건 그냥 그저 아저씨를
따라해서 쿵짝만 맞춰주면 될뿐이였다.

그러나 진짜 챵피했던건
지금에와서 살짝 고백하자건데
노래를 부르기전에 나보고 하우올드아유라고 물은 것을 두고 나는
하우아유 라고 들어 ..나도 모르게 "파인땡큐"라고 말한걸 생각하면
지금도 자다가 벌떡 벌떡 일어나 자리끼를 하게 만드는
인생의 굴욕이라 말할 수 있겠다.

대충 그렇게 난 사람들이랑 눈도 못마주치고
베트남의 할머니 할아버지들 앞에서 아리랑을 그것도 무려 두번이나 부른 뒤
얼굴이 시뻘개진 채 내려왔다.










이렇게 어설픈 레크레이션이 끝나고나면 이제는 음악을 신나게 틀고선
와인타임을 가지게 된다.
여기 오기전에 이 보트투어에 코스에 하이라이트인 와인파티 모르고 간것은 아니다.
평소 와인을 좋아하는 나는 무척이나 기대했던 코너였다.

바다위에 둥둥떠서 와인파티를 한다니..
기존의 여행기에서는 뭐 환상적이였다는둥 하늘위에 둥둥 떠있는것 같다는둥
찬사의 찬사글을 읽고 잔뜩 기대했지만

이미 이 여행이 시작될 무렵 
뭐 그정도까진 아니겠구나라는걸 예상했다.











와인파티와 함께 자유시간이다.
이렇게 배 위로 올라가서 구경해도 좋고
바다에 들어가 뱃사람이 주는 와인을 마셔도 좋다.









저렇게 바닷속에 들어가서 스노쿨링도하고 둥둥 떠있으면 와인을 들고있는 남자가
와인과 파인애플 한조각씩을 준다.

물론 바닷물도 잔잔하고 날씨도 좋고 기분도 상쾌하여 그기분은 참 좋다.
그러나 '와인'이라는 그 단어에서 나뿜어지는 낭만의 아우라는...
그 어느곳에도 찾을 수 없었다.

멋지게 수영이라도 척척 하고 가서 글라스에 와인 받고
수려한 수영솜씨로 다리를 움직여 떠서 근사하게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수영도 못해서 두꺼운 구명조끼를 끼고 튜부를 끼고
궁상맞게 그거 와인한잔 얻어먹겠다고 낑낑대고 훈남에게로 갔다.

글라스도 아닌 일회용 비닐컵에
마주앙도 메독급도 아닌
진로 포도주 정도급되는 와인을 얻어마시며...

베트남 어느바다에 동동 떠 있자니..
이럴때 "이건 뭥미.."라는 말이
나오는구나 라는걸
저절로 깨닫게 되는 순간이였다 .









중간 중간에 이런 섬들에 머무르며 각종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난 귀찮아서 하지 않았다.
저 배를 보면 알겠지만 여러분이 생각하는 어떤 낭만적인 것은
과감히 떨쳐버리길 바란다.










아쿠아 리움이라고 해서 이곳도 잠깐 들리게 된다. (유료 그러나 값은 싸다 천오백원정도)
나름 겉으론 뭔가 운치가 있어서 그래도 뭐 가보자 해서 가봤건만..
속 안엔 이러하다








가삼도 가리지 않은 저 흉축한 인어부조하며..
걍 수족관샵에만 가도 볼 수 있을것 같은 어항...
그러나 뭐 나름 상어같은 큰 어류도 있긴 있었다.
그러나 오분돌면 아쿠아리움은 땡이다. 하지만 주변 경치가 나름 깔끔하니
한번 둘러볼 것을 추천해본다.










아쿠아리움 꼭대기에서 찍은 사진이다. 연목구어란 말이 여기서 비롯된것은 아닐까..
조심스래 생각해본다.










여기까지 보트투어에 대해 써봤다.
만약 나짱에 오게된다면 싼가격에 알찬 프로그램임에는 틀림이 없다.
비록 오기전 상상했던 낭만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다소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즐길 호기심과 여유로움만 있다면 얼마든지 해보길 강추한다.

원래 생각해보면 할말이 더 많지만 일단 여기서 마무리하고
나중에 또 쓰다가 생각나면 적을 생각이다.

다음번엔 나짱의 '나이트클럽' 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기대해주시길...




이번에도 개콘 패러디 하나 추가해봅니다
독한것들로 여행관련해서...ㅋㅋㅋ